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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사람, 참 좋은 음악회
2013-09-25 09:18:48최종 업데이트 : 2013-09-25 09:18:48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오프라인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가끔 페이스북에서 안부를 묻는 친구가 어제는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감사하지 않을 일이 없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렇다. 실감하는 나날이다. 

어제는 부실한 허리에 도움이 될까 싶어 다시 시작한 운동 계획이 있었던 날이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휴대폰을 확인하니 낯익은 분의 전화번호로 두 번씩이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다. 
우연하게 그분의 전화는 제때 받은 때가 거의 없다. 주말과 휴일 그리고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야 휴대폰을 자주 확인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그 전화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벨을 울리고 흔적만 남기고 갔었다. 

가끔은 고함치는 모습이 툭툭해 보였는데 어제는 말랑말랑한 목소리다. 부족하고 모자람이 있는 나를 보이지 않게 뒤에서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는 분이다. 그런 분이 가을과 함께 음악까지 선물해 주셨다. 
직장을 그만두고 무엇하고 지낼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출근할 때보다 전업주부로 있는 요즘이 더 바쁘고 정신없다. 그래서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속어가 등장했을까? 참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특히 어제는 운동을 시작으로 몇 가지 일정이 더 있었다. 음악회에 가기 전 문예진 시민기자와 행궁동 답사도 계획에 있었고 앞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행궁동 답사도 자연스럽게 늦어졌다. 
음악회가 열렸던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식사를 하고 오기까지는 시간이 애매했다. 그런데 마침 공연장인 행복한 대극장 앞 광장에서 카페테리아를 설치 간식과 차까지 준비하여 공연 관람에 참가한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이히히 좋은데.' 조합이 참 거시기하게도 족발 샐러드와 쿠키, 허기진 사람에게야 조합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커피와 먹어도 이상스럽게도 잘 어울리고 맛있다. 
허기를 달래고 그제야 카페테리아에 꼭 찬 사람들이 보인다. 이번 음악회는 모시중은행에서 고객을 위하여 준비한 '참 좋은 음악회'였다. 

공연 전 카페테리아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뮤직박스에서 추억의 DJ가 신나고 멋진 음악을 즉석에서 들려주고 CD도 나눠주었다. 장사익님의 CD가 탐이 났지만 문자보내기에서 뒤로 밀리고 사진만 함께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공연을 보지 않고도 벌써 만족한 참 좋은 이벤트와 티타임이었다.

참 좋은 사람, 참 좋은 음악회_1
문예진 시민기자와 함께

이층의 지정석에 앉으니 제우스가 인간세상을 내려다 볼 때 꼭 이런 생각이 들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대까지 너무 멀다. 
소리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시작한 공연은 오정해로 이어지고 분위기는 뜨겁게 달궈졌다. '열아홉 순정'을 부르는 장사익님의 모습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하얀 두루마기와 하얀 고무신, 나비같이 사뿐사뿐 어깨춤이 골이 패인 주름살까지도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시를 읊은 듯 노래하는 얼굴에 미소년의 미소가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녹이는 같았다.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란 평가가 거저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꽃', '찔레꽃', '봄날은 간다'가 이어지고 행복한 대극장이 행복에 못참고 밖으로 터질듯이 열기가 꽉 찼다. 뒤 순서가 있었지만 앵콜을 원하는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는 얼굴에 흐른 땀을 연신 닦아내는 장사익님도 어찌 할 줄 모르고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 시를 인용하여 작별을 노래한 멘트도 센스있고 아쉬운 뒷모습만 남기도 돌아섰다.

우리 도시 수원의 음악회에 가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은 관객들이 게스트를 보내주지 않으면 못간다는 사실이다. 서둘러 무대 뒤로 퇴장한 장사익님도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다시 나와 깜짝 VIP 고객을 소개한다.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깜짝 VIP 고객은 염태영 시장님이었다. 

추석이 지난주에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꽃구경이 마지막 앵콜송이 되었다. 달아올랐던 열기는 숙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관객 모두 공감하는 순간이었다. 

1부가 그렇게 끝나고 추가열, 마야, 더원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더원이란 이름 보다 나가수에서 우승한 가수로 더 많이 알려진 더 원의 목소리는 가을로 접어드는 이 계절에 꼭 어울렸다. 허스키하고 호소력 있는 보이스가 가을 밤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11시가 가까워져야 로맨틱 뮤직의 쓰나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침부터 동분서주한 요즘 주변의 많은 참 좋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가을을 통째로 선물한 그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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