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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와 함께 한 사방치기 놀이
2012-09-10 14:32:49최종 업데이트 : 2012-09-10 14:32:49 작성자 : 시민기자   한상현

집에 아들과 손자가 놀러왔다. 
이제 두 돌이 돌아오는 손자는 남자 녀석이라 그런지 밖에서 노는 걸 정말 좋아한다. 집에서 재미있게 놀이가 이루어질 때는 신나게 놀지만 조금이라도 심심해지거나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기만 하면 나가자고 손을 붙잡고 현관문을 가르키고, 신발을 가지고 와서 신겨 달라고 징징거린다. 몇 번 달래다가 함께 놀이터에 나가곤 한다. 

오늘은 그런 손자를 데리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손자에게 넓은 공간을 보여주고 마음껏 달리기를 하라고 데리고 간 것이다. 나의 목적에 맞게 손자는 들어서자마자 넓은 운동장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넘어질 듯 말 듯 한 걸음으로 뛰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러다가 내가 태풍으로 많이 꺾어진 막대기들 중 하나를 주워 땅에 손자 이름을 썼다. 곰곰이 내가 하는 것을 지켜보더니 손자도 막대기를 들고 땅에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요즘은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흙을 밟을 수가 없다. 탄성재 바닥으로 흙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니 며느리가 요즘 그래서 모래놀이를 하도록 일부러 센터 같은 곳을 데리고 가서 시켜준다고 말한다. 흙으로 놀라고 일부러 만들어놓은 놀이터가 있으며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한다니... 나에겐 참 희한한 일이다. 

흙에서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사방치기'였다. 긴 막대를 이용하여 운동장 바닥에 사방치기 그림을 그렸다. 진짜 거의 50년 만에 그려보는 사방치기 같았다. 내가 움직이는 대로 손자도 졸졸졸 쫒아 다닌다. 

손주와 함께 한 사방치기 놀이_1
손주와 함께 한 사방치기 놀이_1

사방치기는 흙에서 하는 우리나라 전래놀이 중 하나이다. 똑같은 사방치기 그림에서 하는 놀이 방법은 아주 많으며 지방마다 달라지기도 한다. 
그 중 내가 하던 놀이는 돌을 1번부터 던져 돌을 던진 칸을 밟지 않고 끝까지 갔다 돌아오면서 던졌던 돌을 엎드려 금을 밟지 않고 주워 돌아오는 것이다. 중간에 금을 밟아서도 안되며 돌을 줍다가 놓치거나 넘어지면 안된다. 또 돌을 던질 때 던져야할 칸을 벗어나면 기회는 상대 친구에게 넘어간다. 그렇게 마지막 8까지 마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돌을 주워와 1칸에 돌을 던졌다. 그리고 앙금질과 두발로 펄쩍 펄쩍 뛰는 나를 보고 손자가 웃는다. 할아버지가 된 내가 손자에게 보여주겠다고 이러는 모습에 나도 웃음이 나오는데 손자가 웃으니 "하하하" 운동장이 가득할 만큼 큰 소리로 웃게 되었다. 
손자의 손에 돌을 쥐어주고 던지는 것도 가르쳐 주고 손자를 안고 앙금질로 뛰어가 보기도 했다. 손자는 뭐가 신났는지 좋아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흙은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흙이 없는 지구는 절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흙을 밟아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하고 크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흙이 더럽다고 느끼며 만지지 않으려는 아이들도 있다.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흙을 만지며 흙의 가치를 알려주며 다양한 생명과의 관계를 알려주었으면 한다. 또한 흙을 만지며 흙의 특징과 성질도 이해하고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면 그 얼마나 좋은 교육이겠는가!

손자가 우리 집에서 일주일 동안 머무른단다. 나는 매일 운동장에 나가서 하루에 한 개씩 흙을 이용한 놀이를 해줄 것이다. 그리고 글을 남길 것이다. 내가 아는 흙놀이들을 다양하게 올릴 것이니 나와 같이 손자 손녀가 있다면 이러한 흙놀이에 함께 동참해 보는 것이 어떠할지...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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