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등교시 인사말 '사랑합니다'
2012-10-17 11:11:59최종 업데이트 : 2012-10-17 11:11: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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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추억을 더듬고 싶을 때가 있고, 그리워지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예전에 시민기자가 자랄 때의 환경들을 떠올려보곤 하는 습관이 생겼다. 오리나 십리쯤 되는 길을 가방하나 단단히 어깨에 걸치고 걷다가 뛰다가 벗겨진 신발 한 짝을 다시 찾아 신을 때쯤이 잠깐 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었다. 아침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 전날 학교 앞 녹색교통을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서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매일 똑같은 아침 풍경이지만 어디를 나가야 하는 날은 일 분 일 초가 더 귀히 여겨지고 분주하게 움직여지는 몸놀림을 해야 하는지. 작은 아이와 함께 일찍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고 교통지도 깃발과 조끼를 입고서 학교 횡단보도 앞에 자리를 잡았다. 부지런한 아이들의 모습은 참 여유 있어 보여서 좋다. 짝을 이룬 친구와 조잘대며 언제 만나도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연신 웃고 깔깔대고 장난치고, 활기찬 모습에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고 만다. 함께 하는 등교길의 아이들 따뜻함을 간직한 아이들의 학교입구 아이들이 길을 건널 수 있게 차량을 살피고 한쪽으로 깃발을 막고 아이들을 건너가게 할 때쯤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사랑합니다." 고개를 앞으로 꾸벅 숙이며 합창하는 듯 하는 인사에 어색함이 잠시 들었다. 어떻게 대답을 해줄까? "안녕?"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고 만다. 건너편에 서 계신 녹색어머니를 보니 아이들과 같이 고개를 숙이며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잠시 느낀 생각이었지만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는 아이들이 인사를 할 때 나 또한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처음 입을 떼기가 어색했지만 이것 또한 중독성 있는 말이 되어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병설유치원 꼬마 아이부터 등치와 키가 어른 못지않은 고학년 아이들까지 아침인사로 목소리를 높여서 하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은근 서로 기분을 좋게 하는 묘약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다 같이 씩씩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쑥스러워서 아니면 멋쩍거나 수줍어서 입모양으로 감을 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교 앞에서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아름다운 소리임에 틀림없지 않을까? 때로는 습관처럼 형식처럼 되어 버릴 수 있겠지만 요즘엔 이런 교육도 습관도 필요치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져본다. 아침햇살처럼 밝은 모습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아침시간 할애하느라 좀 분주하고 정신없이 바쁘기는 했어도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담아서 돌아올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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