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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꼬리물기, 제발 그만하자
2012-09-06 05:33:45최종 업데이트 : 2012-09-06 05:33:45 작성자 : 시민기자   좌혜경

매교 사거리는 지금 지하철 공사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항상 정체가 심하다. 공사 덕분에 도로의 폭을 줄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운전 중에 상대방을 배려해달라고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도로가 넓든 좁든, 서로 지킬 것은 지켜가며 양심적으로 운전하면 그걸로 만족한다. 하지만 서로 급하다는 이유로, 나만 먼저 가겠다는 이유로 교차로에서 꼬리 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속이 터진다.

교차로 꼬리물기, 제발 그만하자_1
교차로 꼬리물기, 제발 그만하자_1

다른 교통 무질서와 달리 교차로 꼬리 물기는 정말 체증을 서너배 증가시킨다. 꼬리물기 하다가 좌회전 차가 정체되어 서 버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나.
좌회전 후 직진 신호가 들어왔을 때 이 좌회전 꼬리 물기로 멈춰 선 차량이 길을 막고 있으니 직진 차들이 가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다가 정체가 뱀처럼 길어지고 결국 신호는 바뀌어 버린다. 아, 어쩌나.

어제도 그랬다. 이미 우리 쪽 차선의 직진 신호가 떨어졌는데 오른쪽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던 차들이 연달아 꼬리 물기를 시도했다. 조그만 트럭에 승용차에 택시까지.
결국 우려했던 바가 현실이 됐다.  좌회전 차량마저 정체에 의해 밀리면서 직진 차들은 꼼짝도 못했다. 화가 난 직진 차들이 경적을 울려대고, 더 화가 난 남자 운전자들은 창문을 열고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나도 여자만 아니었다면 그냥 한마디 했을 것이다.

그러나 메아리일 뿐이었다. 꼬리 물기 차량들은 차창을 굳게 닫고 못 들은 척 했다.
이 상태가 계속 반복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진다면? 그건 곧 도로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경찰이 교차로 꼬리 끊기를 하고는 있지만 경찰의 지시에 불응하고 교차로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다 단속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한계일수밖에 없다. 더구나 경찰이 있으면 그나마 좀 낫지만 그렇게 못할 경우 정말 운전자들의 양심에 기대기에는 우리 교통문화가 너무나 이기적이고 척박하다.

한번은 교통관련 연구기관이 발표한 내용을 보니 꼬리 물기를 통제하면 교차로 전체 통행량이 16% 증가한다고 한다. 거기다가 차량이 뒤엉키면서 접촉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니 그 사회적 비용도 클 것이다. 

예전에 남편과 함께 일본에서 본 풍경이다.
사거리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데 차들이 파란불인데도 불구하고 정지선을 넘어가지 않고 계속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반대쪽 차선은 열심히 운행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신호가 빨간 불로 바뀌었다. 그런데 신호를 받는 차선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교차로 중앙에는 아무런 차 왕래도 없이 빈 상태가 됐고 왕복 4차선, 총 8차선 위에 있는 자동차들은 몇 분을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정을 알 것 같았다. 교차로 건너도 차가 막히니 운전자들이 알아서 교차로 건너편으로 진입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순환이 잘 되던 한 방향 차선만 쌩쌩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통 정체 시에도 교차로 중앙에 차들이 빼곡히 차 있는 게 일상이어서 그런 운전 장면은 그야말로 부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우리도 이런 멋진 운전매너였으면 좋겠으나 현실은 딴판이다. 그러므로 꼬리 물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운전자 개인들의 자각이 우선 적대적으로 필요하고, 아울러 교통법규나 방식도 약간 바뀌었으면 좋겠다.

교차로에 무인 단속장비와 캠코더를 적극 활용하여 단속하고, 교차로 내 정체가 발생하면 녹색신호에 진입했다 할지라도 다른 교통에 방해를 줄 경우 정지선을 통과할 때부터 위반행위로 보아 스티커를 발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또한 녹색신호가 적색으로 바뀔 때 황색신호를 일률적으로 2~3초간 주는 방식도 도로 사정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달리는 운전자가 교차로에 진입할지 말지를 망설이는 딜레마 존(dilemma zone)의 상황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교통량을 상시 체크하는 첨단 감응시스템을 도입해 이런 구간에 대해 현실에 맞게 적용했으면 한다.

이런 다각적인 근본적 대책을 활용해야만 운전자들은 빨리 가기 위해 선택했던 교차로 꼬리 물기가 교통정체와 교통사고를 유발하여 체증의 직접적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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