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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
수원문화재길 프로잭트(2) - 만석거 영화정길
2012-09-06 17:07:30최종 업데이트 : 2012-09-06 17:07:30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1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1
 
정자는 풍광이 좋은 곳에 자리한다. 수원에는 만석거와 축만재 호수 곁에 각각 정자가 있다. 이마만한 절경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낮의 온도는 사람을 나른하게 만든다. 이럴 때일수록 무엇인가 찾아나서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역시 문화재란 땀을 더 많이 흘리고 만났을 때 그 진가를 알기 때문이다.

만석거는 일왕저수지, 교구정 방죽, 북지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가뭄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정조 19년인 1795년 이 만석거를 축조하였다. 
이 만석거로 인해 황폐했던 땅에서 쌀 만석을 더 생산하였다고 하여, 그 명칭을 '만석거'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이 만석거 일대는 현재 '만석공원'으로 조성하여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위치한다.

만석거를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자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2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2
 
저수지 조성 후 쌀 만석을 더 생산했다고 해서 '만석거'라는 명칭을 붙인 이 저수지를 일제는 '일왕저수지'로 개명을 했다. 
1920년대에 전국의 행정구역을 통폐합한다는 이유로, 우리고유의 지명을 말살시키려는 음모였다. 그렇게 생겨난 명칭이 바로 일왕저수지이다. 이제는 이 일본의 잔재인 일왕저수지라는 말은 더 이상 듣지도 보지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만석거 주변을 돌아본다. 너른 호수가 더운 날의 오후 햇빛 때문인지 유난히 푸르게 보인다.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그저 바라다만 보아도 행복하다. 
호수를 끼고 돌아본다. 배롱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목백일홍으로 불리는 이 나무들은 백일이나 꽃을 피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한데 모여선 나무들은 자태를 더욱 뽐내는 듯하다. 

쉴만한 호수, 도심 한복판에 절경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3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3
 
호수 건너편 아파트들이 유난히 높게 보인다. 아마도 이 하늘 때문인가 보다. 하늘을 닮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저 안에서 위로 오르고 있는 듯. 나무가 듬성한 둑길을 걷다가 다시 숲이 있는 것으로 접어든다. 
물길이 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물장난을 치고 있다.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어릴 적 동네 앞에 개울이 흘렀다. 그 물이 그렇게 맑아서 헤엄도 치고, 물 속의 피라미를 따라 다니기도 했다. 문득 그 때가 그리워진다. 한참이나 그곳에서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이 녀석들 사진 찍지 말라고 아우성이다. 아마도 벗고 있는 것이 조금 민망했던가 보다.

발길을 다시 옮긴다. 여기저기 무궁화 꽃이 피어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무궁화축제를 하는 곳이라서 무궁화가 많은 것인지. 또 다른 물길을 마련해 놓았다. 
그리고 물레방아 하나가 옅은 물을 흘리면서 힘들게 돌아간다. 그 앞으로 호수에는 잎 넓은 연들이 가득하다. 저 모습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이곳엔 사람들이 즐겨 찾아 쉼터로 삼는다.

관인을 주고받던 정자 영화정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4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 관인을 받으러 가다_4
 
그 길 끝트머리, 만석거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가 있다. 지금은 '영화정'이라는 현판을 걸고 있다. 이 영화정의 원래 이름은 '교구정'이었다. 
이 교구정은 시구관의 부사와 유수들이 거북이 모양의 관인을 주고받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원래 교구정은 사라지고 만석공원을 조성하면서 현재의 교구정 자리에서 200m 정도 동북쪽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영화정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원래는 8칸 정도의 정자이며 북쪽으로 난 날개채 2칸은 온돌이고, 남쪽으로 난 세로로 두 칸은 포판인데, 3면과 온돌 뒤쪽은 모두 퇴를 반 칸씩 달아내 하엽난간을 두르고 있다고 하였다. 
정자 서쪽에는 대문을 내고, 남쪽으로는 작은 문을 냈는데 둘레는 네모꼴 단장이라고 소개를 한다. 1796년 병진년 행차시에 영화정이란 편액을 달도록 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영화정은 1996년 10월에 신축, 복원한 건물이다. 
영화정의 형태는 화성성역의궤에 기록이 되어있어 그 모습을 따랐을 것이다. 더운 날 찾아간 영화정. 한 옆으로는 하늘 높게 자란 소나무들이 서 있고, 앞 만석거에는 연잎들이 파란색을 띠고 있어, 더위에 지친 마음들을 달래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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