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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
주민과 관광객 마음을 열어준 행궁동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
2013-09-22 12:12:13최종 업데이트 : 2013-09-22 12:12:1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이처럼 사랑스러운 길이 또 있을까 싶다. 
역사와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도시 수원에서 행궁동의 명소로 떠오른 옛길 '안녕하세요' 길 이야기다. 이곳은 9월 한 달, 차 없이 살아보기에 도전한 생태교통수원(이하, 생수축제) 페스티벌의 중심지로서 요즘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실은 원도심 슬럼지역으로서 낙후된 옛 골목길에 지나지 않았다.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2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2

그러나 생수축제 플랜이 가동되면서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더불어 주민들의 보이지 않는 배려가 어우러지면서 1년 만에 마을의 풍경이 확 바뀌었다. 
좀체 마음을 열지 않았던 주민들이 지금은 방문객들에게 웃음을 건넬 정도로 성공한 축제로 자리매김중인 행궁동 만의 브랜드 '안녕하세요' 길도 탄생했다. 

지역예술인들의 열정이 찐득이 밴 길이다. 벽화길 조성에 참여한 행궁동 레지던시 윤희경 작가의 해설을 들은 후 찬찬히 골목의 행적을 따라가 봤다.

소통의 공간으로 탄생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1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1

"지난 6월 가장 더운 날 골목길 벽화 그리기가 시작됐어요. 주민들에게 무엇을 그릴까 여쭤보니 가장 좋아하는 테마가 '꽃'이더라고요. 그래서 전체적인 그림은 생태교통에 맞췄지만 꽃, 청개구리, 멸종위기 동물 등 자연에 포커스를 두었어요. 처음에는 쭈빗하던 마을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자 한분 두 분 나오시는 겁니다. 그러더니 훈수까지 둘 정도로 친해지자 냉수와 커피 등 먹을거리도 막 내주시더라고요."

벽화이야기에 나선 천연염색 작가 윤희경 씨는 벽화 색과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다음날 다시 그리는 등 주민과 약간의 마찰(?)도 있었지만 지금은 친하게 인사를 건네는 사이란다. 벽화길 조성 애초의 의도가 성공한 셈이라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를 이어간다.

"중국에서 온 며느리와 손자, 그리고 홀시아버지가 한집에 사셨어요. 그들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평상에 앉아 집안에서 나누지 못하는 이야기를 우리를 통해 대화를 하는 겁니다. 우리가 매개체가 되어 드린 것이죠.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죠. 세대 간 단절된 대화가 이어진 것이죠.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행복합니다."

'안녕하세요' 길 이야기

화서문로 이야기가 있는 옛길 '안녕하세요 길'은 총 테마가 16개로 나뉜다. 그동안 단절된 대화를 이끌어낸다는 의도로 명칭을 그렇게 잡았다. 그리하여 입구부터 끝나는 길까지 세계의 인사말 헬로부터 나마스테(네팔), 알로, 셀라마트파기(인도네시아), 할로(독일), 메르하바(터키) 등 동물그림과 함께 곳곳에 붙어 이웃과 인사 나누기를 유도한다.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3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3

현재 주현마트 입구 포토 존부터 벽화 길 끝나는 고객마트까지 각 테마별로 예쁜 이야기가 사람들을 발길을 이끈다. 나의 생각이 풀어낸 이야기는 이렇다.

- 수원의 멸종위기 청개구리가 한가운데서 살아 움직인다. 영원하라는 의미겠지.
- 10m 거리의 해바라기 군락이 거대한 꿈을 품고 있네.
- 키 재는 나무 앞에 서면 단언컨대 6cm는 커진다는데, 사실일까.
- 꽃수레에 마음을 담아 꿈나라로 가고 싶다.
- 생태교통의 지존 자전거를 타고 앞으로 전진!
- 초승달을 타고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다고?
- 빗물을 담아둔 항아리, 텃밭에 뿌릴까 아니면? 고민 중.
- 여기는 스쿨 존입니다. 느리게! 느리게!
- 멸종위기 동물 고래의 꿈을 아시나요?

주민과 함께 그리다

'안녕하세요 길'은 현재 생수축제가 열리고 있는 행궁동 일원 정 중앙에 해당한다.
벽마다 구조물과 연관된 이야기를 담은 테마가 주를 이루지만 이외도 원숭이, 사자, 비행기 등 문명의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과 곳곳에 놓인 예쁜 평상들, 그리고 벽면 밑바닥에 예쁘게 피어난 꽃들이 한 결 같이 사랑스럽다. 

그간 어두웠던 골목길 이미지가 벽화 길을 조성하면서 완전 180도 달라진 옷으로 갈아입었다. 행궁동 레지던시 거주 5명의 작가와 주민들의 단합이 빚어낸 화사함이다.
실제로 몇 곳 벽화는 집 주인이 직접 그리기도 했다. 물론 작가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말이다.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4
행궁동의 명물 '안녕하세요' 길 걸어요_4

마을 주민들과 다정한 인사를

참 다정한 골목길의 연속이다. 평상이 놓인 길목마다 사람들이 오붓하게 모여앉아 정겨운 이야기를 나눈다. 새로 단장한 보도 위로는 씽씽 자전거가 내달린다. 사방치기가 그려진 골목길에선 어른과 아이들이 옛 놀이에 빠졌다. 모두가 예전엔 꿈꿀 수도 없었던 풍경들이 곳곳에서 살아 움직인다. 

생수축제가 전시성 축제 즉, 보여주기 위한 쇼가 아님을 이곳이 말해준다. 주민들을 무시한 부재 불통의 축제가 아니라 마음의 힐링축제로 승화됐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여준다.
아직 이곳을 모르신다면 오늘 당장 걸어보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길에서 마을 주민들과 다정한 인사를 나눠보자. "안녕하세요~"

 

행궁동, 화서문로 옛길, 안녕하세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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