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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솜사탕 만들어 줄께~
2012-09-25 23:55:47최종 업데이트 : 2012-09-25 23:55:4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승화

아이들을 일년 동안 가르치면서 일년 내내 내가 가르치게 되는 동요는 아주 많다. 계획안에는 일주일에 한 개의 노래를 가르친다고 하지만 수업하다 보면 더 많은 노래를 가르쳐주게 된다. 그 많은 노래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솜사탕'이라는 동요이다. 지금도 아이들과 가을소풍을 기대하며 가을 노래와 더불어 솜사탕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뭇가지에 실처럼 날아든 솜사탕~ 하얀 눈처럼 희고도 깨끗한 솜사탕~'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노래를 따라 부른다. 이 동요는 발랄하고 솜사탕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멜로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쉽게 따라 부르게 되는 것 같다. 
솜사탕을 언제 먹어보았냐고 물어보니 놀이동산에 가서 엄마가 사줘서 먹어보았다고 했다. 여섯 살인데도 아직 솜사탕을 구경만 했지 먹어보지 못했다는 아이도 있었다. 아마 몸에 좋은 음식이 아니라 부모님이 사주시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 솜사탕을 먹는 날은 운동회 날이었다.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솜사탕을 흔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가게에서는 솜사탕을 팔지 않았으며 솜사탕을 파는 읍내까지는 외출을 하지 않았으니 내가 다니던 학교에 행사가 있으면 찾아오는 솜사탕 아저씨 밖에 볼 수가 없었다. 
솜사탕 아저씨가 오면 아이들은 모두 몰려들어 하나씩 사서 맛보게 된다. 나도 그 아이들 중의 한명이었고 조금이라도 더 큰 솜사탕을 고르려고 눈으로 열심히 비교하기도 했다. 

나들이가 시작되는 봄과도 잘 어울리지만 나는 이러한 추억 때문인지 솜사탕을 보면 가을 운동회가 떠오르며 즐겁게 운동회를 하는 장면과 더불어 파랗고 높은 가을 하늘에 떠가는 구름도 떠오르게 된다. 
구름과 비교가 되는 솜사탕을 아이들에게 나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니 아이들도 먹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마침 우리 원에 솜사탕을 만드는 기계가 있는데 오늘은 준비가 안됐으니 내일 꼭 만들어 주겠노라 약속했다. 아마 오늘 집에 돌아간 우리반 아이들은 내일 유치원에서 먹을 솜사탕을 떠오르며 잠들지도 모른다. 

내일은 솜사탕 만들어 줄께~_1
내일은 솜사탕 만들어 줄께~_1

이러한 솜사탕을 누가 만들었고 언제부터 먹게 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외국에서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요즘에는 내가 먹던 하얀 색깔 뿐 아니라 노랑색과 분홍색 등 여러 색의 솜사탕이 판매된다. 그래서 무슨 색을 먹을지 한참 고민하지만 맛 차이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유치원에 있는 솜사탕을 만드는 기계를 보면 중앙에 설탕을 넣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곳의 밑에는 가스를 사용하여 계속 가열을 해주어 아주 뜨겁기 때문에 설탕은 녹아서 액체 상태로 된다. 설탕이 녹아서 담겨지는 용기는 전동기와 연결이 되어 아주 빠른 속도로 회전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용기의 외부는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촘촘히 뚫려있다. 용기의 회전으로 인해 원심력이 발생하여 설탕 액들은 외벽에 몰리게 되고 구멍을 통하여 가는 실처럼 외부로 뿜어져 나온다. 용기의 밖으로 빠져나오면 급격히 냉각되면서 굳게 되고 막대를 이용하여 돌돌 말면 솜사탕이 된다.

참 간단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참 신기한 솜사탕이다. 솜사탕을 먹을 때 손에서 녹아서 끈적해지고 입 근처에 설탕이 묻어 지저분해져서 엄마들이 싫어한다. 무엇보다 설탕이기에 이가 썩을까 걱정한다. 
솜사탕 먹고 손씻고 양치를 시키면 되니 아이들의 행복함을 위해 나는 내일 솜사탕을 만들어줄 것이다. 우리반 아이들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니 한번쯤은 동심으로 가득한 솜사탕의 달콤함을 맛보게 해주고 싶다.

이승화, 솜사탕, 추억, 달콤함.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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