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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꽁꽁 숨길 필요가 있나요?
2012-09-15 15:16:18최종 업데이트 : 2012-09-15 15:16:18 작성자 : 시민기자   권정예

꼭 드러 내 놓고 자랑할 만한 것은 못 되지만, 그렇다고 굳이 꽁꽁 숨길 필요도 없는 것들이 있다.
사람들이 잘 드러내지 않으려는 치질 같은 질병, 두터운 뱃살, 방귀, 여성들의 속옷과 생리대 같은 것들.
하지만 이중 어느것도 우리 생활과 밀접하지 않는 것이 없다. 살다 보면 질병에 걸릴수도 있고, 역시 살다 보면 뱃살이 두둑해 질수도 있다. 먹고 나면 가스가 차니 방귀도 나오는 것이고 속옷이야말로 안 입을수 없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생리대는 유난히 여성들이 지나치게 감추려고 하는 품목에 드는 것중 하나다. 
성숙한 여성들이라면 한달에 한번씩, 그리고 40년동안 꼬박 겪어야 하는게 바로 이 '생리'라는 현상이다. 생리는 단순히 임신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징후일뿐 아니라 여성성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폐경기 여성들은 그 홀가분함보다는 그것이 주는 우울함에 더 힘들어진다고 한다. 

생리, 꽁꽁 숨길 필요가 있나요?_1
생리, 꽁꽁 숨길 필요가 있나요?_1

남성들은 상상조차 할수 없을 정도로, 생리 전후에는 갖가지 말 못할 고통들이 많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생리는 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이니 여성들에게 그 의미는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것 같다.
덕분에 요즘은 법률상 생리 휴가가 생겨났고 수영장에서는 생리할인도 해준다. 또한 현대는 출산을 장려하는 시대이니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여성들의 생리는 고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그정도로  세상은 많이 달라졌고 여성들의 인격적 지위는 많이 높아졌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여성에 대해 보이지 않는 편견이 남아있다. 그리고 그런 편견은 오히려 우리 여성들 스스로 만들고 있는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즉 아직도 생리는 낯부끄러운 현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 생리대를 사러 마트에 갔다. 마트에서 다른 생필품을 사고 마지막으로 내가 평소에 쓰던 생리대 제품을 사서 쇼핑 바구니에 털썩 얹어 놓았다.
물론 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우연찮게 그것이 쇼핑 바구니 맨 위에 올라가 있다 보니 누가 봐도 한눈에 그게 생리대임을 알수 있었고, 생리대가 눈앞에 떡하니 보이게 돼 있었다.\

그리고 바구니를 들고 계산대 앞에 줄을 섰더니만 캐셔 담당 아주머니께서 "봉투 드릴까요?"라고 물으시길래 물건도 많지 않아 그냥 핸드백에 넣고 일부는 들고 갈 생각으로 "아니에요. 괜찮아요"라며 물건을 받아들려는 찰나.
캐셔 아줌마는 다른 물건은 그냥 놔둔채 생리대만 쏙 집어들어 바로 옆에 있던 조그만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주시는게 아닌가.
대형 마트에서는 1회용 비닐 봉지를 무상으로 주지 못하게 돼 있기에 나는 봉지는 필요 없다고 말을 했던건데, 그 분은 그 큰 봉지 대신 그냥 옆에 있던 조그만 봉지에 한사코 생리대를 담아 주신 것이다.

물론 나는 그분이 왜 그렇게 까지 배려해 주시는지 알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괜찮은데요 뭐. 이게 뭐 어떤가요?" 하는 마음이었다. 
나는 항상 평소에도 그런식으로 생리대를 구입했는데 또 한번은 다른 곳에서는 비닐봉지를 주시지는 않았지만 "잠시만요"라더니 신문지로 네모나게 생리대를 포장해 주시는 분도 계셨다. 

두 경우 모두 다 나를 생각해 주신 고마운 분들이었기에 나는 그렇게까지 마음을 써준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한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여성들이 스스로 너무나 여성스럽게만 보이려고 하고, 너무나 그런걸 숨기려고만 하는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다.

결국 이런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은 남성들에게 "우리는 연약한 여자예요"라는 편견만 줄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 스스로 이렇게 숨기고, 어려워 하고 피하려 하는 모습을 보인인다면 결국에는 아무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여성들의 이런 부분에 대해 수군거리게 만드는 요인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여성들이 여성에 관한 어떤 많은 부분들에 대해 스스로 여성임을 강조하려거나, 일부러 지나치게 숨기려 하거나, 혹은 여성다움을 말하려다가 그게 지나쳐 결국에는 여성에 대한 편견적 고정관념만 남게 할수도 있으므로 이런 부분들도 이제는 열어 놓고 터 놓고 생활속으로 드러 내 놓고 지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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