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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門)이라고 다 같은 문(門)이 아니야”
여성지도자대학 지역문화2팀 북수동 탐방
2013-09-06 10:56:33최종 업데이트 : 2013-09-06 10:56:33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여성지도자로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리더십을 증진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여성지도자대학 과정이 앞으로 한 달 남짓 남았다.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것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각 소모임 활동을 통해 다양한 곳에서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성을 사랑하고 지역문화에 관심이 많은 소모임 지역문화 2팀은 경기도 무형문화재 소목장 보유자 김순기님의 창호 전시관과 북수동 벽화가 있는 골목을 돌아보았다. 

5월부터 시작된 여성지도자대학 과정이 끝이 보이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2시간씩 강의를 듣고 소모임 활동을 하는 동안 소모임 지역문화2팀은 정이 많이 들었다. 한명의 결원이 생기기라도 하는 날에는 단체 채팅방에 불이 난다. 개인사정으로 두 번 결석한 김영희님이 화홍문 앞에 있는 갈비집에서 점심을 샀다. 든든하게 갈비탕으로 점심을 먹은 팀원들 오늘 탐방일정에 대하여 조바심을 낸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창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14호로 지정된 김순기님의 창호전시관은 실제로 찾아가 보니 전시관이 아닌 창호 작품들과 목재들로 뒤섞여진 어수선한 창고겸 작업실 같았다. 작업 중이던 선생님은 먼지가 앉은 작품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모란꽃을 형상화한 꽃살문은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을 기념해 3개월동안 밴쿠버박물관에서 열렸던 '한.캐나다 공예특별전'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린 작품이라고 한다. 

전시관이라기엔 왠지 석연치 않는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 팀원의 질문에 그간의 아픈 속사정을 다 하지는 못하지만 전통을 지키려는 소목장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김순기님과 가족들이 기거하는 내실이다. 현대식 양옥에 출입문인 현관은 어느 지체 높은 대갓집 대문과 같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옹기종기 식구들의 신발들이 놓여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온통 사방에는 전통의 창호가 전시관을 방불케 한다. 

거실에 다양한 창호를 설치.전시하였다. 창호에 대하여 설명해주시는 김순기선생님

오후의 가을볕이 열어둔 창으로 눈부시게 쏟아진다. 창문을 닫으니 차단 된 거실에서 보는 창호는 밝은 조명을 받은 또 하나의 엷은 빛이 되었다. 13년만에 한지를 갈았다면서 우리의 전통 한지는 오래도록 써도 변함이 없다면서 화장실 출입문도 한지를 발라도 끄덕없다고 한다. 

거실 사방을 다양한 창호를 설치한 것은 전시관이 폐쇄되면서 별도로 보관 전시 할 곳을 찾지 못한 선생님의 특단의 방법을 연구한 것이 가족들만의 개인 공간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볼 수 있게 개방한 것이다. 일본 관광객들이 방문했을 때 한 관광객은 한국의 일반 가정의 삶의 공간과 아름다운 창호의 어울림에 대하여 극찬하였다고 한다. 손자인듯한 꼬마가 할아버지인 김순기님의 다리에 매달려 재롱을 부리고 있다.

거실을 지나 옥상으로 나오니 또 하나의 전시관이다. 실내에서 보던 창호 그 자체로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잘 자란 화초들과 조화 된 대형 창호들은 하늘과 바람이 살랑이는 시골 어느 한적한 곳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평생을 바쳐 이룬 소목장 김순기님의 삶이자 역사이다. 전통을 계승하려는 젊은이들이 없는 것이 안타깝고 드문드문 공부하겠다는 젊은이가 찾아와도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고 많은 생각을 하라고 돌려보낸다고 한다. 그만큼 전통을 지키면서 우리문화를 계승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김순기님의 창호 작품들을 둘러보고 "광화문, 경회루 등 창호 작업을 맡아서 한 훌륭한 장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전시관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이순덕팀원은 말했다. 

벽화가 있는 골목과 대안공간 눈은 김순기님의 전시관과 골목을 같이 하고 있었다. 곡식을 여물게 하는 가을볕은 도시를 탐방하는 우리에게는 넘어야 할 큰 숙제였다. 대부분 한 두 번쯤은 방문했던 벽화가 있는 골목길이었지만 지난 방문 때의 벽화와 달라진 그림 찾기 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다. 

"문(門)이라고 다 같은 문(門)이 아니야"_4

대안공간 눈에서는 도병훈. 최선 2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한 전시관에서 공동작이 전시되는 공간에서는 어느 한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꼭 있다. 최선의 야생초 한 무더기로 만든 작품. 며느리면서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 팀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며느리밑씻개' 뭉치로 예술작품으로 형상화 된 것을 보면서 너도 나도 할 말이 많다.

"며느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저 가시 성성한 억센 풀로 밑을 씻으라 했을까? 옛날 시어머니들은 독하긴 독한가벼"
"저 풀 우리 밭에 가면 천지에 널렸는데..."
"누가 보면 풀 뽑아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건줄 알겠네" 

야생초 중에서도 억세기로 소문나 생명력이 질긴 식물이 뿌리 뽑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도 야생초를 통한 퍼포먼스에 그런 속셈이 들어있을 것이다. 

"문(門)이라고 다 같은 문(門)이 아니야"_1

발 빠르게 움직인 지역문화2팀 북수동 답사는 가을 노을이 서산을 넘기고도 한참을 지나 파했다. "20년을 수원에 살면서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는데 여성지도자대학 과정을 하면서 지역문화2팀에 소속되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하여 처음으로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갖게 되었다. 나처럼 모르고 있는 주위에 사람들에게 많이 소문내고 홍보해야 겠다"고 안순자팀원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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