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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요즘 카페라떼의 맛에 매료되셨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2012-09-25 23:19:27최종 업데이트 : 2012-09-25 23:19:27 작성자 : 시민기자   전화주

"엄마, 부모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듯싶어요."
"갑자기 왜?"
"엄마는 바깥일도 하시면서, 집안일도 하셔야 하잖아요. 난 일만하고 돌아오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던데."
"이제라도 알아주니 고맙네. 열심히 공부해 아들~"

지난 5월에 시작해, 커피 전문점에서 일한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초반에는 음료 만들기가 서툴러 열심히 주문만 받았던 나는, 대부분의 시간에 혼자 가게를 지킬 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
카페모카와 캐러멜 마키아토를 헷갈려 고객에게 된통 혼나기도 하고, 주문을 잘못 받아 음료가 잘못 나가기도 하는. 실수투성이 였지 하고 생각하면, 내가 참 대견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말 오후 세시에 출근하여 열시에 마무리를 하는 고된 일
. 남의 돈 벌기가 쉬울 리 있겠나마는, 그나마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는 친구들이 하는 다른 아르바이트들에 비해서는 편한 편이다. 직원의 고충을 잘 헤아려 주시고, 가족처럼 대해주시는 사장님 밑에서 있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식사 비용이 지급이 되지 않다보니, 가끔씩 굶고 일을 할 때가 있는데 그렇게 저녁을 굶은 날이면 저절로 볼멘소리가 나오곤 한다. 힘도 빠지고 기분도 축축 쳐지는 게 일이 더 고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편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일이 끝나면 어머니께 그만 두겠니 마니 하는 불평을 쏟아내곤 한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부모님께 벌려왔던 손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가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느낀 뒤로부터는 불필요한 지출도 많이 줄었다.

그 대신 아낀 돈으로 어머니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곤 한다.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는 아들을 두시고도, 돈이 아깝다며 오셔서 커피한잔 드시지 않으셨던 어머니. 내가 하는 가게가 아니기에, 어머니께 무료로 커피를 드릴 수는 없었지만 사드리고 싶어 오시라 했었지만 끝까지 사양 하셨는데, 결국엔 어머니께 아이스 라떼 한잔을 대접해 드렸다

어머니는 요즘 카페라떼의 맛에 매료되셨다_1
어머니는 요즘 카페라떼의 그 씁슬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 매료되셨다.

가시면서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왜 몰랐을까? 하고 좋아하시던 어머니.
평소에 드시고 싶으셨던 것들을 여쭤보아 햄버거가 드시고 싶으시다 하실 때는 어머니와 가까운 롯데리아에 가기도 하고, 비싼 뷔페를 사드리기도 했다. 이렇게라도 어머니께 힘이 되어드리고 싶었다고나 할까.

기계들로 시끄러운 공장 일에 집안일 까지 하시느라 어머니는 항상 힘들어 하셨다. 나는 번 돈을 나를 위해 쓴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우리 남매, 가정을 위해 쓰시느라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한없이 아끼시는 것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GOD'어머님께' 라는 노래 가사 말처럼, 자식을 위해 거짓말을 하시면서도 하나라도 더 먹이시려 하셨던 어머니. 요즘 들어 많이 우울해 하시고 힘들어 하시는데, 그래서 힘내시라고 일부러 더 애교도 부리고 한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모님의 그림자를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 특히 부모님의 카드로 자신이 구입한 옷을 자랑하는 친구를 볼 때면, 언제쯤 철이 들까 싶기도 한다.
학업에 매진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면, 아니 그럴지라도.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커피 사먹을 돈, 담배 구입할 돈을 아껴서 부모님과 소소한 데이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돈을 많이 쓰지 않더라도, 부모님께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사회생활을 조금 일찍 시작해 보면서 느꼈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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