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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나쁜 문화
화성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당한 황당한 기억
2012-09-19 23:30:17최종 업데이트 : 2012-09-19 23:30:17 작성자 : 시민기자   박나영
엊그제 방송 뉴스를 보다가 각기 다른 곳에서 발생한 2가지 소식을 듣고 '참, 어지간히들 한다'는 생각을 했다. 
살다 보면 화가 나는 경우도 있고, 또한 억울한 일도 있을수  있지만 우리는 정말 왜 스스로 화를 억누르고 다스리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그것이었다.

하나의 사건은 그저께 밤에 인천시 옹진군 연평파출소 앞에서 50세의 연평도 주민 남자가 예전에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관에게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됐다는 사실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자신의 갤로퍼 승용차를 몰고 파출소 출입문으로 돌진한 사건이었다. 그 때문에 파출소 출입문이 파손됐고 유리창 일부가 깨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렇게 하기 전에 이미 파출소로 찾아가 근무 경관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음주운전 사고 처리에 대해 불만을 표출시켰다는 것이다. 

경찰관이 누가 미워서 그렇게 처리했을까. 또한 자신의 음주운전으로 어느 소중한 가정의 가장이나 혹은 자녀를 치어 죽게 할수도 있었는데, 그 경찰관 덕분에 그런 사고를 미연에 막은건 아닌지 왜 생각을 못한채 당장 자신이 입을 벌칙에 대해서만 불만을 가지고 그럴까.
참, 정신 나간 사람이다.

또한 경남 진주에서는 중장비 기사가 자신의 포크레인을 몰고 경찰서의 한 지구대로 찾아가 포크레인으로 파출소 앞에 주차된 순찰차를 내리찍은 뒤 거꾸로 들어 지구대 벽면을 향해 여러차례 내던졌다고 한다.
뉴스의 화면을 보니 정말 예삿일이 아니었다. 흔한 말로 난리도 아니었다. 거대한 포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순찰차를 내리 찍어 휴지조각을 만들어 버렸다.  덕분에 순찰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이 나면서 부서졌다.

이 뉴스를 보면서 완전 외국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정말 영화를 볼때마다 참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해 봤는데 이런 기막힌 일들이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나다니. 
왜들 그렇게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분풀이와 복수심만 가득하고, 잘못을 모른채 분노만 키우는걸까. 왜 갈수록 사람들인 극단적인 행동을 할까.

지난 휴일에 아이들과 세계문화유산 화성에 갔었다. 마침 날이 무척 더워 동북공심돈 쪽에서 그늘 아래 쉬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났다. 아이들이 일순간 코를 막으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시민기자도 담배 냄새를 무척 싫어하기 때문에 그 냄새가 역겨웠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나쁜 문화_1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나쁜 문화_1

그때 누군가 옆에서 "여기는 담배 피우시면 안되는데요"라고 정중하게 말하자 순간 그 남자는 마치 주먹이라도 휘두를 태세로 노려보다가 담뱃불을 바닥에 확 패대기 치면서 "당신이 나한테 담배 한갑 사주기나 해봤어?"라며 반말을 던지고 눈을 부라리는게 아닌가.
주의를 준 남자도 당황했음은 물론 옆에 있던 우리도 너무나 놀라고 황당해서 자리를 뜨고야 말았다.
적반하장도 이만저만이 어니었고 기가 막혔다. 세상이 너무나 험악했다.

오래전 사례를 하나 들어 보자.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져 있을 때의 일이다. 동독 사람들이 쓰레기 더미를 서 베를린 진영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서 베를린 사람들은 그 쓰레기를 다시 동독으로 보내지 않고 오히려 통조림과 쉽게 부패하지 않을 식량을 동독 쪽에 쌓아 놓은 후, 그 곁에 "사람은 각각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준다"는 표지판을 세워두었다고 한다. 
참 대단한 아량과 이해심이 아닐수 없다.
우리는 자기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고 그 난리를 치는데, 이 서독 사람들은 상대방의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조차 그대로 용서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배려까지 하다니. 

요즘은 잘못을 모르는 뻔뻔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잘못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이 지나쳐 비판할 그 대상과 사실보다도 더 잔인하고 날카로운 비난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이 비난은 또 다른 폭력으로 변해 실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칼릴 지브란'은 그의 시 '예언자'에서 '그대의 육체는 그대 영혼의 현악기. 그것으로 감미로운 음악이 울릴 것인지, 또는 혼란스런 음을 낼 것인지는 그대에게 달린 일'이라고 노래했다. 
끊임없이 보도되는 우리 사회의 각종 비리와 범죄와 폭력, 그리고 이웃간의 배려 없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쉽게 분노를 쏟아낸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채 무작정 내가 옳다거나, 왜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냐는 투정을 부리는 식의 막무가내식 분노의 표현은 우리 사회를 폭력적 세상으로 끌고 갈 것이다.
그러나 분노를 표출하기보다 내 잘못을 먼저 되돌아 보고,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아량과 배려를 기대해 보며, 자기 자신 속에 담긴 아름다운 영혼의 음악을 찾아 낸다면, 세상은 도리어 훨씬 더 밝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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