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장롱 속 사진’들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
행궁동 사람들의 지난 날을 기억해내다
2013-09-20 13:52:58최종 업데이트 : 2013-09-20 13:52:58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장롱 속 사진'들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_1
신풍로 신근필씨댁 정원을 전시관으로 사용한다
 
요즘 생태교통 축제 중인 행궁동을 돌다가 보면,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인가 열심히 보고 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빛바랜 낡은 사진들이다. 여기저기 낡은 사진들이 사람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람들은 꼭 잘 찍은 작품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옛 추억을 돌이킬 수 있는 사진도 무척 좋아한다.

그동안 행궁동의 장롱 속 사진들은 한 곳에 집중적으로 전시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기면서 행궁동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있던 사진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집 앞에 사진을 붙여,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한 마디로 행궁동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장롱 속 사진'들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_2
화성옥에 전시 중인 사진과 함께 있는 1981년 통지표
 
몇 곳에 분산시킨 빛바랜 사진

"사진은 모두 400여장 정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사진들을 받아 그 중에서 메인으로 사용할 사진을 골라 크게 확대를 하고, 남은 사진들은 있는 그대로 전시를 했습니다. 현재는 화성옥과 동편에 있는 쌈지공원, 그리고 코사마트의 담벼락에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신풍로 신근필씨의 집에는 정원과 벽에 사진을 전시 해놓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민들 스스로가 사진을 내다 걸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전시를 준비한 담당자의 이야기이다. 화성옥의 사진 곁에는 1981년도 통지표도 하나 전시가 되어있다. 수원 신풍초등학교 5학년 5반 차윤병 학생의 통지표이다. 그 밑에는 개근상장도 보인다. 우리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지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것들이다.

'장롱 속 사진'들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_3
코사마트 외벽에도 사진이 있다
 
집집마다 붙이기 시작한 장롱 속 사진

사진 속 주인공들은 40~60년 전의 모습들이다. 우리의 옛 어머니도 만나고, 아버지도 만날 수가 있다. 어릴 적 친구는 물론, 잊고 살던 이웃의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 장롱 속 사진전을 여는 곳 앞에는, 항상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보고 있는 모습들을 만날 수가 있다.

"정말 재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지난 과거를 들춰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텐데요. 이렇게 지난날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행궁동에 사시는 분들이 마음이 활짝 열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고 있던 한 관람객은 일일이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이야기를 한다. 잠시 화서문로를 걷다가 보니, '행궁장터'라는 식당 옆에도 사진이 붙어있다. 집 주인이 장롱 속에 있는 사진을 꺼내 사람들과 만나게 한 것이다.
그 안에는 어린 자녀들과 벌거벗은 채로 목욕을 하는 사진도 있다. 그 자녀들이 이미 성인이 되어 시집, 장가를 갔다. 생태교통에 전시중인 '장롱 속 사진전'은 그렇게 지난날과 지금의 생태교통을 연결해 주고 있다.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네요."

'장롱 속 사진'들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_4
행궁장터라는 식당 외부에도 사진을 걸었다
 
사진을 보고 있던 한 관람객의 말이다. 옛날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면 옛 사진첩을 정리하면서 어머니를 만나보아야겠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장롱 속 사진전'. 생태교통에는 이런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어 갈 수가 있다. 추석연휴 날, 행궁동으로 몰려 든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이곳에서 지난날의 이야기 하나를 기억해내고 돌아간다.

생태교통, 행궁동, 추억, 장롱 속 사진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