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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갈비 먹으러 셋째네 갈때가 젤 좋더라
수원갈비 자랑
2012-09-22 15:41:56최종 업데이트 : 2012-09-22 15:41:56 작성자 : 시민기자   유병화

우리 수원의 갈비는 전국적으로도 아주 유명하다. 누가 외지에서 우리 집에 찾아오거나 중요한 손님을 맞이할 때면 나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내가 단골로 가는 맛 좋은 갈비집으로 모시고 가서 소 갈비를 대접해 드린다.
특히 내게 은혜를 주었거나, 내가 꼭 챙기고 모셔야 하는 분이라면 더욱 그렇다. 우리 시민들이 좋아하고 많이 찾는만큼 시내에는 그래서 크고 작은 갈비집이 참 많다. 

그런데 한번은 우연히 다른 사람의 안내로 아주 작고 평범한 갈비집에 가 봤는데 그곳 역시 갈비 맛이 수준급이었다. 서비스도 좋았고 밑반찬도 맛있었고.
그때 든 생각은 수원시내 갈비집은 다 맛있구나 하는 생각과, 혹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급한 채로 누군가를 모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내가 단골로 가는 갈비집이 아니더라도 아무데나 모시고 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시민기자의 부모님은 자식들을 가르치시는데 무진 애를 먹으셨다. 물론 농사 짓던 시골살림이었기에 그 모진 가난 때문이었다. 
그나마 지금은 자식들이 모두 장성하여 제 살림 꾸리고 그럭저럭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들 살고 있으니 부모님도 그것만으로 크게 만족하시고 계신다. 그리고 자식된 입장에서 볼때 두분이 건강하신것도 큰 감사함이고 신의 축복이다.

늦게나마 효도하고 싶어서 부모님이 올라오시면 꼭 우리 수원 갈비를 대접해 드린다. 집에서 직접 재서 해 먹으면 값도 좀 덜 들기는 하지만 아내가 하는건 왠지 그 전문 갈비집의 맛이 안난다. 아무래도 식당에서는 숯불로 먹기 때문에 더 맛있는것 같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부모님께는 꼭 수원갈비를 사 드린다.

수원갈비 먹으러 셋째네 갈때가 젤 좋더라 _1
수원갈비 먹으러 셋째네 갈때가 젤 좋더라 _1

두 분을 차에 태워 모시고 갈비집으로 갈때면 나는 가장 행복하다. 
내가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평생 입지도 먹지도 못하면서 자식들 키우신 부모님께 당신이 좋아하는 이 맛난 수원갈비를 사드릴수 있으니 큰 행복이다.
특히 아버님은 우리 수원갈비의 진한 맛을 아시고는 오죽하면 아들딸들이 모인 자리에서조차 "나는 다른집 보다 셋째네 집에 수원갈비 먹으러 갈때가 젤 좋더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하지만, 그래봤자 1년에 두 번 꼴도 안된다. 굳이 자식들한테 올라가 불편줄까봐 안올라오시려고 한다. 그럴때마다 마음이 쨘해서 "무슨 말씀이세요. 한번 올라오세요. 버스 타기 힘드시면 제가 모시러 갈께요"라고 설득도 해 보지만 그럴때마다 "됐어, 돼였어야"라시며 전화를 끊고 만다. 안봐도 안다. 손사레까지 치시는거.

며칠전이었다.  출장을 가는 길이 마침 시골에 계신 부모님 근처를 지나는 코스였다. 차로 30분이면 내달릴수 있는 거리.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가려고 생각하니 내가 불효를 하고 있다는 자괴심이 들었다. 그래서 아예 출발할 때 미리 우리 수원 갈비 4인분을 포장해서서 얼음 박스에 담았다. 이웃분들과 함께 구워 드시라도 4인분을 준비한 것이다. 그걸 자동차 옆자리에 싣고 맛있게 잡수실 아버지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시골길을 달려갔다.  

이미 50여년전, 병원은 고사하고 아이 받아줄 사람조차 없던 시골에서 셋째인 나를 낳다가 혼절하여 죽을뻔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적 있다. '그래도 아들인데...'하는 일념으로 죽을힘을 다해 나를 낳고 당신은 혼절했다가 4일만에 깨어 나셨다고 한다. 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미 며느리가 죽을거라며 장례준비까지 하셨다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어머니의 자식사랑으로 죽었거나 장애가 되었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어머니의 은혜에 십분의 일이라도 보답하고 있는가.
그래도 지금 두 분이 의지하며 사시지만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도 자주 못 드리는 것이 죄스러울 뿐이다.
시골에서는 유일한 낙이 TV보시는 것이고 동네 경로당에 모이셔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텐데 이렇게 느닷없이라도 찾아 뵙고 얼굴 한번 더 보여드리고 맛있는 갈비도 드리는게 그나마 위안이 된다. 

남들 다 보내 드리는 해외여행을 한번 못 보내드린 것이 후회로 남는다. 여권사진까지 찍으시고도 돈 아깝다고 하시며 극구반대를 하셔서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미 연로하시고 어머닌 무릎마저 안 좋아 걷는 것이 불편해 못 가시겠다고 하시니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향 집에 도착해 인사를 드리니 출근 안하고 어쩐 일이냐고 반겨주신다.
"뭘 또 사가지고 오냐?"
"갈비좀 사왔습니다. 심심하실 때 드세요."
갈비를 풀어서 냉장고에 넣어 드리며 하루이틀 이내에 후라이팬에 꼭 구워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다시 출장지로 가려니 발길이 안 떨어졌다. 
"환절기라 날씨가 차니 춥지 않게 주무세요."라는 인사를 드리고 출장지로 향하려는 마음이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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