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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수원대 강연 후기
2012-09-26 22:48:47최종 업데이트 : 2012-09-26 22:48:4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상훈
법륜스님의 수원대 강연 후기_1
법륜스님의 수원대 강연 후기_1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희망세상 만들기' 전국 시,군,구 300회 강연 중 209번째 수원대강연이 어제26일 성황리에 마쳤다.
무료강연에, 선착순 입장이라는 말에 강연 전 경기 문화의전당 행복한 대극장앞에는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6시부터 선착순입장이었는데 기자는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서두른다고 했는데 주변에 스님의 책을 선물할 생각에 서점에 잠깐 들렸다 가는 바람에 좋은 자리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자리선점을 위해 길게 늘어서 있을 줄을 생각했는데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행복한 대극장 주변 벤치에 앉아 이른 저녁을 샌드위치로 떼우는 사람들, 계단에 걸터앉아 스님의 책을 보는 사람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강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마치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의 사람들 같았다. 자유롭고 인문학적인 분위기가 품어져 나오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현장에서 참가신청서를 작성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참가신청서를 작성하면 대극장 정문 입구에서 정식 공연표와 같은 입장권을 나눠주는데 거기에 지정된 자석이 표시되어 있었다. 209번째 진행되는 강연답게 강연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의 편의와 질서를 체계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이 갖추져 있었다.

이 강연은 1회부터 300회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와 일반시민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현장접수를 받고 안내를 하고 사람들의 질서를 유지하고 보이지 않게 행사에 필요한 일을 하는 모든 스텝이 자원봉사자였다. 대극장입구부터 주황색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괜히 부끄러웠다.  

기자는 운이 좋게 무대와 가까운 곳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오프닝으로 스님이 계신 정토회의 음악모임 청년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우리~함께 하자'는 의미의 인도말인 '사떼사떼'라는 팀이었다. 평소 자신감 고취용으로 즐겨듣는 '넌 할 수 있어'라는 곡을 시작으로 총3곡을 불렀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음정도 반키정도 왔다갔다 하고 노래실력은 별로 였다. 그러나 강연의 주제와 맞는 노래선곡과 강연에 조금의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이 관객들에게 전해져 큰 호응을 받았다.
드디어 법륜스님이 무대위로 올라가셨다. 무대 앞 맨 앞줄에 앉아 계셨는데 기자가 앉은 좌석과 멀지 않자 가까이서 스님을 뵐 수 있었다. 

인기 예능프로에도 나오고 기사에도 자주 등장하셔서 그런지 마치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스님이 강연을 시작하려고 무대 중앙에 자리 잡으시고도 한 참 동안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여느 강연처럼 날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셨다. 인간의 욕심과 잘 살아보겠다고 하는 노력이 부메랑처럼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보는 역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셨다. 

'행복하겠다고 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불행한 일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인생에는 참 많다'라는 말에서 깊이 공감했다. 우리는 이런 경우에 누군가를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결국에는 '전생의 무슨 죄를 지었나'하며 자신의 팔자까지 들억이는 잘못된 생각을 한다고 지적하셨다. 

강연자가 스님이어서 아무래도 종교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나올 줄 알았는데 철저히 종교와는 무관한 보편적인 삶의 문제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실제로 즉문즉설시간이 되어 질문하는 사람들은 사연은 종교와는 무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강연에 앞서 불교신자가 한 번 손들어 보라고 하셨는데 3분의 1도 되지 않아 약간 놀랐다. 스님께서도 종교행사가 아님을 강조하시면서 "그래도 스님이 왔는데 이렇게 불교신자들이 참여를 안하나"하시며 농담을 하셨다.

질문자들의 사연은 그야말로 구구절절했다. 울먹거리며 질문을 하다 끝내는 울음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었고, 끝까지 담담하려고 감정을 억누르며 떨리는 목소리도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남편의 일방적인 요구와 경제적인 문제에 우울증까지 온 사람, 아들의 죽음에 이어 연이어 계속되는 악재속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여전히 방황하는 20~30대의 질문까지 안타까운 사연들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한 편 땅이 팔리지 않아 쓸 돈이 없다는 자랑같은 고민, 야단을 안 맞으려면 어떻해야 하냐는 귀여운 질문 그리고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행복한 고민까지 다양했다.

스님의 답변은 대체로 직설적이었다. 약간은 논리를 끼워맞추시는 듯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막힌 사연을 마무리할 때쯤에는 질문자도 듣고 있는 청중들로 모두 웃고 있었다. 

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스님의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였다.
'당신이 당장 죽을 것 같이 힘든 이 일도 사실 별 것 아니다. 당신은 아무 문제 없다'
사실 기자도 나름대로의 고민을 가지고 강연을 들으러 갔다. 기자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질문이 나와 스님의 조언을 들어보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스님의 강연을 듣고 집에 오는 길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은 정말 별 것 아니구나. 나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구나. 행복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드니 저절로 자신감이 생겼다. 못할 일이 무엇이며 넘지 못할 장애가 무엇이겠냐는 자신감.

스님은 따로 어느 학원을 다니시는 게 아닌지 싶을 정도로 재치와 순발력이 뛰어나셨다. 담담히 이야기 하시는데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정곡을 찔리고 유머스럽게 강연을 이끌어 나가셨다. 흡사 깊이 있는 개그콘서트를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정말 유쾌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사연회도 가졌는데 스님의 책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고모님을 위해 사인을 받았다.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법륜스님의 수원대 강연 후기_2
법륜스님의 수원대 강연 후기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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