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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긴장과 함께 시작된 새 학기
2013-09-04 12:19:38최종 업데이트 : 2013-09-04 12:19:38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어느새 달콤하고 행복했던 두 달 간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또 긴장과 부지런함으로 책과 씨름해야 하는 2학기가 시작 되었다. 
8월말 부터 학우들은 스터디 모임으로 만나서 2학기 수업에 들어갔지만, 시간이 맞질 않아 스터디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외롭게 혼자 공부해야 하는 나로서는 마음이 더 바쁘다. 

따로 개강일이 정해지지 않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인터넷강의가 시작됨과 동시에 학기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는데, 8월말부터 인터넷 강의가 시작되었지만 내 나름으로 2학기 개강일을 9월 1일로 정해둔터라 여기 저기 공부하는 학우들의 소식이 들려 와도 모른척 방학을 즐기고 있었다. 

나의 방학은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우고 그동안 미뤄 두었던 것 들을 하는 것이다.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메모했다가 기말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구매를 하고, 중간 중간 헌책방 등을 순회하면서 필요한 책들을 구입하여 거실탁자에 쌓아놓고 한권씩 읽은 후 책꽂이로 이동시킨다. 
높이 쌓여 있던 책이 한권씩 즐어드는 맛은 책을 읽는 즐거움과 함께 방학이면 맛 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책과 함께 나의 방학을 채워가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돌아다니는 것이다. 

TV와 책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을 메모해 두었다가 방학이 시작되면 여건이 허락하는대로 한 곳씩 찾아가서 일상과는 다른 즐거움을 맛보고 온다. 그래도 학기중에 계획했던 많은것들을 다 하지 못하고 두달간의 방학은 어쩌면 그리도 빠르게 지나가는지, 끝나가는 방학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드디어 내 나름으로 정한 개강일인 9월 1일. 이제 인터넷 강의를 시작으로 2학기를 준비 해야만 한다. 

그런데 나의 개강 첫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원래 게으른 사람이 핑계가 많은 법인데 나의 개강일도 그랬다. 대학근처에 원룸을 얻어 이사를 해야 하는 큰 딸아이의 짐을 챙겨 실어다주고 와야 하고, 또 가족들이 다 쉬는 일요일이다 보니 혼자만의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딸의 짐이야 그동안 생각날때마다 챙겨놔서 특별히 더 준비해야 하는 것은 없었지만, 처음으로 딸을 혼자 떼어놓으려니 마음이 싱숭생숭 하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니 가뜩이나 처음 시작해야 하는 첫 수업을 한다는게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는 공부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지만 생각만으로 하루를 보내버렸다.

달콤한 긴장과 함께 시작된 새 학기_1
2학기 동안 나와 함께 할 교과서들
,
달콤한 긴장과 함께 시작된 새 학기_2
혼자 공부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워크북. 자습서의 역할을 한다.
 
딸을 데려다주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시금 나만의 시간으로 돌아온 것이 다음날인 9월 2일이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던 나의 첫 수업이 나를 잠 못들게 만들어 결국은 밤12시가 넘어서 책을 펴 들고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길고 긴 낮 시간은 허송으로 보내고 모두들 잠자리에 든 시각, 강의를 듣고 있는 내가 한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다. 

누군가에 의해 이끌리어 하는 공부가 아닌, 오로지 혼자 계획하고 공부해서 시험을 보고 학점을 따야 하는 우리 학교의 특성상, 어지간한 끈기와 부지런함이 아니면 학업을 지속하는게 많이 힘들다.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 이틀 미루다보면 시험기간은 금방 코앞으로 닥치고, 그렇게 마음이 급하다보면 그걸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 이유이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 지금 공부해서 뭐에 쓸려고 그러느냐. 힘들게 살지 말고 그냥 편하게 살지 그러냐 " 하지만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즐거움을 누리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은 내가 지금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모르는 것이다. 중년의 여자. 아이들에게 손 갈일도 거의 없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직장을 다니고는 있지만 직장에서 하는일 이라는것도 치열하게 머리 쓰는 일도 아니며, 내가 하는 일이 대단한 보람을 느낄수 있는일도 아니어서 점점 공허해지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지인들과 만나서 밥 먹고 수다 떨고, 뭐에는 뭐가 좋다드라 하며 돈 쓰러 다닐일에 관심 보이는 정도가 아닐까. 그런데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늘 긴장속에 살면서 매순간 순간을 계획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보면 학기 중에는 몸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느슨한 여유가 없어 많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긴장감이 날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배움으로 인해서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배고플 때 밥이 주는 행복함 못지 않은 풍성한 만족감을 내게 부어준다. 

그렇게 바쁘고 정신없는 학기를 끝내고 맞는 방학의 여유로움이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소중하고 귀한 선물이다. 학생이 아닌 그냥 주부로만 살았다면 결코 맛보지 못할 가장 값진 달콤함이다. 벌써 9월하고도 4일. 하루하루가 눈 깜짝할새에 지나가 버리는 나날이기에 더욱더 계획대로 공부하며 2학기도 알차게 보내야겠다. 

학기를 처음 시작 할때는 '교과서도 몇 번씩은 읽어보고 강의도 여러번씩 반복해서 들어야지' 하고 계획 하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한다고 해도 잠깐의 느슨함으로 풀어지다 보면 처음 계획대로 몇 번은 고사하고 겨우 한번정도 밖에 보질 못해, 시험장에서는 이걸까 저걸까 아리송해 하면서 후회 했었는데, 이번 학기는 정말 계획 한 대로 치열하게 살아내는 내가 되어야겠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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