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맞은 기분이라고 하시는 부모님
세 딸이 친정부모님과 보낸 추석명절이야기
2013-09-22 21:15:34최종 업데이트 : 2013-09-22 21:15:3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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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명절 귀성길 정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그런 처지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좋지만은 않은 생각이 드니 참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마음인가보다. 두 딸과 함께 사진을 찍으신 친정엄마 내년이면 구순을 맞이하시는 친정아버지 그래서 나선 길이 친정나들이였다. 명절 당일 친정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올 추석에 친정나들이를 할 수가 있었다. 어쩐일일까? 딸 셋이 모두 친정으로 명절날 와서 얼굴을 볼 수가 있었다. 시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큰언니는 차례와 성묘를 지내고 친정으로 왔고 둘째언니는 시댁이 작은 집이라 차례를 직접 지내지 않기에 시간 여유가 있어서 올 수가 있었고 막내인 나 또한 이번에는 형편이 그렇게 되어서 친정에 올 수가 있었다. 연세가 많으시고 기운이 달려서 몇 해 전부터 큰 자식 집에 가지 못하고 시골집에서 적적하게 지내야 했는데 이게 웬 횡재인가 싶게 딸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사람흔적이 그리운 조그마한 시골 동네가 시끌벅적해졌고 부모님 얼굴에 함박웃음이 활짝 피어났다. 음식솜씨가 뛰어난 큰 언니가 음식을 맡았다. 토종닭에 민물 매운탕에 오리불고기에 연신 상차림에 메뉴가 달라지고 맛 또한 보증할 수 있으니 끼니때마다 풍성한 밥상에 여러 명이 둘러앉아서 먹으니 어찌 밥맛이 좋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친정집에 있는 대추나무 친정집 마당 한 켠에 자리한 밤나무 둘째 언니가 답답해하시는 아버지를 위해서 드라이브를 시켜드렸다. 월류봉 반야사 백화산 쪽으로 한 바퀴 돈다. 정말 산세가 뛰어난 곳이다. 얼마나 경치가 좋으면 달이 경치를 구경하느라 머문다는 뜻에서 월류봉이라 이름을 지었을까 싶다. 늘 두 분만 적적하게 명절을 보내다가 이렇게 딸들이 찾아와서 함께 하니 연신 "좋다. 고맙다." 하신다. 사려 깊은 둘째 언니는 바람 쏘이는 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해서 하루 종일 운전을 하고 다니면서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지구 끝까지라도 달려갈 태세이다. 막내인 나는 애교담당이다. 나이가 들어서 중년이 되어도 부모님 앞에서 응석과 애교를 부릴 수 있는 것 또한 막내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 어디를 가나 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고 간식도 챙겨서 입에 넣어 드리고 심심하지 않게 얘기도 해드리고 아버지의 이야기에 장단도 맞춰드리고 하니 이만하면 막내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딸들이 처음으로 명절날 한자리에 모여서 친정 부모님과 함께 보낸 올 추석명절은 두고두고 기억될 것 같다. 건강하셔서 늘 그 자리에 계셔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서 딸들 셋이 힘을 합쳐서 시골 냉장고 청소를 해드리다 보니 너무 오래된 것이 많아서 정리하다보니 냉장고가 텅텅 비고 말았다. 빠른 시일 안에 냉장고를 채우드리러 친정 나들이를 다시 한 번 해야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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