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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명절에는 아이들이 북적거려야
2012-10-01 12:19:55최종 업데이트 : 2012-10-01 12:19:55 작성자 : 시민기자   한남수

큰 누님이 일주일정도 병원을 왔다갔다 하시며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가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추석 전날 잠깐 다녀왔다. 요로결석이라는데 병원에서는 입원을 권했지만 입원을 하지 않으셨다. 수술하기에는 작아서 병원에서 딱히 받을 수 있는 처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명절이라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쉬시는 것을 택하신 것 같다. 

그간 몸이 많이 힘드셔서 그런지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하셨다. 누님이 편찬으셔서 이번 추석은 차례를 지내지 않고 조카들이 성묘를 다녀오는 것으로 끝낼 계획이라고 하셨다.  
조카 셋 모두 출가를 하고 아이를 낳아 졸지에 할아버지가 되었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예정인 손주부터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한 손주까지 6명의 손주가 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시끌시끌한 것이 명절느낌이 풍겼다.  

그럼, 명절에는 아이들이 북적거려야_1
그럼, 명절에는 아이들이 북적거려야_1

친구들 중에도 자녀들이 아이들을 낳아 할아버지가 된 녀석들이 있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손주가 귀엽고 이쁘기는 하지만 정신없을 때가 많다고 한다. 손주가 오는 것도 좋지만 가는 게 더 좋다고 하는 말이 생긴 걸 보면 요즘 젊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생각이 옛날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라나 아직 손자, 손녀가 없는 나로서는 조카의 아이들이 귀엽기만 하다.

요즘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놀랄 때가 많다. 놀라고 난 다음에는 '하하하'하고 웃게 된다. 
누님의 며느리들이 집에서 먹을 음식과 성묘 때 쓸 제수용품을 사러 나간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가장 큰 녀석이 그래도 가장 장손주라고 할머니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시중도 들고 붙어있었다.  
손녀가 입고 있던 옷을 가르키며 으레적인 질문을 했다.

" OO가 입고 있는 옷이 이쁘네. 추석빔인가 보네. 누가 사줬어?"
" 엄마가요. 근데 추석빔이 뭐에요?"
" 추석에 선물받는 새 옷이란다. OO는 좋겠네. 이렇게 예쁜 옷을 엄마가 사줘서"
여기까지는 어린 아이들과 주고 받는 으레젹인 대화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이 녀석이 하는 말에 누님과 우리가족은 박장대소와 함께 놀랐다. 

지 할머니에게 몸을 돌리더니,
"그런데 할머니 엄마한테 뭐라고 좀 하세요. 나는 옷이 많은데 자꾸만 사와요. 옷장에 있는 옷도 많은데 자꾸 사오고 입으라고 하는 건 낭비에요. 그쵸? 우리 엄마는 이상해요. 필요도 없는데다가 돈을 써요."
'낭비'라는 단어를 포함해서 7살짜리 아이의 머릿속에서 생각 할 수 없는 말들이 술술 나와서 놀랐다. 요녀석 당돌하구나라는 생각도 들면서도 사실 틀린말도 없기 때문에 놀랐다.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이들은 가끔 어른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한다. 아니면 아이들을 너무 어리게만 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뽀로로와 장난감, 아이스크림같은 생각만 들어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님 이야기로는 이 이야기를 한 손녀말고도 다른 손주들과 있으면 한 번씩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고 한다. 역시 명절은 아이들이 북적거려야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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