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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갈비를 먹다가…
2008-09-09 12:38:20최종 업데이트 : 2008-09-09 12:38:2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과연 수원갈비의 명성이 대단한가 보다. 세계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 대사가 부인, 대사관 직원과 가족 10여명이 지난 6일 수원에서 점심을 먹는 장면이 사진과 함께 언론에 보도되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을 떠나기 전 수원갈비를 맛볼 수 있어 기쁘다"며 능숙하게 된장과 갈비를 넣은 상추쌈을 먹으며 직원 자녀에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는 "대한민국에서도 수원갈비는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시 수원갈비는 맛과 품질면에서 모두 뛰어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수원갈비를 먹다가…_1
수원갈비를 먹다가…_1
"그래 맞아! 수원갈비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품 갈비!" 공감을 표하며 오늘 저녁 가족 회식으로 제안하였더니 대찬성이다. 식당에 도착하여 주인에게 주문 도움을 청하니 "갈비맛을 아는 사람은 생갈비를 먹는다"고 귀띔한다.
상추도 신선하고 반찬도 푸짐하게 나온다. 
앞자리에 앉은 고등학교 1학년 딸이 본격적으로 먹으려고 앞으로 다가앉으면서 무릎을 상에 집어넣다가 그만 숯불 뜨거운 화기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다친 무릎을 보니 벌써 껍질이 벗겨지고 피부가 벌겋게 되었다. 딸은 눈물이 글썽글썽하더니 아프다고 호소한다. 종업원을 부르고 화상연고를 바르고 했는데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린다. 상처의 쓰라림에, 또 상처가 남을까봐 걱정인 모양이다.

갈비맛이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그래도 어쩌랴! 주문한 갈비는 다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갈비 1인분을 다 먹고 양념갈비를 먹으니 어느 정도 양이 찬다. 눈물이 그친 딸이 갈비 먹는 모습이 짠하다. 오랜만의 회식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3명이 2인분을 시켰는데 충분한 양이다.

눈물 흘리는 딸을 보며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70 넘은 노모가 50대 출근하는 자식을 보며 "차조심하라"는 말, 그게 부모 마음이 아니던가. 
자식은 다 컸다고 하지만 부모에게는 아직 어린 아이다. 고등학교 1학년, 이젠 다 자랐다고 여겨 "제 몸 간수는 제가 잘 하겠지"라고 믿은 것이 잘못이다.

덤벙대는 자식에게 매사 주의를 주고 행동에 간섭을 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잔소리를 싫어한다. 같은 말을 반복이라도 할라치면 금방 짜증을 낸다. 그게 요즘 아이들의 특성이다.

요즘 부모 역할 하기가 힘들다는 말을 듣는다. 교육을 전공한 나 역시 그렇다. 학교에서 교과나 생활지도는 하였어도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부모 역할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부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 그저 앞 세대 부모로부터 배운 것을 적용하려 하지만 자식들의 반발이 부딪쳐 포기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식은 상전이 되었다. 부모는 자식들 비위맞추기에 바쁘다. 돈벌어 숙식 제공하고 학비대기에 바쁘다. 
그들이 공부 열심히 하여 대학가는 것만도 고맙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집안일 돕기는 남의 일이다. 그들의 방을 보면 난장판이다. 어지럽힐 줄만 알지 정리할 줄은 모른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시킨 탓이다. 그들 잘못 이전에 부모 잘못인 것이다.

젓가락을 잡은 딸의 손가락 모습이 부자연스럽다. 아들도 역시 그렇다. 
아내와 함께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어렸을 때 자식에게 젓가락질을 가르쳐 준 기억이 없다. 그들이 알아서 익힌 것이 그 모양이다. 
잘못된 것을 잡아내 고쳐 줄 기회도 놓쳤다. 아들은 작은 음식을 젓가락으로 제대로 잡지 못하여 아예 숟가락으로 뜬다. 부모 잘못이다. 부모가 되어 자식 밥상머리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한 결과다.

다음부터 가족 회식 때에는 아이들에게 싫은 아빠 소리를 듣더라도 잔소리를 해야겠다.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제지하리라. 
그들이 하려는 대로 그대로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아빠의 행동 기준을 알려주고 따르게 하리라. '아빠는 구세대'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할 수 없다. 
가족이 더불어 살아가려면 서로가 양보해야 한다. 서로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명품 수원 갈비를 먹으며 가정교육을 생각해보고 부모의 역할을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집에 와서 화상부위에 냉찜질을 하는 딸을 보니 부족한 아빠의 가정교육 부재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자책해 본다.

이영관, 수원갈비, 가정교육, 부모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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