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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줄이는 지혜
마음속에 스마일 쿠션 하나 넣어가지고 다니기
2012-09-23 23:15:33최종 업데이트 : 2012-09-23 23:15:33 작성자 : 시민기자   최종훈

생각잖은 아주 작은 일로 아내와 심하게 다툰건 며칠 전이다. 큰애가 쓸데없이 버릇처럼 한숨을 자꾸 쉬자 아내가 아이를 불러 세워놓고 "왜 복 나가게 자꾸 한숨이냐?"고 꾸중을 했다. 아이는 중간고사가 다가오는데 학습 능률이 오르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그랬다며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내와 다투던 날, 아침에 출근준비 하는데 아내가 연신 한숨을 자꾸 쉬는게 아닌가. 
처음에는 그냥 우연히 나온것이려니 하고 넘어가려 했으나 연신 한숨을 내 쉬었다. 듣다 못한 내가 "아니 여보, 아이더러는 왜 한숨을 자꾸 쉬냐고 타박을 해 놓고는 정작 어른인 당신이 계속 한숨이야?"라며 약간 핀잔투로 한마디 했다.

나는 그냥 듣기 거북해서 한 소리고, 아내도 잘못을 깨닫고 "미안해요, 고칠께요"라고 할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아내는 오히려 날더러 큰소리를 버럭 내는게 아닌가.
"당신은 직장 혼자 다녀요? 나도 출근 해야잖아요. 그런데 나좀 도와주면 안돼요? 아침부터 와이셔츠 안 다려져 있다고 한마디, 양말에 왜 짝이 안 맞냐고 또 한마디... 거기까지는 참았는데 치약 다 떨어졌다고 소리치면 날더러 어쩌란 말예요?"

부부싸움을 줄이는 지혜_1
부부싸움을 줄이는 지혜_1

아내의 의외의 반격에 일단 멈칫했다.
"와이셔츠는 당신도 다릴수 있잖아요. 짝이 안맞는 양말은 내가 빨래를 개다가 우연히 안맞은게 접혀져 있을수 있으니까 당신이 짝 맞는걸로 좀 찾아 신으면 안돼요? 양말 접혀져 있는 옷장 서랍 알잖아요. 그리고 치약이 떨어졌다구요? 저기 욕실도구함에 들어 있는거 꺼내 쓰면 될일인데 굳이 날더러 그러면 어쩌라구요. 나는 몸이 열 개라도 되는줄 알아요? 너무 속상해서 한숨 쉬었어요. 이제 해명이 됐어요?"

아내의 나름 이유있는 설명에 이해는 됐지만 나는 "그렇게 한숨 쉬기 전에 날더러 직접 좀 해주세요라고 할수 있는거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자 아내는 "그 정도도 몰라서 일일이 말해야 하냐구요. 어린애도 아니고 참 내."라며 또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말이 길어질것 같고, 출근시간에 더 이상 입씨름 할수 없어 일단 가방부터 챙겼다. 그리고 뒤통수에서 날아온 말.
"그러니 당신도 한숨나오게 좀 하지 말아줘요. 속도 모르면서 참 내..."

아내 말이 채 끝나기 나는 이미 양말을 찾아 신었고 가방을 들고 나갈 채비를 마쳤다. 이건 더 듣나마나 나의 백전백패가 맞았다. 다만 나는 왜 미리 얘기를 안해줬냐는 아쉬움이 컸었고.
사실 그날따라 나도 좀 바빴고, 평소처럼 늘 준비돼 있던게 안 돼있으니 무의식중에 아내더러 물었던건데, 그게 지나치게 아내를 마치 식모 다루듯 하는 소리로 들렸나보다.

출근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내로서는 화가 날만도 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그랬다. 그래서 일단 문자로 "여보, 미안해"라고 날렸다. 곧바로 날아온 답장 "알면 됐어요"
여전히 화가 덜 풀린 모양이었다. 
저녁에 집에 가서 다시 사과한걸로 그날 일은 거기서 해결이 됐다.

성격과 자라온 환경이 다른 사람끼리 만나서 살다보면 한번도 다투지 않고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하면서 싸우고 미워하면서 싸우고 싸울 일이 있어 싸우지만 지나고 보면 왜 싸웠는지도 모르고 싸우는 것이 우리들이다. 
아침부터 다투다보면 온종일 의욕이 떨어져 그 날은 완전히 잡치는 경우도 있어 싸울 일이 있으면 아침은 피하고 저녁에 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지만 그것이 지켜졌다는 얘기는 아직껏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 얼마후 친구와 우연히 통화를 하던중 부부싸움 이야기를 했더니 이녀석이 파안대소를 하면서 "네놈 성격 아직도 못고쳤구나"라면서 자기의 사례를 들려줬다.
친구는 승용차 조수석 앞에 십자수로 만든 스마일 그림이 그려있는 악세사리 방석을 걸어두고 다닌다고 했다. 그걸 걸어 놓고 다니면서 쳐다보면 항상 웃는 얼굴의 악세사리 덕분에 본인도 늘 기분이 좋아지고 덩달아 그 덕분에 아내와 부부싸움도 훨씬 줄어들었다고 한다.

친구도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열을 올리다보면 자기 자신이 미워지기까지 한적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날더러 그런 스마일 쿠션을 앞에 걸어 놓고 다니라고 알려줬다. 효과 만점이라며.
그러고 보니 가끔 버스를 타거나 택시안에서 운전석 옆에 기도하는 소녀의 그림을 본게 생각났다. 어린 소녀가 두 손 모아 기도하고 그 밑에는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이 씌어있다. 이 그림을 보며 운전자는 가족을 생각하고 안전운행에 힘쓴다는 것이다.

차 안에 그런 소품도 중요하지만, 나는 내 마음속에 그런 스마일 쿠션 하나 넣어가지고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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