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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합창페스티벌 개막축제의 이유 모를 추락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2013년 합창페스티벌 개막축제
2013-09-02 09:48:44최종 업데이트 : 2013-09-02 09:48:44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지난 8월 30일 금요일 오후 8시 제1야외음악당(인계동 소재)에서 2013 합창페스티벌 개막 축하 공연이 있었다. 
최첨단 음향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제1 야외음악당에서는 세계 정상의 음악가에서 아이들의 학예 발표회까지 수원시민에게 문화공연장의 최선두주자로 역사를 함께 했다. 

문화공연장의 선두주자 제1야외음악당

넓은 잔디밭을 객석으로 활용하여 수원시민의 야외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 제1 야외음악당에서의 공연과 함께 한지 십수년이 지났다. 

공연이 있을 때마다 동네 이웃들과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 손잡고 간식까지 챙겨서 오후부터 잔디밭 객석을 선점하여 공연을 기다리는 풍경이 낮 설지 않고 자유롭고 편안했다. 해가 지고 공연시간이 가까워지면 듬성듬성 비어 있던 자리도 촘촘하게 돗자리가 메우고 공연이 끝났을 때는 잔디밭 객석이 항상 빈틈없이 만원사례를 이루었었다. 

어릴 때부터 클래식에서 대중가수, 시낭송, 재즈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공연문화에 익숙하여 제1야외음악당에서 하는 공연은 물론이고 다른 공연에도 적극적으로 관람하고 그런 아이들이 자라 벌써 성인이 되어 제1 야외음악당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족에겐 공연뿐만 아니라 놀이와 휴식의 공간으로 아이들의 추억과 가족의 사랑이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제1야외음악당에서 공연을 보고 오는 날에는 최고의 자리에서 VIP 대접을 받는 영화 속 주인공 관객보다 더 행복했고 문화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들 정도였다. 

2013 합창페스티벌 개막축제의 이유 모를 추락_1
잔디석에서 바라본 무대

수원의 자랑 수원시립합창단

공연도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한 번 두 번 맛 들인 공연은 다음 공연이 무엇인지 챙기게 되고 그렇게 다달이 하는 음악회에 가고 공연장을 찾게 된다. 

올해 수원시립합창단 창단 30주년이 되었다. 합창단을 따라 오전에는 11시 휴먼콘서트에 갔고 점심시간이 있는 것이 야속할 정도로 공연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민인기 상임지휘자의 감미로운 해설은 짧기만 했다. 오페라, 마당극, 뮤지컬 등으로 팀을 나누어 다양한 재미를 주었던 공연들, 항상 최고였다. 합창단이라는 정형 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수원시립합창단의 모습이었다. 

그랬기에 2013년 합창페스티벌 개막공연은 더 기대가 되었다. 서울 경기 인근 도시에 있는 지인들을 초대했다. "수원에서는 이정도의 공연은 무료로 사계절 내내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항상 불 수 있지?" 하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2013년 합창페스티벌 개막축제

한 시간 일찍 약속시간을 7시로 정하고 잔디석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잔디밭은 텅 비어 있었다. 30분 쯤 지나니 넥타이 부대가 족히 20여명은 넘게 우르르 몰려왔다. 함께 퇴근하면서 바로와서인지 양복차림에 돗자리를 준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한참 떠들썩하더니 평소보다 늦은 시작을 불평하더니 우루루 썰물 빠지듯이 돌아갔다.

평소보다 늦은 8시에 공연이 시작되었지만 다른 때와는 무엇인가 사뭇 달랐다. 역동성 있는 비보이 공연으로 화려한 2013년 합창페스티벌 개막 공연을 알렸다. 뒤이어 수원시 시립합창단의 웅장한 합창이 시작되고 무대 밑에서 시민들과 한층 더 가까이에서 노래하고 시민들은 열광의 함성을 질렀다. 

그러나 시민들의 열광의 함성은 거기까지였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조명이 다 꺼진 캄캄한 어둠속에서 LED트론댄스는 현란하게 움직였고 박수소리가 끝이지 않았지만 그에 동조하는 시민들은 무대와 가까이 있는 관객들뿐이었다. 

공연 때마다 항상 설치하여 잔디석에 있는 관객들에게도 배려했던 양쪽의 멀티비젼은 찾을 수 없었고 잔디석에 있는 관객들은 그저 불빛만 지켜보아야 했다. 공연이 진행됨에 따라 잔디석 객석도 모두 찰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1부 순서가 끝나기도 전에 그나마 군데군데 있던 관객들도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2013 합창페스티벌 개막축제의 이유 모를 추락_3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잔디석은 텅비어 있었다.

수원 시민들의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게스트의 학교 학예발표회 수준의 멘트, 안했으면 더 좋았을 듯한 긴 설명은 공연의 맥을 아주 끊어버리고 말았다. 국내 유일 최대 규모의 재즈 합창단이라 하더라도 관객들과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좋은 게스트, 좋은 공연이라고 할 수 없다. 

불난 집에 부채질도 아니고 선풍기 돌리기라 해야겠다. 한 초청 가수의 노래는 막장의 끝을 보여주었다. 감미롭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어디가고 갈라지는 목소리에 올라가지 않는 고음, 인근 도시에서 초대한 지인들에게 고개를 들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 

오늘의 무대는 평소 보았던 음악회와는 무척 많이 다르고 실망스런 공연이었다. 엔딩무대를 맡은 수원시립합창단의 웅장한 합창이 허전한 마음을 조금은 채워 주었지만 2013년 합창페스티벌 개막 공연은 검정되지 않은 게스트와 관객을 배려하지 않은 공연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은 공연으로 기억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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