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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더 외로운 분들이 계시답니다
수원시민 여러분, 다함께 이웃도 돌보는 명절이시길...
2012-09-26 01:34:00최종 업데이트 : 2012-09-26 01:34:00 작성자 : 시민기자   유남규
2주전쯤에 추석을 맞아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기증품을 전해드리러 모 복지시설에 갔었는데 그곳 관계자님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는 다른 때는 잘 찾아오지 않던 사람들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혹은 선거때 집중적으로 찾아와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그럴때만 와서 사진 찍자고 하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요즘 시설에 계신 분들은 차라리 예전처럼 사진찍기 위해서 오는 것조차도 좋으니 많이나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사람들이 안 찾아왔으면 그런 바램마저 가지고 있을까.
또한 그동안 우리는 그저 회사의 일로 의례적으로 성금품을 전달하러 왔었던거지만 시설에 계신분들은 얼마나 사람을 그리워 하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명절이 더 외로운 분들이 계시답니다_1
명절이 더 외로운 분들이 계시답니다_1

이번달 30일이 추석이니 이제는 4일밖에 안남았다. 
추석날 고향에 가면 가족친지가 함께 모여 도란도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며, 가족이라는 끈을 더욱 단단히 하는 아름다운 정경은 우리 인생이 더욱 빛을 발하게 해 주는 명절의 참의미인 것 같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 막힌다 하더라도 짜증대신 우리네 어머니들이 정성껏 준비하신 추석빔을 입고, 가래떡 치고, 빈대떡 등 전을 부치던 옛 모습의 어린 시절 기억이 되살아나 향수에 잠기며 흐뭇한 미소를 띠며 내려갈 것이다. 

대학 다니던 시절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호주의 외국인 학생은 가족과 친지에게 나눠줄 선물 보따리를 양손 가득 챙겨 들고 교통지옥을 향해 가는 모습이 훈훈하다며, 한국인의 추석나기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가족과 친지, 친구 사이의 유대감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은 유대감을 겉으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는데, 추석과 같은 명절이 되면 이런 기회를 핑계 삼아 선물을 주고받으며 유대감을 깊이 나누는것 같다는 말도 했다. 

맞는 말이었고, 그 학생의 분석이 나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시절이 너무나 어렵다 보니 이런 유대감도, 온정도 자꾸만 줄어들고 있다.  명절은 분명한데 선물 하나 고르는 데도 망설여지고, 고향 길마저 머뭇거려지는 사람들.  그것은 불우이웃 시설에 계신분들 아닐까 싶다.

우리 주변에는 고도성장의 물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그늘진 이웃이 많다. 또래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게임방에서 PC놀이를 하지만 불우아동시설에 수용된 아이들은 소외돼 있다. 지체장애인과 노인시설의 원생들도 찾는 사람없는 외진 곳에서 어두운 나날만 보내고 있다.
우리는 연말이면 일부에서 내는 성금에 의존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소득의 1%를 기부하는  1%기부클럽이 보편화돼 있어서, 나눔의 문화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그리고 사회에 대한 책임과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은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 사랑의 나눔이고, 작은 정성이 태산을 이루는것 아닐까. 
사랑은 나누는 만큼 값지고, 베푼 만큼 그 뜻이 기쁨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은 가장 평범한 진리이다.  미국이 잘 사는 나라로 부러움을 사는 것도 바로 더불어 사는 사회, 즉 내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 작은 도움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격려가 된다는 것을 인생의 보람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가 아닐까?

내가 학창시절에 들었던 유명한 일본의 '우동 한그릇'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섣달 그믐날, 일본의 조그만 우동집에 두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돈이 적어 우동 1인분을 주문했음에도 여주인은 우동 일인분 반을 삶아주었다. 주인의 배려 덕분에 넉넉하게 받은 우동을 세모자는 맛있게 먹고 1인분의 값을 지불한뒤 사라졌다. 
1년이 흘러 다시 섣달 그믐. 또 들어온 1년전의 세 사람.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세 모자가 이야기하는 가슴어린 사연에 주인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나 2년이 지나도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20년 정도 지난 어느날, 정장을 한 두 청년이 들어오고 한 부인이 뒤따라와 "저, 우동 3인분 주세요"라고 주문을 한다. 그 말을 들은 여주인의 눈에는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그 날의 젊은 엄마와 어린 두 아들의 모습이 눈앞의 세 사람과 겹쳐진다. 매년 섣달 그믐날 밤, 모자 셋이서 먹던 그때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세 사람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아서 형은 의사로, 동생은 은행원으로 성공한 것이다.

사소한 이웃사랑과 나눔의 정신, 그런 작은 사랑조차도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수 있음을 알수 있는 일이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 우리 수원시민 모든분들 다함께 다같이 더 나누고 이웃도 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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