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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산에 오르며
2012-10-18 08:26:26최종 업데이트 : 2012-10-18 08:26:26 작성자 : 시민기자   오선진

가을이 완연하게 익어 가는 요즘, 역시 가장 행복하게 주말을 즐기는 방법중 하나는 아름답게 익어 가는 단풍을 즐기러 산에 오르는 일이 아닌가 싶다.
주말에 등산을 다니다 보면 등산 동호회원들끼리, 혹은 어떤 모임이나 친구들이 서로 어울려 왁짜하게 산길을 타는 사람들을 대부분 본다. 가족단위가 별로 안보인다.

아마도 아이들이 등산을 싫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혹은 등산을 즐길 나이때쯤의 어른들의 나이로 볼때 대부분의 자녀들이 입시준비나 혹은 취업준비에 바쁠 시기여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등산을 다른 사람들과 다니기 보다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는걸 무척 즐긴다. 산이 조금 가파라도 아이들에게 나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인지 조금만 힘을 내자면서 다독여 가며 산을 오르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

 

가족들과 산에 오르며_1
가족들과 산에 오르며_1

도시에서 회사와 가정만 왔다갔다만 지속하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자연의 변화를 피부로 직접 체감하면서 아름다운 변화에 스스로 감탄하기도 한다.
봄은 희망에 들뜨고 가을은 추억에 잠긴다. 여름른 마음껏 쉬고 즐기고 싶은 욕망을 주기도 하고 겨울은 그저 넉넉한 고향 어머니 품을 그리워 하게 만든다.

지난 주말, 나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가을단풍을 즐기러 남양주 축령산으로 달려가 등산에 나섰다.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면서 나의 재발견과 함께, 아이들도 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서다.
어린 아이들이 산 정상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진정한 도전이란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때 과감하게 용기를 내어 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산에 오르기 전날부터 아이들과 이야기 했다.

예전에 감악산 갔을때 산 꼭대기에 올라 먼 곳을 바라다 보며 크게 쉼 호흡 했던 일, 언젠가 친구와 싸우고 돌아 왔던 일,  엄마 말씀 안들은 일, 선생님 속상하게 한 일들을 모두 그 곳에 놓고 산을 내려온 뒤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기로 약속했다. 

그때 아이들은 모두 자신에 찬 모습들이었다.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산을 오르는 또다른 즐거움이 아이들을 보는 것이구나 하는걸 느꼈다.
산을 바라보니 아직 익지 않은 나뭇잎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익어가기 위한 채비를 하듯 아주 아슬아슬하게 단풍준비를 마친 상태 같았다. 마치 울고 싶은때 누군가가 뺨을 때려주기만을 기다리는 듯.

'이녀석들이 이제 곧 빨갛고 노란 단풍이 만들어지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단장하고 나서겠디. 사람들은 가까이 단풍앞에 서서 청신하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겠지. 우람한 키를 자랑하며 우뚝서있는 나무에 나무잎이 노란, 빨간 빛을 내뿜을때 사람들은 진정 가을날의 추억에 잠기겠지...'

나는 산에 오르며 떨어진 노란 낙엽을 밟으면서 걷고 있을 등산객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영화에서 본 춘향과 몽룡이 손잡고 낙엽을 밟으면서 산책하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나도 사랑하는 가족과 어깨 나란히 산책하면서 즐거운 상상에 빠졌다. 그러자 절로 나도 모르게 야릇한 기분 설레이는 기분에 들먹거려졌다.

중턱쯤 올라가 저만치 머리 들고 앞을 바라보니 아기나무 단풍잎들이 해쭉해쭉 웃고 있다. 
"안녕하니? 사랑한다. 귀염둥이들아"
산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을 주고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아름드리 큰 나무아래 이미 성닐 급한 낙엽은 한뼘이나 쌓여 폭신폭신 했다.

나는 담요같은 낙엽에 누웠다. 노란색 나뭇잎들이 대롱대롱 무더기 무더기 달려있는 모양을 보노라니 풍년맞은 농부의 마음처럼 즐겁고 기쁘고 만족된 웃음이 넘실넘실 입가에서 흘러나왔다.
'가을이여, 너는 추억이 아니라 그리움도 아니라 즐거움이다. 가을은 즐기는 계절인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꿈을 꾸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살아 간다. 꿈이 없는 아이는 도전도 없고 도전이 없으면 꿈도 없다. 그래서 꿈이란 산의 정상이고, 도전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을 오르는 것은 험하고 힘든 일이지만, 도전을 해서 정상에 오르면 꿈을 이루어 내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저 평범한 가을 산이지만  '어이구, 학생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을까'라는 등산객들의 칭찬에 힘든줄 모르고, '우리 귀염둥이들 할만 하지?.'라는 나의 격려에 '엄마 아빠와 함께 산에 오니까 더 좋아요.'라며 진한 애교 섞인 속마음을 보여주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였기에 나 또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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