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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목에 걸려 죽을뻔했어요
얼음 먹을땐! 말도 삼가기! 과한 제스처도 삼가기!
2012-09-24 18:50:37최종 업데이트 : 2012-09-24 18:50:3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테이크 아웃점에서 사먹는 모든 음료수에는 따뜻한것과 차가운것이 따로 있다. 차가운 것을 먹으려면 원래 가격에서 오백원을 추가 해야 하는데, 아직 날씨가 더워서 꼭 차가운 얼음을 추가 해서 먹는 경향이 나는 있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500원을 추가하여 음료수에 얼음을 넣어서 주문한 나는 음료수를 말끔하게 빨대로 먹고 나서 남은 얼음은 버리지 않고 끝까지 먹어서 음료수 통을 텅텅 비운다. 

나처럼 음료수를 마신 후에 남은 얼음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한손에는 얼음이 가득 든 플라스틱 재질의 음료수 통을 들고 시장 구경을 하면서 얼음을 하나씩 빼먹는 버릇이 있는 내가 볼이 빵빵해지도록 얼음을 넣어 먹는건 한여름 내내 기간 동안 빠뜨리지 않던 습관이었다. 

얼음이 목에 걸려 죽을뻔했어요_1
얼음이 목에 걸려 죽을뻔했어요_1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에 녹차 음료수를 다 마시고 남은 얼음을 먹으면서 옷 구경을 하고 있었다. 
입에는 얼음을 넣고 친구와 수다 삼매경에 빠져 올 가을 유행할 패션에 대해서 심심치 않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데, 노점상에서 추운 계절에 착용이 가능한 머플러를 3장에 1만원이라는 값을 주고 팔겠다는 문구를 보고 친구에게 급히 말하려고 하다가 입 안에서 중간쯤 녹다 만 얼음이 목구멍에 걸렸다. 

얼음이 입 속의 미끄러운 타액과 혀의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목쪽으로 넘어 들어갔는데, 그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다시 역으로 목에 걸린 얼음을 빼낼수도 빼내지도 못했고, 삼키려고 안간힘을 써도 넘어가지 않고 중간에 탁 걸려서 이도저도 못하는 일이었다. 

잠깐동안 드는 생각이 '나 어떡하지...' 이 다섯글자였다. 죽음은 순식간에 다가온다고 깨달은 날이었다. 내 낌새가 이상했는지 친구도 놀라고 당사자인 나는 더 당황 스러웠다. 얼음이나 큰 사탕을 입에 물고서 말을 하거나, 과격한 행동 자체를 하는것은 위험을 초래 할 수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쉬운 것들을 입에 물고 있다가 목에 걸려서 응급상황을 겪을텐데, 그 중에 미련한 사람이 나였다. 얼음이 목에서 쉽게 빠져 나올수 있게 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을땐 이미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더 고통스러웠던것은 정신이 멀쩡하니까 30초도 안되었을 짧은 시간동안 환장할것같은 기분이었다. 그 짧은 상황에서 친구가 등을 세게 두드려도 별 효과가 없었고, 얼음같은게 걸렸을때 하는 응급 조치도 생각이 안났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몸을 막 이리저리 흔들고 나오지도 않는 기침을 하려고 막 애를 쓰다가 순간 걸려있던 얼음이 꿀떡하고 식도를 타고 넘어갔다. 나를 애먹이던 차가운 얼음이 식도를 넘어가면서 느껴지는 싸한 기분에 잠시 휩싸여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진땀이 맺힐정도로 끔찍했던 경험이다. 얼음이나 사탕같은 것을 씹어 먹으면 치아에 손상이 갈 확률이 높겠지만 앞으로는 치아가 손상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녹여 먹는 일은 적을 것 같다. 

얼음이라면 사죽을 못쓰던 내가 한동안 차가운 얼음이 들은 아이스 음료는 못 마실것 같다. 만약에 얼음이 목에 걸려 있었더라면 지금쯤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얼음이나 큰 사탕을 먹을때는 조심성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무조건 입안에 쉽게 연하될 것이 들어 있다면 말을 하거나 과한 행동은 피해야 한다. 

얼음이나 사탕이 목에 걸려서 사망하게 되는 위험성 높은 사고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장소 시간 관계 없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방형의 큰 얼음을 먹기 보단 잘게 부서져 나오는 얼음을 먹는쪽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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