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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파 뿌리 될때까지
10년만에 이혼율이 3분의 1이나 줄었다는 뉴스를 듣고
2012-09-21 00:12:28최종 업데이트 : 2012-09-21 00:12:28 작성자 : 시민기자   오새리

집에서 저녁 식사후 설저리를 마친 뒤 9시 뉴스를 틀기가 겁났다. 너무 험악한 뉴스, 대형 사고, 폭탄테러, 자살, 살인사건, 성폭행 뉴스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뉴스를 볼때 아이들을 나오라고 해서 같이 들었으나 언제부턴가 뉴스를 들을때는 아이들을 모두 제 방으로 돌려 보내고 나 혼자만이 텔레비전 볼륨을 줄여 혼자 보게 되었다. 
역시 험악한 뉴스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엊그제 오랜만에 반가운 뉴스가 나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에서 이혼하는 부부들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내용이었다. 
작년에 모두 11만4천쌍의 부부가 이혼했다는데 이게 숫자로는 무려 22만명이 남남이 됐으니 참 많은 숫자이긴 하다. 그러나 그래도 10년 전에 비해선 3만건, 즉 4분의 1 이상 줄어든 수치라고 하니 무척 많은 이혼자를 막은 셈이다.

이혼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우리 가정의 해체가 줄어들어, 하루아침에 엄마 아빠와 헤어져야 하는 어린 아이들의 고통과 충격을 막을수 있다는 점에서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수삼일전에 친구로부터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부부가 30대엔 마주 보고 자고, 40대엔 천장을 보고 자고, 50대에 들어서는 등 돌리고 자고, 60대엔 각방을 쓰며 자는데, 70대에 들면 어디서 자는지조차도 모른다고 한다.
이는 40대만 넘어서면 우리나라 부부들이 부부관계도 멀리한채 각자 생활한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웃자고 표현한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역시 우스갯소리로 40대만 넘으면 남편들은 아내가 샤워하는 소리만 들려도 공포감을 느낀다는 말을 하니 이렇게 부부관계를 너무나 멀리 하는 일도 사실은 커다란 이혼사유가 된다는데 우리나라 남편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너무나들 무관심 한듯 하다.

IMF 위기시대가 지나가도 한국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이런 어려운 시대를 통과하면서 한국사회는 지금 40, 50대 백수가 부지기수로 생기고 직장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이태백들로 인해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다. 
서른이 넘도록 자립은 커녕 부모에게 얹혀사는 자식들을 대신해서 일터로 나가는 부부가 늘어났지만 그래도 우리 부부들은 서로를 아끼고 위로하며 의지하고 가정을 잘 꾸려가고 있다. 그덕분에 이혼자가 10년전보다 무려 3분지1이 줄어들은 것이다.

그래서 요즘 건강한 가정을 잘 꾸리며 사는 건강한 부부들을 위한 유머도 나왔다.
즉 요즘 들어서는 20대 부부는 서로 사랑하면서 살고, 30대 부부는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40대 부부는 참고 산다고 한다. 
그리고 50대 부부는 서로 포기하고 사는 것까지는 앞서와 비슷한데 "60대부터는 감정 세계가 확 달라져 서로 감싸며 살고, 70대에 들면 부부는 서로가 간호사가 되어 산다"고 했다. 정말이지 한 시대의 거울 같은 말들이다.

사실 결혼 한지 10년쯤 지나면 부부는 성적인 관심은 시들해지는 대신 아이들 건사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국인의 못 말리는 교육열이 결국 부부관계를 소홀하게 만들고 세계적인 이혼율로 가는데 한몫을 하기도 했겠지만 그즈음 한국 부부를 지탱해 주는 끈은 역시 부부의 사랑보다는 자녀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였다.
그런 정신으로 인해 실제 파경을 막는 역할이 더 컸다고 한다. 

가족간의 유대와 혈연관계등을 놓고 볼때 단연코 우리 대한민국 만한 나라가 또 있을까.
거기에 비해 철저히 개인주의적이고 인정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이다.
그런데, 미국 부부 가운데 엄마들이 어머니날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선물이 무엇일까. 그건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자리라 한다. 

미국도 맞벌이 등 두 직업을 갖고 뛰는 부부가 많고 아이들 역시 운동이다 음악학원이다 해서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기 때문이라지만 이들은 그만큼 가정에 대해서만큼은 끔찍히도 아끼고 사랑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무척 어렵다. 어려운 경제환경속에서도 직장에 쫓기고 자식에 쫓기고 기댈만한 곳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어려운 우리를 돕고 이해하고 위로와 격려를 주는 부부는 30년을 참고 견딘다고 한다. 또한 아내는 남편의 영원한 누이라고 한다. 우리 부부들이 오래오래 백년해로, 금슬 좋게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았으면....

검은 머리 파 뿌리 될때까지_1
검은 머리 파 뿌리 될때까지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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