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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는 송편이 최고
2013-09-15 09:11:36최종 업데이트 : 2013-09-15 09:11:3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추석을 앞두고 어제 주말 못골 시장에 나가보았다. 점심때가 다 되어 남문으로 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느긋한 마음으로 나갔는데 권선동에서 남문까지 나가는 것이 평소보다 곱절이나 시간이 더 소비되었다. 법원사거리를 지나 차량이 많음이 느껴지더니 빈센트 병원 가까이 갔을 때부터는 자전거 타고 가는 속도보다도 못하게 천천히 갔다. 

못골 시장 입구에서 하차했다. 버스정류장부터 시장 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내리는 승객과 장에 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지글지글 기름에 구워내는 호떡을 기다리는 긴 줄이 입구에 늘어섰다. 

추석에는 송편이 최고_2
추석에는 송편이 최고_2

안으로 들어가니 제수 장거리를 장만하는 주부들과 주말을 맞아 식구들이 함께 나온 일행들이 보이고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제각기 큰 목소리로 손님을 끌기위하여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가을의 태양보다 더 붉은 사과, 수박만큼 큰 먹음직스런 배, 바구니마다 담아 쌓아 올린 모습이 묘기에 가깝다. 뽀얀 속살을 드러내고 얌전히 손님을 맞고 있는 동탯살, 싱싱하고 물 좋은 생선들이 상인의 손에서 바쁘게 주부의 손으로 옮겨간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후각을 자극하는 것은 색깔별로 꽂아 만든 꼬지며 산적 등 튀김 음식들이다. 새 기름으로 튀겼는지 고구마 튀김옷이 선명하고 깔끔하다. 한입 베어 물어보니 바삭함과 고소함에 살살 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인파에 밀려다니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다른 때 같으면 상상도 못했을텐데 혼자만의 모습이 아니라 이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전통시장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다.

입구에서 끝까지 인파에 떠밀려 대충 훑어보았다. 아침을 걸러 허기진 속도 튀김으로 대강 벌충하여 바쁠 것도 없고 급할 것도 없는 본격적인 시장 구경이다. 

요즘은 추석이라도 가정에서 음식을 많이 만들지 않고 대형 할인점이나 전통시장을 이용하여 간편하게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어른들이 계신 가정에서도 오랜만에 오는 며느리의 짐을 덜어주고 음식 만드는 시간에 가족 간의 유대강화 하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롓상도 전문 업체에 주문하여 상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어떤 것이 조상님을 더 위하고 명절의 의미를 더 뜻있게 보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가정마다 풍속이 다르고 스타일이 다른 다양화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 

추석에는 송편이 최고_1
추석에는 송편이 최고_1

다양화에 힘입어 송편 색깔도 여러 가지다. 검은 쌀을 갈아서 만든 짙은 회색의 송편, 포돗물을 입힌 보라송편, 호박으로 노란색 반죽을 만들고 파프리카물을 들인 붉은송편, 쑥으로 만든 쑥송편은 너무나 일반적인 송편이 되었다. 쫀득쫀득 맛있는 색색깔의 송편의 소도 깨와 설탕을 넣어 만든 꿀송편, 햇콩으로 만든 콩송편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윤이 반짝반짝나는 송편을 열심히 팔고 있는 상인은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집 송편은 다른 집 송편하고 비교하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우리는 이것들 쑥이며 다 제철에 뜯어놨다가 천연의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영양이나 건강에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지. 먹어보라고." 먹어보라고 보라송편을 건네준다. 왠지 포도맛이 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한 입 베어 물어보니 달콤한 꿀맛이 더 먼저 느껴진다. 정말 쫀득쫀득 입에 착착 감긴다. 

"아직 추석이 며칠 남았으니까 작년 보다 더 매출이 더 좋을지 어떨지 지나봐야지. 대목이라도 예전보다는 많이 못하지. 이렇게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떡을 빵에 비교가 되나.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빵이다 케익이다 이런 것들을 더 좋아하니 추석에는 그래도 송편을 먹어줘야 명절 같지."한다. 

단지 시장 구경과 간식으로 점심을 때울 요량으로 나갔던 못골시장이었는데 짧은 시간동안 많이도 샀다. 돌아와 장바구니를 쏟아내니 먹고 남긴 튀김 몇 개부터 알록달록 송편, 작은 아이가 좋아하는 영양 꿀떡, 손바닥보다 더 큰 손두부, 깻잎, 호박, 자두, 호떡까지 작은 장을 만들었다.

벌써 마음은 시골집 주방과 마당을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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