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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고 싶은걸 하게 해주는 부모의 마음
2012-10-18 11:47:22최종 업데이트 : 2012-10-18 11:47:22 작성자 : 시민기자   임정화

학창시절에 유난히 공부에 욕심이 많았던 한 남자 후배가 자녀를 데리고 주말에 날을 잡아  여행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행이라고 해서 멀리 바다 건너 해외로 갔거나, 혹은 제주도나 설악산으로 날아간게 아니라 가까이 있는 서울로 전철을 타고 갔다고 한다.
다름 아닌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캠퍼스로 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저 막연하게 고려대, 연세대 이름만 들었지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거기에 직접 찾아가 볼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를 비롯해서 연세대 고려대는 국내 최고 명문으로 꼽는 대학이다. 사학중에는 단연 톱에 드는 두 대학이 아닌가.

그는 내심 마음속으로는 이 명문 사학 두 대학교들을 보면서 그 고풍스런 학교 분위기와 학구적인 것들이 머릿속에 남아 혹시라도 나중에 더 자라면서 큰 꿈을 꾸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와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학교들을 둘러본 뒤 자녀에게 물어봤다. "고려대가 좋아? 연세대가 좋아?" 그러자 아이는 망설이지도 않고 "고려대학이 더 좋아"라고 했단다. 

'옳거니, 짜~아식. 애비의 마음을 잘 알고 있군'이라 생각하며 기특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왠지 알아? 고려대에는 다람쥐가 있고 연세대에는 다람쥐가 없잖아"라고 하더란다.
뭔가 심오한(?) 각오의 말이 나올줄 알고 내심 기대했던 후배는 한동안 말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한참을 웃었다고...

아마도 아이가 고려대 캠퍼스 어디에선가 제녀석이 애완동물로 키우는 다람쥐를 보았던 모양이다.
우리가 자식을 키우다 보면 자신이 꼭 하고 싶었는데 못 이룬 것이나, 살아보니 더 좋은 것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자식만은 자신이 경험한 고생을 하지 않고 안락한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일 게다. 또는 아빠나 엄마가 어디에도 남부럽지 않은 위치에 있을 경우 그런 직업과 같은 길을 걷게 하기 위해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일종의 대리만족의 개념으로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도 하고, 혹은 에미 애비는 못 배웠으나 너만은 열심히 배우고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거나, 아니면 지긋지긋한 가난을 이기려면 그야말로 입신양명하여 부모가 못한 것을 이루라는 뜻으로 자녀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한 것이 오늘날 부모들의 마음이었다.

부모가 낮은 수준의 대학을 졸업해서 나중에 직장 생활을 하던 중 학력차별의 벽을 크게 느낀 나머지 자녀들에게는 그런 고통을 겪게 하지 않으려는 욕심도 무시 못한다.
하여튼 그런저런 이유로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라는게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오죽하면 나의 후배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국내 명문 대학 캠퍼스를 구경시켜 주려고 했을까.

하지만 자녀들 중 개성이 뚜렷한 아이는 자라면서 하고 싶고 안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부모의 바램이 곧 자신의 꿈인 것으로 생각하고 자라게 되는 경우 말이다. 
그러다 중·고등학생이 되고 성적에 따라 대학을 진학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또는 '과연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내 꿈을 위한 길인가'라고 방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 '진정 내 꿈은 이것이 아닌데' '내가 왜 이 길로 떠밀려오게 되었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등의 갈등을 겪게 된다. 다행히 그 상황을 잘 극복해 본인이 원하는 꿈을 향해 매진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닐 경우도 많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걸 하게 해주는 부모의 마음_1
아이들이 하고 싶은걸 하게 해주는 부모의 마음_1

그렇기 때문에 부모라면 우선적으로 자녀들에게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것을 평생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며 살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고에 보낼지, 국제중에 보낼 것인지, 특목고에 보낼 것인지, 이과를 보낼지 문과를 보낼지 부모가 먼저 결정하기 전에 아이에게 스스로 진지하게 자신의 꿈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게 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초등학생 조카 녀석은 하고 싶은 게 아주 많지만 이제 막 중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이라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냥 평범하게 하루종일, 1년 내내 곤충만 만지고 돌보며 살 수 있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고도 한다.

누가 뭐래도 조카의 꿈은 곤충학자다. 곤충만 보고 있으면 더없이 즐거워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 좀 한다는 자녀의 다른 엄마들처럼 '우리 아이가 정말 영재일까, 아닐까'가 궁금해 영재 공부를 시킨다며 아이들의 꿈을 무시해 버리곤 한다.
부모님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언제나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꿈, 그 꿈을 위해 성장할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이 부모의 몫이며, 아이에게 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향해 땀 흘리며 달려가는 열정을 키워 주는 일. 그것이 부모의 몫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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