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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위한 인생설계를 돕자
2012-09-09 05:51:14최종 업데이트 : 2012-09-09 05:51:1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 갔더니 동네 아줌마 몇몇이 나와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각자 구입할 물건을 산 뒤 우리 3명의 주부는 자판가에서 커피를 한잔씩 뽑아 들고는 선선한 바람을 쐬며 집으로 향해 걸었다.

역시 주부들의 이야기거리와 관심사는 아이들 교육이었다.
"우리 애, 이번에 겨울방학 돌아오면 뉴질랜드나 좀 보내보려고 해"
승호 엄마의 말에 우리는 귀가 솔깃했다. 벌써 해외 물 먹일 정도의 여윳돈이 있는것도 약간 부러웠지만, 나는 돈이 있다 한들 그 정도까지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이번엔 옆에 있던 진수 엄마가 자기네 아이에게는 수학 개인과외를 시킬참이라 했다. 보통 영어 수학 학원 정도 보내는 것도 5, 60만원 드는데 개인과외는 그보다 훨씬 비싸고 집중화 교육을 시키는 것이기에 '이거야말로 우리 아이만 뒤떨어지는거 아닌가'하는 조바심이 생겼다.

집에 돌아와 심난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남편이 왜그러냐 묻는다.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자 남편은 "별 씰데 없는 고민 다 하고 있네"라며 "어린 아이들을 그렇게 목숨걸고 공부 시켜서 어쩔건데?"라며 반문한다.
남편의 말이 맞는건지, 아이들 공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웃집 주부들이 맞는건지 모르겠기에 왼종일 싱숭생숭 했다.
하지만 저녁때가 되어서는 나도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식사 후에 남편의 말을 듣고 나서 그런 것이다.

옛말에 소년에게 3대 불행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 하나가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는 일이고 한다.  어린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은 일찍 출세한 것이니만큼 다들 부러워했을 것이고, 예로부터 최고의 경지로 높이 받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옛사람들이 말하는 소년의 세 가지 불행 중 첫 번째로 어린 나이에 급제하는 일을 꼽았다. 

소년 시절에 과거에 오르면 불행이 크다는 뜻이며, 그런 사람치고 좋게 죽은 사람이 없다라는 말도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나? 일찍 출세하는 것이 불행하다니. 좋게 죽지 못할 것이다 라는 표현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왜 그럴까? 
너무 일찍 출세하면 나태해지기 쉽고, 오만해지기 쉽다고 해서 나온 말이란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닐테지만, 만약 나태해질 경우 더 이상의 발전이 없고, 오만하므로 적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남들에게 시기, 질투, 따돌림 대상이 되어 좌절하기 쉬워 더 이상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아마도 선인들은 수많은 사례들을 경험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닐까.

먼 훗날 위한 인생설계를 돕자_1
먼 훗날 위한 인생설계를 돕자_1

아이들을 보면 1학년 때 1,2등 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5·6학년, 아니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 1등을 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처음에는 1등을 하지만 갈수록 떨어지게 되면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더 다급해져서 더 열심히 해야만 한다. 
그러니 제일 중요하다는 영어 때문에 외국 물도 먹어야 하고, 학원도 다른 친구들보다 더 가야하고, 과외도 더 해야 하고, 공부할 시간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먼 장래의 공부보다는 지금 당장 1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학교 공부에만 노력하게 되며, 남들처럼 놀지도 못하고, 열중해야 1등을 지킬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 의지보다는 부모님의 열화가 있어 부모와 같이 공부를 하게 되며, 이때의 성적을 아이의 성적이 아니라 부모님의 성적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5, 6학년 때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1, 2학년 때는 좀 부족해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차분한 마음에 남에게 쫓기지 않고 다양한 독서를 하고, 기초·기본교육을 충실히 닦으면서 스스로 노력하여 한 단계, 한 단계씩 성적이 오르게 된다. 바로 이 아이가 중·고등학교 시절과 대학교 시절에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부도, 인생도 단거리가 아니고, 마라톤 경기이므로 시민기자 같은 조바심은 낼 필요가 없을듯 하다. 지금 당장 1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취미도 살리고, 마음의 여유가 있는 행복한 먼 훗날 1등이 되는 그런 인생의 설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귀중한 옛 충고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아이들에게 지금의 절대적인 성적이 아니라 먼 훗날의 튼튼한 성적과 결과를 낼 수 있는 그런 인생의 설계를 할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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