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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2013-09-03 20:40:13최종 업데이트 : 2013-09-03 20:40:1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궁금했다. 과연 축제 다음 날 생태교통 행궁동 마을은 어떤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을까? 직접 자전거를 타고 나가보기로 했다. 매탄동에서 행궁동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걸리는 시간만도 40분이 넘게 걸렸다. 바람은 선선했지만 햇살이 뜨거웠다. 

시내길을 관통하여 행궁동으로 진입하는 것은 힘들었지만자전거 도로도 없는 좁은 도로,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짐을 내놓은 길가를 온전히 자전거 만으로 이동하기는 힘들었다. 거기다가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 매연 등으로 인해 매탄동에서 동수원사거리를 지나오는 길은 험난했다. 그래서일까? 화성행궁 앞에 도착하여 행궁동으로 들어서니 '자전거 천국'임을 실감했다. 진입한 순간 편안함과 상쾌함을 느꼈다.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1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1
 
장안사거리에서 시작되는 생태교통마을 진입로를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보았다. 곳곳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체험 부스도 운영중이었다. 평일이지만 찾아온 사람들이 꽤나 있는 걸 보니 생태교통을 체험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많음을 실감했다. 골목잡지 '사이다' 사옥이 행궁동으로 자리를 잡은 것도 반가왔다. 

무엇보다도 보행하기 편한 사람들의 느릿느릿한 걸음이다. 어딘가에 쫓기지도 않고, 바쁘 걷지도 않는다. 유유자적 걷는 즐거움을 회복한 듯 편안하다. 골목을 구경하기도 하고, 가게들을 기웃기웃거린다. 자동차에 쫓기듯 걸어다닐 때는 쳐다보지도 않던 주변들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마음이 더욱 여유로와졌기 때문이 아닐까... 어수선하던 거리가 정비되고, 사람 위주의 길이 되고 나니 진짜 인간 본연의 여유가 생겨난 것 같다. 

생태교통에 참가하는 외국인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거리를 돌아보고, 둘러본다.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가볍게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기도 한다. 
어떤 외국인들은 파전과 막걸리로 오후의 간식을 대신하는 모습도 보인다. 생태교통마을의 경찰관들은 또 어떤 모습인가? 모두 발랄한 단체 티셔츠를 입고 전동 스쿠터나 세그웨이, 전기 자전거를 타고 마을 여기저기를 순찰한다. 사람들이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하기도 하고, 주민들과 보행자들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2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2

월요일이라서 다른 축제나 행사는 없을 줄 알았는데 마을 곳곳에서는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넘쳤다.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의복을 차려입고 관광객들과 자유롭게 사진을 찍어 주는 체험도 있었다. 수원과 화성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정조 대왕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회자하게 만든다. 
화려한 궁중복을 입고 분장을 한 분들과 함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지나치지 않고 함께 사진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3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3

또 신기한 체험 중 하나는 '자전거 발전기'로 주스를 만들거나 솜사탕 만드는 것이었다. 자전거 바퀴를 굴려 전기를 스스로 생산해내는 과정을 알게 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만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전기를 '물 쓰듯'이 아무 생각없이 낭비해왔는지 알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발전기의 원리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체험해 보는 시간도 될 것 같다. 

자전거 택시와 2인 4인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친환경적인 조형물을 곳곳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늘어난 가게들이 바로 카페였다. 외국의 노천카페를 연상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외관과 내추럴한 분위기의 동네 카페들이 저렴한 가격의 음료를 팔고 있다. 걷다가 지치면 어디서든 간단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휴식공간이 늘어난 셈이다. 
칙칙하고 어둡던 동네, 별로 걷고 싶지 않았던 고루한 마을이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변화하였다는 증표다. 생태교통이 끝나도 이곳에 걷고 싶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골목길에서 여유를 만끽했으면 좋겠다. 

또한 마을 해설사들의 활약상을 볼 수 있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단체로 해설들으면서 행궁동을 직접 걷고 있었다. 해설사의 설명으로 더더욱 동네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수원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마을 해설사로부터 행궁동 안내를 받으려면 신풍초등학교나 장안문의 부스를 찾아가면 된다고 한다. 해설을 들으면 좀더 행궁동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니 좋을 듯하다.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4
나도 자전거를 타고 행궁동으로! _4

화령전 앞을 지나니 간이 무대에서 수원시 주민자치활동의 작품 전시 및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꼭두각시 공연이 흥겨웠다. 어설픈 몸동작이 오히려 재미를 더했다. 
화령전 앞 커다란 나무 그늘 앞에서 사람들은 주민자치센터의 수강생들의 솜씨를 감상하게 된다. 수시로 열리는 무대라고 한다. 배운 것들을 사람들 앞에서 선보이고, 내가 알고 있는 마을 사람들과 흥을 나누는 모습도 정겹다. 

신풍초등학교에서 하교를 한 초등학생들은 자전거 모양 조형물에서 여기저기 놀고 있다. 도로를 막 뛰어다니고 자신들이 주인인 양 활보하는 모습이 자유롭게 보인다. 아마도 생태교통으로 가장 신난 사람들이 바로 신풍초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들썩 들썩 재미있는 일들로 가득하니 학교에 오고가는 길이 즐거울 것 같다. 그밖에도 행궁광장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전시 부스를 둘러 볼 수 있고, 신기한 운송수단을 체험할 수도 있다. 여기저기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 방송국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생태교통 2일차. 물론 시작이긴 하지만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자동차 없는 생활을 즐기고 있는 현장을 눈으로 보니 시민기자로서 뿌듯함이 생긴다. 
역시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로 행궁동 이곳저곳을 누비어 보니 수원시 참 잘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생태교통이 진행되는 9월 내내 아마도 행궁동은 나의 두번째 동네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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