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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추워지는데 그 할머니는...
2012-10-17 22:38:28최종 업데이트 : 2012-10-17 22:38:2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연자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4거리 한복판에 할머니 한분이 무엇인가 담겨있는 봉지를 들고 두리번 거리시고 계신다. 다가가니 할머니 께서는 '파장동이 어디에요' 하시며 불안해 하신다. 
'여기가 파장동 이에요' 말씀 드리니 여기저기 둘러보시며 하시는 말씀은 나물을 뜯어 오다가 길을 잃어버리셨다고 하신다. 손에 들은것은 나물이 아니고 은행이었다. 약간 치매가 있으신것 같아 모시고 다니며 아시는곳이 있는지 확인을 해봤지만 모르시겠다고 하신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그 할머니는..._1
불안해 하는 할머니

주위를 지나는 시민 에게도 아는 분인지 물어도 보고, 시장에 가시면 생각이 날까 시장입구 까지 가보았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해보고 생각도 해봤지만 답을 찾지 못해 112에 신고를 했다. 경찰이 올때까지 말씀을 나눠 봤지만 아시는것이 별로 없어 할머니도, 나도 답답할 뿐이다. 그래도 이름과 연세는 아신다. 아파트는 아니고 단독 주택이라고 말씀도 해주셔서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불안하신지 입이 마르시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시고 어디론가 가시려 하신다. 무슨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이것저것 여쭤보니 며느리 하고 같이 산다는 말씀도 하셨다. 주변에는 몇명의 사람들이 모여 관심들을 가져주지만 아시는 분은 없었다. 이 동네 할머니는 이닌듯 싶다. 그런데 반복적으로 하시는 말씀은 '파장동이 어디에요' 라는 말씀만 하시며 나물을 뜯다가 길을 잃었다는 말씀만 하신다.

시간이 많이 흐른것 같은데 경찰은 오지않아 답답하다. 경찰이 오면 모든것이 해결될것 같아 더욱 기다려진다. 얼마전에도 지갑을 발견하여 신고를 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잠시 멈춘 것 같았었는데 오늘은 그때보다 더 그 자리가 지루하다.
잠시후에 경찰 차에서 경찰 두분이 내리고 오자 마자 이름과 주민번호를 묻지만 이름만 말씀하시고 나머지 물음은 무리였다. 어째튼 경찰이 오니 안도의 숨을 쉬고 그자리를 벗어났다. 

집에와서도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저녁때 있었던일이 생각나 파출소에 전화를 해보았다. 그런데 아직 까지 찾지 못했다는 대답을 들으니 무거운 마음이 더커진다. 
경찰에 신고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어서 더욱 답답하다. 오히려 나한테 원망이라도 하듯이 이름이 뭐며 어디에서 발견했냐고 묻는다. 전화를 끊고 나니 걱정은 더해지고 이럴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 당시 이곳 저곳 더모시고 다녔어야 했나? 할머니의 마른 입술을 보고서 물이라도 사드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한것이 마음에 걸린다. 전화를 다시 하여 찾게 되면 연락을 달라고 얘기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찾으시겠지 애써 나를 위로하고 생각을 많이 해본것은 가족이 특히 치매 어르신이 집에 않오시면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듯 싶다. 오늘만 해도 경찰에 신고를 했더라면 쉽게 찾을 수 도 있었는데 신고를 하지않아 시간이 걸리는것 같아 안타깝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그 할머니는..._2
경찰과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할머니

가족들은 이리저리 찾아 헤매고 있을까? 아니면 들어 오시겠지 하고 기다릴까? 궁금하다. 
내 생각은 그런 노인이 계신 집에서는 특별히 가족의 관심이 필요하며 나갈실때 전화번호를 꼭 적어 주머니에 넣어 드리던가 목걸이로 만들어 드렸으면 한다. 
지금 할머니도, 가족도 얼마나 불안할까 는 보지않아도 눈에 선하다. 노령인구가 점점 늘어 가는 시대에 누구든 남에 일이 아닌 내일 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해보게 된다. 

주민센터 에서 연세가 몇세 이상이면 팔찌에 가족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새겨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해본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할머니의 마음은 더욱 춥게 느껴지실것 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꼭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 가실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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