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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
2013-09-01 14:51:22최종 업데이트 : 2013-09-01 14:51: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홍범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1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1
 
화서문로가 중심을 가르는 행궁동엔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도 곳곳에 있다. 지역의 젊은 층 중심으로 운영 중인 마을의 사랑방 '공존공간'과 전국의 열정 대학생들에게 앞마당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동네 어르신들의 쉼터 경로당이 그것. 행궁동 89-2번지에 위치한 '공존공간'은 모두가 모여 대화를 나누는 마을의 사랑방이란 의미로 어른, 아이, 주민, 여행자, 아티스트 그 누구라도 공존공간에서는 예술가이고, 발명가이며, 동등한 마을의 일원이라는 모토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저마다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삶을 여행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알차게 꾸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기존의 허름한 주택을 직접 단장을 해 1층은 카페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2층은 배낭여행족을 위한 숙박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모든 걸 지역의 젊은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며 운영한다는 점이다. 수원으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을 보면 상당수가 1인, 또는 2인 규모로 오는 경우가 많은걸 알 수 있는데 대부분 수원에서 숙박할 경우 기존의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비용이 부담이 가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을 찾는 경우가 많다.

나 홀로 여행을 준비한다면 한번쯤 공존공간을 찾아가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듯싶다. 최근 도보문화의 확산과 자전거 하이킹의 증가로 행궁동은 때 아닌 인기 있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면 필히 들리는 곳이 수원 그것도 행궁동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2명의 자전거 여행을 하는 대학생들이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행궁광장 앞 여민각을 찾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인증 샷을 올리는가 하면, 대학생 자전거 동호회로 보이는 회원들도 단체로 행궁동에 위치한 노인정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앞으로 그러한 모습을 여기선 자주 볼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타는 입장에서는 볼거리 많은 행궁동은 필히 거쳐 가야 할 명소이기 때문이다. 

여행객 입장에서 보면 어느 지역을 가든 그 지역의 어르신들을 찾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어르신만큼 지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또 인정도 넘치기 때문이다. 지역을 찾은 대학생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물이나 뭐 필요한 것이 없는지 챙겨주시려는 모습을 보면 어렸을 적 광교산을 찾았을 때가 문득 생각난다. 
초등학교를 갓 입학했을 나이쯤 친구들과 함께 광교산을 놀러갔었던 기억이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재를 잡기에 열중했던 우리는 이내 지친기력을 보이며 거리를 걷자 그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친구들을 불러 밥 먹고 가라며 광교산 보리밥을 챙겨줬던 할머니. 그러한 모습을 보면 수원은 인정이 넘치는 동네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은 그 할머니를 뵙지는 못하겠지만 수원의 명소 광교산을 찾아가면 당시 생각에 당시의 할머니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인정 넘치는 행궁동 

그러한 모습을 그리며 화서문로 옆에 있는 최근 아기자기하게 꾸며지고 있는 정감 있는 골목길로 천천히 걸어갔다. 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니 은은한 초록빛에 감싸인 골목길의 모습이 꼭 숲속을 걷는 듯하다. 나무위의 꽃들도 이내 반가운 듯 살랑살랑 손짓을 하며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길 앞에 우뚝 서 있는 작은 '화분병정'들이 길을 가로막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지켜보라며 당당히 길 중심을 지켜내고 있다. 저 멀리 화서문의 성곽은 우리를 이곳으로 오라며 불러보지만 우리는 그 유혹을 뿌리치며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행궁동 둘레길'엔 아직 보여줄게 많기 때문이다.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2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2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행궁동

화서문이 마주보이는 이 골목길은 실제로 200여년전 화서문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에 해당되는 옛길인지도 모른다. 화성축성 당시 200여년전 시대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이곳은 인근에 주막이 있고,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상권을 형성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것은 화성축성 당시 화성시 구포리에서 물자를 날라 화서문을 통해 모든 물자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당시 구포리에서는 충청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전라도 지역에서 축성에 필요한 나무와 물자를 배로 실어와 옛 포구가 있었던 화성시 구포리에서 수원화성까지 25km의 수원화성 축성의 길을 통해 물자를 운송했다. 

뿐만 아니라 축성에 필요한 성 돌도 인근 지역인 여기산과, 숙지산 부석소에서 돌을 떠 이 길로 운송했다. 지금은 옛 모습의 자취는 거의 사라졌지만, 이 골목길은 그러한 옛 모습을 어렴풋이 간직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마차와, 수레도 어떻게 보면 우리 민족이 가장 오랫동안 사용했던 친환경적이고도 가장 생태교통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그러한 모습이 수원과도 가장 잘 어울린다. 
말을 타며 가는 행궁동 투어도 나름 꽤 재밌는 아이템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또 길을 걸었다. 

좁다란 골목길을 걸으니 어디선가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동네 꼬마들에게 사진기를 들이대자 뭔가 부끄러운 듯 골목으로 숨기 바쁘다. 며칠 전 왔을 당시에도 잠옷 차림의 아이가 최근 조성된 쌈지공원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놀러 나왔던 모습이 그려지곤 했는데 아이들에겐 요즘 변하는 동네모습이 그렇게 좋은가 보다. 아이들 눈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들은 순수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동네의 모습을 보면 이내 감정으로 표현을 한다. 

동네를 누비며 인라인을 타기도 하며

 화성행궁 광장은 어느새 각종 자전거뿐만 아니라 인라인 등 아이들이 점령하고 있다. 최근 행궁길과 화성행궁 광장, 화서문로 길들은 지금도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는 아이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동네를 둘러보면 잠옷차림의 아이가 자전거 벤치에 앉아 노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골목길로 나온 아이들 그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행궁동은 또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될까.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면 또 그러한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행궁동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3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3
 
어렸을 적 추억이 새록새록 '정겨운 골목길' 

화서문로 옆에 있는 정겨운 골목길을 들어서니 새하얀 담벼락에 아기자기한 화분이 걸어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어렸을 적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을 준다. 작은 화분의 꽃들을 보며 그 시절을 그리면 그 생각만으로도 정겨움이 넘쳐나고,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자전거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다란 골목길, 아버지 자전거 뒤에 올라 아버지를 꼭 붙들고 울퉁불퉁한 골목길을 누볐던 기억이 있는가 하면, 어머니 등에 업혀 시장에 갔었던 기억, 할아버지가 오시는 날이면 할아버지 손을 잡고 골목길을 나섰던 모습들이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 당시엔 골목길은 놀이터의 일부나 마찬가지였고, 어렸을 적 기억의 대부분을 골목길이 차지하고 있다. 골목길 틈 사이 피어오른 민들레꽃이 유난히 골목의 아름다움을 자치했던 시절엔, 동네 아이들은 넘쳐났으며 해질녘 저녁만 되면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늦은 저녁까지 골목길에 가득했다. 초등학교 초학년 시절 우리들의 주요 놀이는 공기놀이나 고무줄, 물총놀이, 말짜까기 같은 과격한운동이 필요치 않는 놀이가 대부분 이었으나 고학년이 될수록 짱뽕놀이, 술래잡기, 오징어 등의 놀이가 차지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인기 있었던 놀이는 당연 숨바꼭질이 1순위였다. 해질녘이 되면 동네 친구들은 약속이나 한 마냥 골목길 전봇대에 모였고 곧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술래의 구호에 친구들은 동네의 곳곳에 숨어 혹시나 술래에게 들킬까봐 마음을 조마조마 했던 기억이, 오랜 세월이 흘러 기억을 돌이켜 보면 정말로 정겨웠고 당시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기도 한다. 
또 어렸을 적 어머니의 말을 안 들어 혼나 집 앞 골목으로 쫓겨날 때면, 골목 한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눈물을 글썽이며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밝았던 모습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별빛에 매료되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시간이 늦어 들어오지 않는 아이가 은근스레 걱정되셨는지 골목을 찾으시곤 쪼그리고 앉아있던 날 찾아 다음부터 잘 하라며 머리를 쓰담아 주셨던 어머니의 그 모습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에서야 그 무엇보다 정겨운 모습이었고 그립고 소중한 시절이 아니었을 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겨운 골목길 전봇대의 소녀의 모습을 보며 

어렸을 적 생각이 새록새록 나는 건 이 골목길엔 우리들이 살았던 그 골목길의 추억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도시라고 해도 골목길엔 인정이 넘쳤고 동네사람들도 서로 도우며 살았던 당시의 기억이 지금은 신기하게도 그러한 모습을 도심 속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행궁동에선 그러한 모습을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정겨운 행궁동 사람들, 우리들에게 정겨움을 주었던 공간, 또 그러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과 장식들이 골목골목에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4
자전거 탐방의 전국 명소 행궁동_4
 
한옥과 볏짚건축, 친환경 건축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행궁동엔 한옥형식의 건축물도 간간히 눈에 들어온다. 전통 한옥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개량한복처럼 요즘시대에 맞게 지어진 한옥식 건축도 보였다. 기존의 콘크리트 건물보다는 보기가 더 좋아 보인다. 알다시피 한옥의 장점은 냉·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옥은 시원한 여름과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기존의 콘크리트 건물은 단열이 약해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지금의 에너지 소비가 극에 달하는 점도 여러 문제가 있지만 콘크리트 건물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많게는 2~3배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기존의 콘크리트와 벽돌로 지어진 건축물보단 한옥과 같은 목조건축물이 도심의 주거환경을 더 쾌적하게 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공간 디자인 창출은 물론 수원화성과 함께 도심의 경관을 향상시켜 수원을 찾는 관광객에 보다 많은 볼거리도 제공할 수 있다. 한옥건축이 밀집된 북촌 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을 보듯 한옥마을은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으며 전국적인 명소로 급부상한 일례를 볼 수 있다. 
한옥은 우리의 전통양식으로 오랫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가장 친환경적인 건축물이기에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여행객에게도 인기 있으며, 행궁동에 다양한 한옥건축물이 들어선다면 도심 속 한옥스테이와 같은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옥건축 뿐만 아니라 목조건축도 인기다. 

일산신도시에는 다양한 목조건축물이 있어 많은 여행객뿐만 아니라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주요 답사코스로 인기를 얻으며 명소로 급부상 한 적이 있다. 목조건축물이 지어진 거리는 쾌적한 삶과 여유로운 도심공간은 물론 주변과 어울리는 경관을 창출하고 마을의 가치도 더욱 높일 수 있다. 친환경적 건축으로 본다면 최근 생태건축도 조명 받고 있다. 생태건축이란 자연 환경과 에너지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이용해 사람이 건강한 주거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건축이다. 

생태건축의 요소는 기후와 에너지, 대지, 건축물의 구조를 이용한 기술, 태양 에너지 등으로 단열성을 최대화하는 건축이라 할 수 있다. 그 예로 최근 볏짚단과 향토로 만드는 볏짚건축이 있다. 일명 스트로베일 하우스(Strawbale house). 이 공법은 볏짚 400mm 두께에, 안쪽에서 70-80mm 두께로 황토를 바르고 같은 방법으로 바깥쪽을 미장하는 공법으로 베일 사이의 공기층으로 인해 훨씬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집을 지을 수 있다. 볏짚주택의 장점은 평소 난방비가 100만원이 들어간다면 볏짚주택은 3분의 1가격으로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옛 가마니가 곡식을 오래 보관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볏짚주택 또한 환기와 통풍이 잘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 아토피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대식 한옥양식을 적용한다면 도심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경관도 창출할 수 있다. 볏짚주택은 앞으로 지구온난화와 석유고갈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가장 친환경적인 건축양식일수도 있다. 앞으로 주택은 물론 식당과 같은 다양한 건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의 추억

화서문로 거리에 있는 노란자전거엔 다양한 자전거가 눈에 들어온다. 가벼운 소재, 2인승 자전거는 물론 어렸을 적 자전거에 비해 타이어도 튼튼해 보인다. 어렸을 적엔 자전거는 조금은 무거웠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 지금의 가벼운 소재보단 당시엔 철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처음 배웠을 때는 초등학생 시절로 올라간다. 당시엔 안장에 앉아서 탈수는 없었고 오른쪽 다리를 집어넣어 보기에도 모양이 기괴스런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주로 탔던 공간은 인근에 있는 학교 운동장. 마땅히 자전거를 배웠기 보다는 스스로 자전거를 배웠다고 해야 할까. 운동신경이 발달한 남자아이들은 자전거는 쉽게 배울 수 있다. 

당시 자전거는 꽤 무거웠다. 옆으로 타고 다닐 때는 조금이라도 균형을 잃기라도 하면 다치지 않기 위해 자전거를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없이 그렇게 했건만 자전거가 고장 나서 혼났던 기억이 없는걸 보면 당시 자전거는 탱크와 같이 튼튼했던 모양이다. 방학이면 가끔 사촌누나가 와서 자전거를 배운다지만 가르쳐 줘도 영 쉽지가 않았다. 남자와 여자의 발달부분은 다르기에 여성은 감성이나 정신적인 부분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공간과 운동신경은 아무래도 남자가 뛰어난가 보다. 밤새도록 가르쳐 줘도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자전거를 이젠 잘 탄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몇 년이 흐른 뒤였다. 

중학생 때는 이외로 자전거와의 추억이 많다. 통학하기 위해서 3년 동안 탔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동네를 누비며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취미로 원천유원지와 같은 곳에 자전거 하이킹을 다녔다. 당시엔 하이킹이 꽤 유행어였던 기억이 있다. 자전거가 고장이 나도 당시엔 펑크를 때운다는 것은 쉬운 일에 속했다. 누구나가 자전거 연장은 가지고 있었으며, 바람 넣는 펌프도 하나씩 필수로 가지고 있었다. 

통학을 하면 학교 자전거 보관소엔 자전거가 가득했고 당시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도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던 기억이 남아있다. 당시엔 도로엔 자동차가 지금과 같이 많지는 않았다. 시내버스도 부족한 편이라 아침이면 통학전쟁을 치를 정도로 출입문에 겨우 매달려가기가 일쑤였다. 그것도 운이 좋았을 경우엔 그렇다. 그렇게 만원버스가 지겨웠는지 자전거를 구입해 통학했던 것은 그것 때문일까. 아침에 자전거를 타면 힘든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방과 후엔 그렇게 자전거 타기가 편할 수가 없었다. 자전거와 함께 중학생 시절을 보내고 다시 자전거를 탔을 때는 시간이 꽤 지난 후였다. 도시는 커졌고, 당시와 비교한다면 자동차는 10배는 많아진 듯하다. 

자전거도 가벼워지고 가격도 10만원대부터 비싸게는 수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종류도 꽤 많아졌다. 수원을 보더라도 요즘은 자전거 사용인구가 꽤 많이 는걸 알 수 있다. 지금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지역을 계속 돌아다니다 보면 자전거 인프라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간간히 목격할 수 있다. 
시대는 바야흐로 자전거시대가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인프라가 더욱 확충되고 편하게 탈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골목잡지 사이다 

화서문로 길을 따라 장안사거리에 이르자 큰 현수막이 한옥건물에 걸어놓은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 지역의 소식을 전하고 주민들의 쉼터의 공간이 될 골목잡지 사이다가 화서문로에 들어선 것. 골목잡지 사이다는 지역의 보물과 같은 소식통이다. 지역의 역사뿐만 아니라, 수원 팔달산 자락의 사람과·자연·문화에 대한 소소한 얘기를 담는다는 모토로 작년부터 시작해 벌써 여섯 번째 잡지를 두툼하게 내고 있다. 사이다와의 첫 만남은 작년 여름 만석공원에서였다. 만석공원을 취재차 한 바퀴 둘러보곤 인근에 있는 북 카페인 에코레시피를 들렀다. 팥빙수를 먹는 차에 책꽃이에 꽂아있는 골목잡지 사이다를 읽어보았는데, 그 내용이 참 진솔하고 사진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내용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것도 무료라니 기본적으로 생각한다면 광고라도 많이 받을 법도 한데 광고는 안보이고 수준 높은 사진과 글이 잡지에 가득히 들어있는 거였다. 책을 읽어보면 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글 하나하나에 색 다른 느낌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글쓰기에 나름 관심 있는 차에 최근 발행된 골목잡지 사이다를 천천히 읽어보았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던 작년 여름만 해도 지역의 지식을 습득한다는 차원에서 읽었다지만, 지금은 글속에 묻어있는 단어 하나하나의 다양한 시각과 느낌까지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읽어보면 글들이 참 진솔하고 재밌다. 사람냄새가 풍긴다고나 할까. 그 뿐 아니라 그간 알지 못했던 역사와 풍경들,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신 어르신들의 진솔한 삶을 그려내면서 실제 삶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그만큼 글과 사진의 깊이가 있기에.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잡지를 읽게 해주면 참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이다가 들어선 곳은 장안사거리 화서문로 방향으로 들어서면 바로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기존의 허름한 한옥을 새 단장해 주변을 주민을 위한 쉼터의 공간을 마련하고 중앙엔 작은 공연이라도 열수 있게끔 꾸몄다. 

한쪽은 사무실을 두었고 입구 옆엔 강의실로 꾸민걸 보니 지역주민 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인문학 강의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실내로 들어서니 사람들로 가득하다. 중앙엔 공연이 열리고 사람들은 이곳저곳에서 음식을 즐기며 구경하기에 여념 없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사무공간도 한옥과 어울려 보였다. 하얀색의 벽에 옛 문 모양의 창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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