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1주일도 안 남았다. 해마다 추석이나 설만 되면 뉴스에서는 명절날 귀성객이 3천500만명이네 어쩌네 하면서 우리 민족의 대이동을 실감나게 보도해 주곤 한다. 도대체 시골 고향땅에 무엇이 있기에 _1 추석 연휴, 송편을 나눠 먹으며 오손도손 이야기 할수 있는 비롯 짧은 만남이지만 고향으로 가는 자식들은 누구나 한가지 공통된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가슴에 손을 얹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맘에 없는 거짓말을 얼마만큼 했던가를 떠올려 볼 것이다. 과연 부모님은 말씀대로 아픈데 없이 건강하실까, 그리고 나는 엄마가 어떻게 지내느냐는 안부물음에 한치의 거짓도 없이 있는 그대로 대답해 드렸던가. 우리는 늘 부모님께 건강하시냐고 여쭙지만 웬만해서 "나 아프다"고 하시는 부모님 안 계신다. 또한 "잘 지내냐"고 물으시는 부모에게 "저, 요즘 살기 힘들어 죽겠어요"라고 하는 자식도 없다. 모두 다 "염려 말어라. 늬덜이나 잘 살거라" 하시던지 "네, 잘 살고 있어요. 아이들도 공부 잘해요 엄마."라 고 하는게 인사다. 하지만 고향을 찾아온 자식을 살피는 부모의 눈빛은 겉다르고 속다르다 한다. 겉으론 반갑게 웃는 눈빛을 하셔도 속으로는 '야들이 도시에서 밥술이나 제대로 끓여 먹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감춘 채 수사관처럼 관찰해낸다. 카드빚이나 은행대출로 힘겨운 살림을 내색않고 잘 지내는양 웃고 떠들며 큰소리 떵떵쳐도 부모님의 눈은 언뜻언뜻 자식의 얼굴에 드리우고 스쳐가는 그늘을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비록 멀리 떨어져 내보낸 다 큰 자식이라도 내속으로 낳아 철들때까지 품안에서 키운 자식의 목소리, 눈빛의 숨은 속을 못 읽어내는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자식 형색만 보고도 살림형편 캐내는 데는 이력이 나있는 늙으신 부모님은 그걸 한눈에 알아보시는 노련한 본능이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부모와 형제 남매 가족들을 뵈올때는 거짓말 안해도 될만큼 진짜 넉넉한 살림이 되도록 항상 열심히들 살아보자. 고향에서 명절날 아들 딸 기다리시는 많은 아버님 어머님들도 "저희들 잘 살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진작부터 효도용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라는 사실을 알고 기뻐하시도록... 친정의 엄마와 아버지도 자식들한테 "나 아픈데 없이 잘 있다"고 사랑의 거짓말을 하셨으니까. 엄마와 아버지는 하늘의 뜻에 따라 아프실수밖에 없는것도 우리의 숙명이지만. 그래도, 가족은 거짓말을 해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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