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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
수원이 또하나의 고향 같아요!
2013-09-24 15:16:30최종 업데이트 : 2013-09-24 15:16:3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연휴 마지막 날 동생 가족과 행궁동 나들이를 했다. "언니 우리 아직도 행궁동 안 가봤는데, 오늘 갈까?" 라고 제안하여 안내를 해 주기로 했다. 화성 방화수류정에서부터 걷기 시작하여 문구점 거리, 화성행궁광장, 신풍초등학교를 거쳐, '안녕하세요 길'을 지나서 화서문로의 자전거 발전기 체험까지. 하루종일 걸어도 지겹지 않고 재미있는 볼 거리가 산재해 있는 마을, 행궁동에 푹 빠진 가족들의 모습을 스케치해본다.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2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2

"이모, 이거 솜사탕 사주면 안되요?"
"아, 혜성아 이 솜사탕은 사는 게 아니라 자전거바퀴 돌려서 만든 전기를 돌려서 만드는 거야. 한번 해 볼까?"

길거리에서 파는 솜사탕 하나도 그냥 파는 게 아니라서 아이가 갸우뚱한다. 500원 체험비를 내고 솜사탕 만드는 자전거 발전기 기계로 올라앉은 조카는 씩씩대면서 자전거 바퀴를 돌린다. 그런데 아이는 힘들고 지치는지 그만 돌리다 만다. '아, 힘들다' 하면서 내려오려고 한다. 

"안돼, 혜성아 그만 돌리면 전기가 안 만들어져서 계속 돌려야 돼. 조금만 힘내!"
"그냥 작은 거 먹을래요..."
솜사탕 만드는 것이 힘든가보다. 그래도 얼굴 표정은 밝고 신난다. 길을 내려가 보니 전통놀이 체험하는 코너도 있다. 만들기 체험하는 코너들도 있어서 열쇠고리 색칠하기, 인형만들기, 전통 등만들기 등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공예를 할 수 있다.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1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1

'안녕하세요' 벽화길을 걸으면서 모두 탄성을 자아낸다.
"언니, 이 동네 너무 예쁘다. 우리 어릴 때 살았던 서울 옥수동 골목 같기도 하고. 진짜 벽화만 그려 놓아도 이렇게 예쁜 걸. 화단도 만들어 놓아서 꽃도 보고, 담장마다 나무가 늘어진 게 진짜 좋다. 이런 집에 살면 좋겠네."

벽화 하나하나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독사진도 찍고, 가족 사진도 찍고, 아이들 노는 사진도 찍는다. 벽화만 그려 놓았을 뿐인데 골목길이 환해지고, 사람들 얼굴이 살아난다. 
골목길 바닥에 그려 놓은 사방치기는 너도 나도 한 번씩 폴짝 폴짝 뛰는 자리가 된다. 숫자 칸에 돌멩이를 던지고 외발로 다른 숫자칸을 밝고, 돌아서 오는 단순한 놀이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오랜 전통놀이에 아이들은 신기해하고, 어른들은 추억에 잠긴다. 벽화뿐 아니라 옛날 담벼락에서 놀던 다양한 놀이들이 생각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3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3

"우리도 자전거 택시 타면 안되요?" 조카가 묻길래 자전거 택시를 예약하는 장소로 찾아가보니 이미 오전부터 일요일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주말이나 휴일은 자전거 택시 예약도 금방 끝난다. 5000원의 택시 이용료는 행궁동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교환해 주니깐 일석이조다. 하지만 자전거 택시는 반드시 평일에 와야 탈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음 번에 와서 꼭 조카를 태워주기로 약속했다. 

쌈지 공원 앞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다. 초상화,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사람이 있다. 작은 전시와 함께 행궁동 사람들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골목길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 전시를 보면서 천천히 시간여행을 하는 듯 걸어 보았다. 수원에서 4-5년 가까이 살아온 제부 역시 놀라움을 표한다.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4
가족들과 행궁동 나들이 즐거운 시간_4

"전 수원이 고향은 아니지만, 정말 살기 좋은 곳 같아요. 신도시의 세련됨도 있고, 옛날 전통까지 살아있어서 문화적인 컨텐츠가 풍부하고. 이렇게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도시에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행궁동은 제대로 걸은 것이 처음인데, 진짜 색다르고 좋으네요. 수원시에서 이곳을 보존하여 새로운 문화적인 거리를 조성한 것도 놀라워요. 수원 앞으로 떠나기 싫은데요!"

수원이 고향은 아니지만, 제2의 고향으로 평생 눌러 앉아 살고 싶다는 제부의 말이다. 행궁동과 화성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들 모두 수원이 고향이 아니지만 점점 살면서 정이 들고, 떠나기 싫은 곳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고향은 태어난 곳보다도 자라고 생활해온 곳이 고향의 의미로서 더 강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선생님! 도대체 행궁동에 일주일에 몇 번을 나오시는 거에요?"
멀리서 아는 분을 뵈었다. 모임에서 만나서 알게 된 지인인데, 지금 행궁동 생태교통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동안 녹색 어머니회의 이름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일주일에 4일을 행궁동에서 내 얼굴을 보고 놀라워한다. 자원봉사자도 아닌데, 매번 각기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면서 행궁동 투어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다고 한다. 어쩌랴! 그냥 좋아서 하는 일, 아니 사람들과 행궁동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어서 자청한 일인데 말이다. 

생태교통이 끝나기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궁동의 소소한 재미,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기를. 그리고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품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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