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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는 그럴 아이가 아니예요
내 자식 귀한만큼 훈육은 더 따끔하게
2012-09-22 00:15:24최종 업데이트 : 2012-09-22 00:15: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자

우리 애는 그럴 아이가 아니예요_1
우리 애는 그럴 아이가 아니예요_1

저녁때 집 근처 골목길에서 두 아이가 다투는 소리가 들리길래 쳐다 봤더니 중학교 3학년쯤 되 보이는 덩치 좀 큰 아이가 초등학교 5, 6학년쯤 되는 작은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작은 아이가 자전거를 붙잡고 낑낑대며 소리를 쳤고, 큰 아이가 작은 아이의 자전거를 뺏으려는듯 서로 실랑이를 했다.

느낌이 이상해서 가까이 다가가 왜들 그러냐고 묻자 작은 아이는 마침내 응원군을 만난 듯 "이 형이 내 자전거를 뺏으려고 해요"라고 소리치는게 아닌가.
순간 이런 것도 학생폭력에 해당되는것 아닌가 생각돼 덩치 큰 아이더러 왜 남의 물건을 뺏으려고 하느냐 하자 그 아이는 뻔뻔스럽게도 잠깐 빌려 타고 돌려줄건데 뭘 그러냐며 작른 아이에게 주먹질이라도 할 태세였다.

어른인 내가 있는데도 빌려 타고 돌려준다는 말을 할 정도로 막가는 아이. 작은 아이를 보호하며 둘을 떼어내려는 찰나 덩치 큰 학생의 엄마가 나타났다. 
어른인 내가 서 있고 자기 아이가 약간 뻘쭘하게 서 있는 상황을 본 그 엄마는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내가 보고 들은대로 말하자 충격적이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으나 잠시후 무슨 생각을 했는지"우리 애가 그럴 아이가 아닌데"라며 오히려 자기 아이를 두둔하는게 아닌가.

나는 그 일에 아무 관계도 없는 제 3자이고,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상황을 보고 있었기에 누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죄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 엄마의 얼굴을 보노라니 자식 키우는 같은 처지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부모의 마음은 모두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잠시후 상황이 반전되었다. 놀랍게도 학생의 부모는 자기 아들의 변명만을 들을 뿐 "내 아이는 절대 그런 짓을 할만한 아이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면 그 어린 아이가 거짓말을 한단 말인가. 내가 없었더라면 그 아이는 억울하게 돌아갔을 것이다. 심지어 덩치 큰 학생의 엄마는 자기 아이 말만 듣고 "잠깐 타 보고 돌려준다고 했다잖아요? 누구 아이를 도둑으로 몰아, 몰기는?"이라고까지 말했다.

아이의 자전거를 뺏으려 들었던 장면을 본 나로서는 그 엄마의 정말 어른답지 못한 행동에 실망했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고 작은 아이의 친엄마도 아닌 내가 끝까지 나서서 큰 아이 엄마와 서서 싸울수도 없는 노릇이라 자전거 주인인 어린 아이에게 자전거를 쥐어주면서 늦기전에 얼른 들어가거라 라며 아이를 보내주는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 학생과 엄마를 보면서 과연 이러한 부모의 행동이 학생을 위한 바른 교육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 또한 집에서 아이들에게 그동안 어떻게 가르켜 왔는지, 나는 아이들의 잘못을 지나치게 관대하게 봐주거나, 혹은 꾸중으로 다스리지 않고 감싸려고만 하지는 않았는지...
누구에게나 자식이 귀하지 않은 부모는 없다. 하지만 그릇된 자식사랑이 나중엔 어찌될지는 불보 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버릇없는 아이를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을 토대로 배우고 성장해 나간다. 따라서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바르게 서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며 아이의 태도나 행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일전에 내가 아는 한 가족은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그런데 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연세 드셔서도 부부 관계가 무척 안좋아서 자주 다투셨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서로 좋은 말을 쓰지 않으면서 매일 다투자 손주들이 그걸 보고 배웠던 모양이다. 

즉 아이들끼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투실 때 쓰던 언행을 따라 하고 심지어 욕설까지 하더라는 것이다. 급기야 아들 며느리가 부모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리며 아이들 교육상 분가하던지, 아니면 두분이 서로 화해 하시고 언행을 조심 하셨으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기에 이르렀다 한다. 
그제서야 할머니 할아버지가 두분의 실수를 깨닫고 서로간의 언행을 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내 자식 귀한건 누구나 다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올곧게 아이를 키울려면 그 아이가 바르게 가지 못할 때 따끔한 훈육을 할 줄 아는 부모 밑에서 올곧은 아이가 나올것이다.
우리 부모들, 아이들에게 올곧게 가르치되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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