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행궁동 주민들의 장롱 속 사진 전시회
2013-09-17 11:03:04최종 업데이트 : 2013-09-17 11:03:0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생태교통의 현장인 행궁동은 아마도 수원시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거주하신 분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한 지역에서 몇 세대가 걸쳐서 살고 있는 독특한 마을이다. 
삶의 뿌리를 내린 정든 곳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여생을 보내고 계시는 주민들이 많다. 어쩌면 그분들은 신풍동 일대가 하나의 역사적 삶의 현장일 터이다. 신풍, 장안 일대의 주민들이 오래된 장롱 속에서 꺼내온 사진들로 전시가 이루어졌다. '치열한 시대를 녹여주었던 따듯한 이야기'라는 테마로 생태교통 마을 홍보관에서는 9월 한 달 동안 추억의 사진전이 열린다.

행궁동 주민들의 장롱 속 사진 전시회_3
생태교통 주민추진단 건물은 담장을 허물어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다

생태교통 마을 홍보관은 담장이 헐린 2층 양옥집이다. 행궁동의 신풍초등학교 후문, 행궁동 주민센터로 가는 오른편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허물어진 담장, 초록 잔디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곳이다. 오래 전 분명 누군가의 집이었을 이곳을 현재는 생태교통 마을 홍보관으로 이용한다. 

사무실이라고 하지만 새로 재건축한 상가 건물이 아니다. 누군가 살았던 건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내부도 그닥 수리하지 않은 있는 가정집이다. 생태교통 마을 홍보관 건물 하나만 보아도 행궁동의 삶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마을 홍보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일반 주택 모습 그대로이다.

행궁동 주민들의 장롱 속 사진 전시회_2
추억의 사진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집 안으로 들어서니 2명의 자원봉사 하시는 분께서 사진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모두 마을에 거주하는 실제 시민들의 사진이기 때문에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스토리다. 우리의 기억 저편에 사라진 추억의 이야기가 다시금 살아나 2013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스한 감동을 주는 전시다. 

사진전을 둘러 보니 유난히 신혼여행 사진이 많다. 아마도 그때는 사진을 찍는 일이 귀했기에 결혼식이나 돌잔치, 수학여행 등 특별한 기념일의 사진이 많았을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수원시민들은 결혼식을 마치면 서호 저수지에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는 사실이다. 
서호의 소박한 풍경을 뒤로 한 신혼부부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수원시민들만의 독특한 풍습 중 하나였을텐데, 어느 순간부터 화려한 결혼식장 사진으로 서호 결혼 기념사진은 사라져버렸다. 시대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 아쉬운 장면이다. 

재미있는 전시 중 하나는 누군가의 정성어린 필체로 쓴 연애편지이다. '영옥씨께'로 시작하는 편지는 옛날 편지지에 볼펜으로 눌러쓴 정성이 엿보인다. '만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애틋한 마음을 담아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쓴 편지다. 
아마도 편지를 쓴 당사자와 편지를 받은 상대가 결혼을 하였기에 이 편지가 남아있지 않을까. 공개적으로 연애편지를 전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테니 말이다. 

20년 전만 해도 손으로 쓴 편지가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소통 수단이었는데 세월의 흐름을 실감케 한다. 사람의 손으로 쓴 글씨를 통해서 마음이 전달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잊혀진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추억의 사진전은 소박하지만 볼 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넘친다.

행궁동 주민들의 장롱 속 사진 전시회_1
생태교통, 행궁동의 볼거리 다양하다

부모님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볼 수 있고, 나의 뿌리와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사진들이다.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의 볼 수 있기도 하다. 친구들과 우정을 나눈 깔깔 호호거리는 사진도 있다. 옛날 교복을 입고 멋들어진 포즈를 취하면서 찍은 사진, 군복을 입고 으스대며 찍은 사진 등 소박한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아기들 사진들은 대부분 빨간 다라이에서 목욕하면서 찍은 것들이 많다. 사라진 빨강 다라이에 대한 정겨운 시절도 떠올리게 한다. 수원 화성의 서장대, 방화수류정, 장안문, 화홍문 등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도 눈에 띈다.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넉넉하고 풍족했던 시절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사진들이다. 

생태교통축제를 둘러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볼 거리들이 많다. 그 중 '추억의 사진전'을 통해서 오래된 옛 동네의 정취를 사진으로 느껴보자. 스토리가 가득한 행궁동의 따뜻한 마음에 푹 빠져보자. 나도 모르게 수원 그리고 행궁동을 사랑하게 될 테니 말이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