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분수를 아는 소비
2012-09-24 01:43:27최종 업데이트 : 2012-09-24 01:43: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나는 개인적으로 신용카드가 4장이나 있다. 1장을 제외한 나머지 3장은 모두 다 사용치 않는 것들이고 이 3장 모두 은행권에 근무하는 친구와 친척의 부탁으로 어쩔수 없이 만든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없애 버리고 싶지만 은행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의 입장을 생각해서 1, 2년 가지고 있기 위해 어쩔수 없이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 버리고, 또한 가입했다가 쓰지도 않으면서 1, 2년씩 들고 있다가 폐기처분한게 지금까지 수십장도 넘을 것이다. 이는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너나 할것 없이 다같이 경험해본 일일 것이다.
자랑할 바는 아니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나는 그렇게 수많은 신용카드를 만들고 버리고를 반복했지만 단 한번도 지갑에 있는 여러장의 신용카드를 과잉 사용해서 부채가 늘어나거나 생활에 곤궁을 겪은적은 없다.

분수를 아는 소비_1
분수를 아는 소비_1

즉 신용카드 과다 사용으로 낭패를 당하거나 돌려막기 같은 것을 해본적이 없을만큼 나름대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온 셈이다.
지금도 누군가 지인이 신용카드 발급 실적 때문에 가입해 달라고 하면 기꺼이 만들어 줄수 있다. 나는 결코 과소비 하지 않으며, 신용카드를 함부로 쓰다가 다른 카드로 돌려막기를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위에서 보면 직장 선후배니 친지들 중에 아직 조금 젊은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 주부들중에도 손에 쥐어진 신용카드를 함부로 쓰는 사람이 적잖다.
얼마전에는 멀지도 않은, 바로 우리 처갓집에서 처조카가 그런 일로 돈을 엄청나게 써서 난리가 났다.
대학에 다니는 처조카는 당연히 경제력이 없다. 그런데 집과 떨어져 멀리서 대학에 다니다 보니 급박하게 돈 쓸일이 생길 경우 사용하라며 아버지인 처남이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어 준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처조카는 그것을 아버지만 믿고 여기저기 펑펑 썼던 모양이다.

결국 그 액수를 감당치 못해 연체에 연체가 붙어 이자와 원금이 눈덩이가 되고, 결국에는 집안에 알려져 당장 학교 때려치고 군대 가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이런 대학생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젊은이들이 신용카드로 아무리 많은 돈을 긁어 댔어도 부모 입장에서 앞날이 구만리 같은 자식을 신용불량자로 만들 수 없기에 부모가 결국에는 돈을 갚아주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회사로써는 대학생들이 그야말로 알짜 고객인 셈인데 처조카가 그 꼴이 된것이다.
우리 속담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 신용카드를 보면 에누리 없이 외상으로 소 잡아먹는다는 속담과 아주 정확히 일치함을 느낄수 있다. 
이런 과소비의 끝에는 카드 빚만 남게 되고, 그 결과 범죄로 이어지거나 가정불화 등으로 집안이 뒤집히는 처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각종 사건들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후 그걸 갚을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어처구니 없는 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히는 뉴스를 자주 듣는다.
강도, 절도, 납치, 자살 등 많은 사건 배경에 이 플라스틱 머니인 신용카드 빚이 자리잡고  있으니 이는 결국 망국병이 아니고 무엇일까. 

일본은 흔히 '나라는 부자지만 개인은 가난하다'고 한다. 일본은 세계 제1위의 채권국이며 미국 다음 가는 경제 규모와 국민소득도 이미 3만달러가 넘어 세계 최상위권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도 가난한 일본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개인이 분수를 지키고 소비 보다 저축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수에 넘치는 소비는 가정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저축을 막게 되니 결국 기업들의 다른 투자 활동마져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다. 

수원시민 여러분, 지금 당장 지갑 한번 열어 보셨으면 좋겠다. 그 안에 여러장의 신용카드가 들어있을텐데, 혹시 시민들중에 그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자신이 없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 즉시 지갑속의 신용카드는 가장 중요한거 하나만 남기고 죄다 꺼내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서 폐기처분 하실것을 권해 드리고 싶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