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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2012-08-28 06:55:03최종 업데이트 : 2012-08-28 06:55:03 작성자 : 시민기자   임동현

2~3년 전인 것으로 기억한다. 추석이 다 되었을 무렵 강력한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덥쳐 부산항구에 있던 갠츠리크레인이 몇 대나 넘어지고 침수피해 및 강풍에 의한 피해로 전국토가 폐허화 된 적이 있었다. 당시 고향인 부산집에 있어서 더욱 그 태풍의 중심부를 느껴볼 수 있었는데 우리집은 다행히도 유리창이 깨어지지 않았지만 앞 동의 대다수 집들은 거실 유리창이 강풍에 박살나고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들은 바람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 여기저기 부딪혀 있었다.  

집이 바닷가인지라 해변으로 나가봤더니 어디서 실려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종 과일과 채소들이 바닷가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해변가에 위치한 횟집들은 손님이 아니라 차량을 받아들여 차량이 횟집 수족관과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가 있었다. 

그 정도 위력의 태풍이 매미였는데 이번 볼라벤은 매미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하니 얼마만큼의 피해가 있을지 미루어 짐작하기가 힘들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도 크게 바람이 분다거나 비가 내리지 않기에 체감하지 힘들지만 이미 인터넷 및 방송에서 그 위력을 충분히 경고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대비를 해 놓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태풍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_1
다 팔려나간 과일매대의 모습

개인적으로는 어제 업무상 회의가 있어 인천에 잠시 다녀왔는데 차 안에서 친구가 보내준 장문의 문자메시지가 경각심을 더해 주었다. 매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태풍이며 일부지역에서는 정전,단수가 이루어 질 수 있기에 며칠간의 비상식량과 유리창에는 신문지를 붙여 장력을 높이라는 경고문이었다.

얼른 지인들과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나서 빨리 집에가야지라는 마음밖에 없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고 저녁식사 자리는 이어졌고 그렇게 집에 도착한 시점은 밤10시경. 그제서야 집사람과 아들을 준비시켜 거의 매일 향하는 마트로 갔다. 

원래 밤10시경에는 마트주차장이 휑하니 비어있고 장보기 참 좋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어제는 지하1층 주차장이 가득 차 있어 지하2층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벌써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끼긴 하였지만 우리의 경악은 농수산물 식품코너에 다달았을 무렵 극에 달했다. 

왜냐하면 평상시에는 수북히 쌓여있어야 할 각종 과일과 채소들이 정말이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카트를 밀고 다니지 빡빡할 정도의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마트안은 흡사 주말저녁 장보는 것과 같은 사람들의 밀도로 인하여 지나다니기가 쉽지 않은 지경이었다.

태풍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_2
누군가가 치워버린듯 다 팔려나간 빵코너의 모습

다들 카트에 라면과 생수 그리고 통조림 제품들을 다들 챙기고 돌아다니고 있었고 각종 인스턴트 식품들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우리도 얼른 하루이틀 밖으로 나오기 힘듦을 감안하여 아기 우유부터 한 통 사고 그 다음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을 사면 어떨까하고 빵코너로 향했다. 

평상시에는 시식을 많이 제공하며 빵을 사라고 외치는 판매원들이 나와있기 마련인데 어제는 시식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이고 팔 물건도 거의 없이 모든 판매대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공산품을 제외한 식료품 거의 모든 매대는 정말 일부러 물건을 치운것 처럼 깨끗한 상태였고 그제서야 우리가 좀 늦게 왔구나라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하루이틀 정도의 먹거리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남아있는 라면 몇 봉지와 빵 몇개 그리고 우유1개를 사서 계산대로 왔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계산하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꽤 오랜시간을 기다려 간신히 계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부엌에 있는 찬장에 식료품을 좀 넣어두고 나니 그래도 평균정도는 준비를 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안도가 되었고 젖은 신문지를 창문에 붙이는 것은 아무래도 내일 아침에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미루어두고 얼른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기 바로직전에 신문지를 찾아 분무기로 물을 뿌려가며 앞뒤 창문에 다 신문지를 붙였고 오늘 아침 출근은 차량을 이용하는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갔다오려고 생각중이다. 물론 어제 마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량은 지하주차장 안전한 곳에 잘 주차시켜 놓았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던가? 이제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얼른 출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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