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한 마리가 우리에게 준 교훈
젊은 사람으로써 어르신으로부터 배운 두가지 교훈
2012-09-21 14:43:27최종 업데이트 : 2012-09-21 14:43:2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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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때문에 고향에 갔던 지난 주말이었다. 토요일 오후에 마을 전체가 법석을 떨고 다들 분주했다. 이유는 한 귀농자가 기르던 송아지가 집을 나갔다고 해서 그 송아지를 찾느라 난리 법석을 피운 것이다. 이 귀농자는 그래도 도시에서 명문대학도 나오고 상당히 잘나가던 사람이었지만 뜻한바 있어 농촌으로 돌아온 고향 후배였다. 송아지 한 마리가 우리에게 준 교훈_1 "그래서는 그눔 절대 못잡어. 아, 어미소를 갖다 놓으면 될 것을 왜 그렇게 헛심을 빼고들 있능겨? 답답한 사람들..." 어르신의 해법은 송아지 주인에게 전해지게 되었고, 집주인은 속는 셈 치고 당장 어미 소를 집에서 끌고 나와 송아지가 볼 수 있을만한 동네 논 한가운데 매어 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어미 소가 몇 번 "음머~ 음머~"하고 울자 가출 송아지는 채 10분도 안 돼 어디선가 나타나 어미 소 옆으로 폴짝폴짝 뛰어 다가오는 게 아닌가. 이솝 우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찾아도 발견 못한 그 녀석은 산기슭 아래 냇가에서 튀어 나온 것이다. 송아지 주인의 얼굴은 그야말로 기쁨 감격 환희 그 자체였다. 이 일을 보면서 인생의 교훈으로 다가 왔다. 그 교훈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노인의 인생의 경륜과 함께, 명문대까지 나온 젊은 귀농인은 초등학교도 채 나오지 못한 나이 드신 노인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인생과 농업의 대선배이신 그분의 조언을 받아들인 겸손함이었다. 즉 우리는 항상 나의 입장만 내세우고 입에 침이 튀도록 내 이야기만 할 줄 알지 다른 사람의 의견에는 잘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 촌로의 의견을 즉각 받아들이고 그렇게 한 귀농인의 겸손함과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진정한 자세,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믿어 주는 신뢰, 이거야 말로 그래도 젊은 축에 드는 나도 크게 깨달은 일이었고,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줄 일이었다. 그리고 둘째는 우리의 마음을 항상 열어두자는 것이다. 송아지는 언제든지 자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어미 소에게 바로 돌아왔다. 내 주변의 누가 잘못을 했거나 실수를 했거나, 혹은 잠깐 '딴 짓'을 했다 하더라도 우린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나 단체에서 이 일탈한 사람을 따사로이 맞아 주는 혜량을 베풀어 보자. 이 역시 우리가 인생살이를 하면서 가정에서 배우자와 자녀들을, 직장에서 부하 직원을, 사회에서 만난 지인들에게 항상 베풂과 용서와 이해의 마음을 가지고 받아들여 주는 넓은 혜량이 그것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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