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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 제일 먼저 하는 일
2012-09-23 23:06:44최종 업데이트 : 2012-09-23 23:06:4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연자

며칠전부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추워졌다. 좀 두꺼운 이불로 바꾸고 여름 이불은 빨아서 정리하기로 했다. 오늘은 이불 빠래하는날 옛날 생각하며 즐겁게 시작을 했다. 
욕조에 물부터 받아놓고 세재가 충분히 풀어진 다음 이불을 넣고 골고루 밟아서 빨면된다. 내가 어릴때 어머니 께서는 우물가에서 큰 함지박에 이불을 넣고 발로 밟아 빤다음 방망이로 두드려 빨래를 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세탁기에 하지않고 밟아서 빨래를 해봤다. 

계절이 바뀌면 제일 먼저 하는 일_1
이불빨래는 밟아서 빠는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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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 제일 먼저 하는 일_2
깨끗히 세탁한 이불, 상쾌한 기분

한참 하고나니 땀이 흠뻑나고, 힘이 무척든다. 헹굴때도 세재가 남아 있지 않게 충분한 물에 이불을 넣고 발로 사정없이 밟기를 여러번 반복해서 헹궈야한다. 여러번 헹굼을 거쳐 탈수를 한다음 볕이 잘드는 발코니에 넓게 펴널면 고된 작업 끝에 찾아오는 상쾌함과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나를 기다린다.

옛날 나 어릴적에는 시골에 살았기에 어머니가 얼마나 힘들게 빨래를 하셨는지 잘알고 있다. 지금은 소재가 좋아 빨래하기가 수월하지만 그때는 호청을 빨려면 큰 가마솥에 양재물을 넣고 삶은 다음 방망이로 두드려 빨아서 풀을 먹여 약간 말린 다음 다딤이 질을 해서 호청이 잘 펴질때까지 방망이로 두드렸다. 

그렇게 해서 충분히 말린 호청을 이불에 꿰매어 사용했었다.  불편함은 물론이고 시간은 얼마나 많이 걸리는지 하루 종일 아니 그다음날 까지 이불 빨래를 하곤했다. 
그때는 엄마께서 하시는 것이 재미있어 보여 하겠다고 떼를 써 엄마를 귀찮게 하고, 일을 더디게 만들었을것 같다. 나만 그러면 모르지만 동생들도 해보겠다고 하며 방망이를 들고 너도 나도하려 했으니 얼마나 일이 더뎌졌을까? 왜그렇게 따라 하기를 좋아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딱히 놀거리가 없고 보는게 일상 생활을 접하기에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늘 웃음이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때도 이불을 빨아 마당 한쪽 줄에 하얀 이불 호청이 빨래줄 가득 널려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상쾌 했었다. 널려있는 빨래 사이로 들어가 숨박꼭질놀이 를 하다 빨래가 땅에 떨어져 엄마한테 혼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우여곡절 을 거쳐야 이불 빨래가 끝이난다. 깨끗한 그 이불을 덮으면 사각사각 소리가 나며 빳빳하기에 들떠서 춥기도 더추웠던 것 같다. 

식구가 많아 옹기종기 이불하나로 여러명의 동생들과 같이 덮었기에 서로 이불을 끌어 당기고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한참 자다 보면 혼자서 이불을 돌돌말고 자기에 다른 사람들은 추워 웅크린채 잠을 잔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이불을 덮고 누우면 간지럼을 태우고 뒤엉켜 깔깔거리기도 하고 서로 할머니 옆에 자겠다고 싸우기도 하며 할머니를 서로 차지하려고 하여 체구가 작으신 할머니를 괴롭혔던 것 같다. 작은방에 긑나지 않는 왁자지껄한 소리로 가득찬 시골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뭐가 그리 재미있었을까? 생각을 해보면 그냥 같이 있고 가족이 있어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은 웃을일도 많지 않고 어릴때 처럼 웃으려 하면 어색하고, 쑥스러워 웃음을 아끼게 된다. 그시절 처럼  천진 스럽고, 순수한 웃음을 웃어봐야지 억지로 웃어도 우리 뇌는 진짜 웃음 으로 알기에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많이 웃어야 겠다. 

옛날 생각하며, 글을 쓰니 뭔지 모르게 행복의 웃음이 저절도 지어져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그때 했던 그런것을 모두 해보고싶다.
이번 추석은 깨끗하게 이불을 빨아 빨래 줄에 가득 널고 상쾌함도 맛보고 가을 하늘 처럼 맑은 추석을 맞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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