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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행궁동으로 가자, 정말 즐겁다!
사방이 놀이터, 온마을이 예술공간..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2013-09-21 12:55:23최종 업데이트 : 2013-09-21 12:55: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수원의 원도심 행궁동 일원은 '생태교통수원 2013' 페스티벌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로 연일 북적거린다. 20일 째 금요일이던 어제도 추석연휴를 맞이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행궁광장과 골목길을 꽉 채우며 저마다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럴만했다. 행사시작 전 도심 재생을 통해 변화된 행궁동 일대에서 1일 개막식부터 차별화된 축제 프로그램들이 연일 선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이라고 물으실 분이 계실테다. '생수축제(생태교통수원 줄임말)'만의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통해 느껴보시기 바란다.

골목길,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화서문로 '이야기가 있는 벽화골목'길도 재밌지만 이즈음 최고의 인기는 거리로 나온 '장롱 속 추억의 사진전'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정주한 주민들이 사진과 편지를 만천하에 공개한 대사건(?)이다. 1960대에서 80년대 풍경까지 생생한 개인사와 가족사가 그대로가 거리에 나왔다.

주말, 행궁동으로 가자, 정말 즐겁다!_3
완전 대박 '거리로 나온 장롱 속 사진전'

"자기도 옛날엔 이랬지!"-벌거벗고 있는 어린이가 붉은 고무로 만든 커다란 통안에서 목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머~ 세상에나 연애편지네. 참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정겹다. 그치, 자기야!"-거리에 나온 한 주민의 연애편지를 읽으며
"1987년도 7월6일 제주도로 신혼여행가서 찍은 사진이네. 그땐 다 저렇게 택시를 대절해서 관광했지!."-중년 부부가 신혼여행 사진을 보면서

오랜 터전이었던 주민의 집 대문이 활짝 열렸다. 정원 앞마당에 전시된 옛 사진들이 촘촘하다. 관광객들의 왁자한 소리가 들리니 바로 현관문이 열린다. 주인장이다. 
신났다. 유신시절 이야기며 당시의 신풍동 풍경이며, 수원시외 화성시 관광지까지, 사진 속 옛 추억들이 줄줄이 나온다. 상세한 설명에 관광객들 머리를 끄덕이며 활짝 웃는다.

슈퍼 사장님은 밀려드는손님들에겐 관심도 없다는 듯, 가게 앞에 나와 포즈까지 취해주시며 사진설명에 열중이시다. 청년에서 어느새 50줄을 훌쩍 넘어선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신다. 탐방객이 '하나도 변하지(늙지 않았다며) 않았다' 하니 주인장은 기분 좋은지 어깨를 으쓱하며 하하 웃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정집 안방에서 나온 사진과 편지는 골목과 동네 어귀 자투리놀이터에도 전시됐다. 모두가 동네의 역사이자 수원의 기록들이다. 
누구의 발상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진행됐는지는 몰라도 지나가는 사람들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한다. 지금보다 고단했을법한 당시의 현실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행복했던 우리네 삶이 그 안에 담겨져 있으니 더욱 정겹다.

거리로 나온 음악, 엉덩이가 씰룩거리네!

주말, 행궁동으로 가자, 정말 즐겁다!_1
신나는 생태교통 축제장

행궁광장 파빌리온 대형 음악회 장과 더불어 거리 곳곳에서 판을 벌린 음악의 선율이 장난 아니게 좋다. 
20일 금요일 오후, 파빌리온 안에서 3시부터 진행된 '뽕 브라더스'는 어르신들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나 싶다. 가족단위로 생수축제를 찾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객석은 일찍 감치 들어찼다. 악극단 첫 곡 '홍콩아가씨' 노래가 나오자 우렁찬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난날을 생각하는 뽕브라더스는 뮤지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악극단이 펼치는 무대입니다.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악극에 실어 보내니 지난 세월을 추억하며 즐기시기 바랍니다."
변사(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이어진 노래 '무너진 사랑탑', '슈사인 보이', '동백 아가씨' 등 모두가 우리네 어머님과 아버님이 당시대를 떠올리며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화서문로 주차장에서 들려오는 색소폰소리, 몸이 절로 따라간다. 색소폰 연주자로 유명한 케니 지의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소프라노 색소폰과 베이스 튜바, 타악기와 기타를 접목한 벤조, 이렇게 삼색(三色)이 어우러진 음률에 모두 신난다. 러시아 연주단의 뛰어난 솜씨와 매너에 관객들은 '브라보' '앵콜'이라며 소리친다. 그들 또한 신나는지 우리나라 노래 '어머나'로 답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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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음악회장, 흥이 절로 인다.

이어진 전자바이올린 연주, 주변 사람들을 집결시킨다. 무대가 좁음에 오히려 관객들이 미안할 정도다. 그만큼 그들의 실력이 대단하다. 그냥 30일까지 매일매일 이들의 음악과 만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좋다.

"서울에서 남편과 버스타고 왔어요. 화성 성곽 돌고 빈대떡도 사먹고, 이렇게 좋은 공연도 보니 정말 오늘 행복하네요."
지상파 방송을 보고 찾아왔다는 50대 초반의 부부, 수원에 사는 딸이 있지만 연락도 없이 찾아왔는데 '이처럼 재밌고 좋은 도시인지 몰랐다'며 감탄한다. 그들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얼굴빛이 말해준다.

사방이 놀이터예요!

너른 행궁광장에서 연을 날리는 사람들과 롤러브레이드를 타는 사람들, 다양한 무동력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초가을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사람이 다니는 길마다 꽃마차를 타기위해, 자전거 버스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나 홀로 자전거족들은 좁은 길도 잘 달린다. 자전거타기에 천국이다.

화서문로에서 진행되는 쥬스와 솜사탕 자전거 동력으로 만들기는 땀이 뚝뚝 떨어져도 연신 페달 밟기 바쁘다. 온 힘을 쏟는다. 신풍초등학교 대문 앞에선 아트 샤커선수의 기기묘묘함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진다.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는 풍경이다.

주말, 행궁동으로 가자, 정말 즐겁다!_2
'뽕 브라더스' 공연이 펼쳐진 파빌리온, 사람들로 가득 들어찼다

주말 행궁동, 행복한 축제가 기다려요

아무 곳이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생수축제가 열리는 행궁동 일원은 거대한 놀이터이자 예술 공간으로서 멋지게 빛난다. 
"수원에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이번 축제처럼 흥겨웠던 적이 없다" 고 동행인이 말한다. 주민들이 웃고, 외지사람들도 행복해 하니 그의 말이 맞을게다.

행궁동은 느리게 그리고 샅샅이 누려야 한다. 조용한 골목길까지 들어가 봐야 보석처럼 진가를 발휘하는 공간을 마주할 수 있으니. '공동체 텃밭'처럼. 도심 속 농촌이 연상되는 정말 예쁜 공간이다. 
숨은 그림을 찾는 심정으로 다양한 주말프로그램이 기다리는 행궁동으로 나서자. 진짜로 재밌다.

 

생수 축제, 행궁동, 생태교통수원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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