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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프로야구단 유치를 더욱 갈망한다
누구를 위한 야구인가? 감동실화영화 '머니볼'보고 나서
2012-09-27 20:54:51최종 업데이트 : 2012-09-27 20:54:51 작성자 : 시민기자   한상훈

2002년은 대한민국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 준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였다. 2002한일월드컵은 한국 축구 역사는 물론 세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회였다.
개최국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자력으로 1승을 올리자라는 소박한 염원을 빌었다. 그런데  폴란드와의 예상 첫 경기에서 황선홍과 유상철의 슛이 들어가면서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두더니 축구강대국들 포로투칼,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꺽고 4강에 오르면서 2002년 월드컵에서 가장 큰 이변으로 기록되었다. 

그 해 미국프로야구에서도 한일월드컵에 맞먹는 대이변이 있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쫄깃한 경기들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오클랜드의 20연승은 대한민국의 4강 진출과 맞먹는 놀라운 사건으로 지금도 회자된다.
오클랜드는 팀의 간판 선수인 제이슨 지암비의 이적으로 모래알팀이 될 것이라는 악의적인 평가를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었다. 오클랜드는 시즌 초판의 부진을 딛고 막판에 무서운 저력 발휘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나갈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시즌 중반 골찌를 차지 하긴 했으나 8월 에릭 차베트의 결승 2타점 2루타와 선발 베리 지토의 8이닝 3실점(1자책)의 피칭으로 토론토를 5:4로 꺽은 이후 달력이 넘어간 9월이 되도록 패배할 줄 몰랐다. 

그 가운데 마지막 3경기는 그야말로 잘 쓰여진 각본을 토대로 만든 한 편의 블록버스터급 반전영화 시리즈였다. 특히 20연승의 마지막을 장식한 오클랜드의 팬의 심장을 멈추게 만드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켄자스시티를 맞아 일찌감치 11:0으로 앞서가던 오클랜드는 너무 방심한 것인지 4회 5점, 8회 5점을 내주더니 급기야 9회초에 11:11로 동점을 허용했다. 

실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뒤에서 쫓는 사람보다 앞서가던 사람이 추월당하면 더욱 정신을 못차리는 법이다. 감독 이하 코칭스텝과 선수들 그리고 마운드 위 선수들 모두 멘탈붕괴를 경험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9회말 기대도 안했던 스캇해티버그의 끝내기 안타로 만세를 부를 수 있었고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쁨을 만끽했다. 

비록 다음 경기에서 미네소타에게 연승행진을저지받았지만 1947년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동안 어느 팀도 깨뜨리지 못했던 20단위의 연승 기록을 만들어냈다.
만년 하위를 차지하고 팀의 대표선수들마저 뺏기는 가난한 구단의 반란(?)실화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브래드피트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게 한 '머니볼'이란 영화다. 

대부분의 스포츠 영화들은 선수 아니면 감독을 모티브로 쓰여진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눈에 보이는 역할은 그들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는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역할보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한 스포츠이다. 

머니볼은 트레이드를 통해 실질적인 팀 구성을 하는 일부터 구단의 자잘한 살림까지 책임지는 구단장을 전면에 내세운 이야기다.
선수 출신 구단장 빌리진은 매년 예산에 허덕이는 탓에 좋은 선수를 데려오지는 못할 망정 뺏기는 현실에 분노(?)를 느낀다. 더 이상 이렇게 몸값 높은 선수들순으로 트레이드하는 것은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선수들의 몸값을 판단하는 기준이 사생활, 외모등 실력과는 무관한 요건들도 영향을 끼치는 현실을 바꾸려 한다. 

오직 객관적인 경기데이터만으로 선수를 뽑기 위해 경제학과를 졸업한 사회초년생 피터를 채용한다. 피터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경제학 공식을 사용해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선수들을 평가하고 수치화 시킨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간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책정한다.
하지만 야구판에서 심지어 오클랜드 내에서도 '감'을 배제시킨 그들의 새로운 방식을 비웃는다. 시즌 초반 그들의 비웃음은 현실이 된다. 계속해서 완패를 하게 되고 오클랜드팬들마저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즌 중반이 지나 막반이 되면서 간판 선수 몇명이 아닌 오로지 팀워크와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빌리진의 직관이 실현되기 시작하면서 20연승이라는 기염(?)을 토해낸다.
결과적으로 그 해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20연승이라는 기록과 조별리그 1위라는 성적으로 '머니볼'은 어느정도 증명이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빌리진의 새로운 철학을 높이 산 거대 구단 레드삭스가 구단주 역사상 최대 연봉을 제시하며 그를 영입하려 했지만 오클랜드에 남아 우승을 하고 싶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빌리진의 철학과 새로운 방식을 채택해 팀을 운영한  레드삭스가 다음해 메이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오클랜드가 20연승을 기록하는데에는 선수, 감독 그리고 구단을 포함한 야구관계자들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야구팬들의 역할도 컸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은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 연고지에 있는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미국에서 한 집안이 몇 대에 걸쳐 한 팀을 응원하는 일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은 생애 첫 야구장은 야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아버지나 할아버지 손을 잡고 가족과 함께 관람하는 것이 전통이다. 그들은 한 팀을 가족 전체가 오랫동안 함께 응원하고 경기를 함께 보러가는 전통에 자부심을 갖는다.

수원프로야구단 유치를 더욱 갈망한다_1
사진/e수원뉴스 편집실 제공

수원은 지역사회 발전과 시민에게 연고지팀을 응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에 힘쓰고 있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존재하듯 프로야구 제 10구단 유치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수익을 분배하고 팬을 나누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구단 관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

다른 고려사항을 다 떠나서 '스포츠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고대 그래스시대에는 의식의 하나로 행해졌다고 하지만 근현대에 와서는 경제적 측면보다도 국민의 여가를 위한 존재의 이유가 크다.
일부 야구팬들 또한 야구 관계자들의 생각처럼 수원의 제10구단 창단은 제11구단, 제12구단...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늘어나느 구단의 수는 결국 프로야구의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논리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냐는 속담이 있다. 구더기가 생기면 걷어내면 되면 되고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 소극적인 태도를 일관하다 보면 결국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되고 도태될 뿐이다. 
10월 초면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야구열기가 극에 달하는 시기가 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이 있긴 하지만 연고지를 수원에 둔 팀이 생기면 지금 팀을 배반하고 돌어 설 의향도 있다. 야구를 집에서 보든 잠실에 가서 보든 사직구장에서 보든 진정한 야구팬에게는 아무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응원하는 장소가 아니라 응원하는 팀이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을 말도 못하다. 스포츠 자체를 보고 즐기는 것도 재밌지만 특정 팀을 응원하고 그 팀의 서포터즈가 되어 느끼는 소속감도 말도 못하게 즐거운 일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수원시민들에게도 연고지팀을 응원하는 가족의 전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원시의 도전을 강력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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