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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퍼즐 맞추듯 차근차근, 포기하지 말고
2012-09-21 15:19:56최종 업데이트 : 2012-09-21 15:19:56 작성자 : 시민기자   오수금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동생네가 우리 집에 놀러 온다. 우선은 가장 가까이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는 남편의 생일에 동생네가 케이크를 사 들고 오기 때문이다.  꼭 생일이라서라기 보다 이맘때쯤이면 항상 추석을 열흘 전쯤 앞둔 때이니 남매간에 서로 정도 나누고 명절 선물도 주고받고 가족애를 느끼려는 생각에서다. 그렇게 늘 마음을 써 주는 동생네에게 고맙다.

"큰엄마, 저는요 이걸로 세계지도를 만들 거예요!" 
우리 집에 놀러 온 남동생의 아이. 초등학교 3학년인 이 녀석의 놀이를 보면서 귀엽고 예뻐서 꽉 깨물어 주고 싶다.

인생도 퍼즐 맞추듯 차근차근, 포기하지 말고_1
인생도 퍼즐 맞추듯 차근차근, 포기하지 말고_1

거실에서 놀던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아이가 거실 바닥에 가득 널려 있는 퍼즐조각들을 이리저리 골라내며 지도판 위에 맞추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래? 이걸 다 만들면 승준이 손에 세계가 만들어지는 셈이네. 이거 누가 사다줬지?" 
"엄마가 생일선물로 사다주신 거예요."

말도 딱 부러진다. 아이는 눈을 빛내며 조각 하나하나를 살피면서 지도를 맞춰나가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자니까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아이는 한참 동안 흐트러진 조각들을 하나씩 골라내어 붙여보지만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도 않다. 

"아, 힘들어." 
몸이 비틀리기 시작하고 하품이 나오면서 상당히 지루해 하면서 거의 포기지경에 이르렀다. 그 때, 마침 우리 집 큰애가 아이의 지원군으로 나서더니 둘이 친구처럼 머리를 맞대고 땀을 흘리며 조각을 찾아 붙여나갔다. 그걸 보노라니 전에 읽었던 이야기 하나가 생각났다.

왕의 부탁으로 멋진 궁을 짓고 마무리를 하던 건축가는 방의 벽과 기둥에 설치할 거울을 외국에서 주문해서 수입했다. 그런데 상자를 풀었더니 아뿔싸! 거울이 산산조각 나 있는 게 아닌가. 건축가가 안타까워하며 깨진 유리 조각들을 쓸어다 버리려고 했다. 

한 인부가 "어쩌면 깨져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다울지도 모릅니다"라며 유리조각들을 잘 맞추어 벽이나 창에 붙이자는 제안을 했다. 건축가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깨진 유리조각으로 무늬를 만들어 벽에 붙였다. 그러자 유리 조각마다 빛이 여러 방향으로 반사돼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벽이 만들어졌다. 눈부시게 찬란한 모습이었다. 천장과 벽, 기둥에는 마치 다이아몬드를 박아 놓은 것처럼, 잘게 부서진 유리 조각들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이었다.

완성된 왕궁을 본 왕은 감탄하며 인부를 불러 물었다.
"어떻게 깨진 유리 조각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생각을 했느냐?"
"저는 원래 양복점에서 일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옷을 만들고 나면 자투리 천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 천을 엮어 가난한 사람들의 옷이나 이불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그때 저는 부자들의 화려한 옷보다 자투리 천으로 만든 옷과 이불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유리가 깨져도 그 조각을 잘 맞춰서 붙이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남을 도우려던 고운 마음씨, 그리고 자투리 조각조차 버리지 않던 검소함과 소박한 심성 덕분에 아름다운 왕궁이 만들어진 것이다.

조카인 승준이의 세계지도 퍼즐조각 맞추기는 우리 아이의 도움과 승준이의 포기 하지 않은 노력 덕분에 완전히 만들어졌다. 둘은 완성된 퍼즐조각 세계지도를 보며 좋아했고, 특히 제 손으로 뭔가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맛본 어린 조카의 얼굴에는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 같은 기쁨이 넘쳐났다. 

그러고 보면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뭐든지 일사천리로 잘 되는 일도 있고, 반대로 깨지며 넘어지고 속고 당하고 부족하고 막히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깨진 유리처럼 실패나 좌절을 겪고 상처를 입는 일이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겪고 상처를 입게 되더라도 절망하거나 포기하기 전에 다시 새롭게 일어서려는 생각을 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 했던 것처럼 잘 안되자 몸을 비틀며 지루해 포기하려는 조카아이에게 우리 아이가 지원군으로 등장했던 것처럼 내 주변에는 또한 늘 나를 지켜보고 도와주는 가족과 이웃과 친구도 있다. 

어느 장인이 깨진 유리조각을 맞추어 아름다운 벽과 천장과 기둥을 꾸며나가듯이 우리 인생도 늘 퍼즐 맞추듯 차근차근, 그리고 조급해 하지도 말고, 안된다고 포기하며 좌절하지도  말고 성심을 다하여 개척해 나가 보자. 특히 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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