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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e수원뉴스 시민기자’이고 싶다
e수원뉴스 아니었다면 지금 이자리에 없었을 것
2013-08-19 10:03:07최종 업데이트 : 2013-08-19 10:03:0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소영
우연히 도서관에서 시민기자를 뽑는 다는 공고문을 보고 지원해 시민기자가 된지 어느덧 몇 년이 지났다. 
학력, 나이 등 소위 스펙을 안보고 말이다. 시민기자 타이틀은 우울감에 젖어있던 나를 치유케 했다. 당시 난 법대생이라는 이유로 시작했던 사법고시 수험생활을 그만두고 무기력 그 자체였다. 

어릴 적 글쓰기를 좋아했던 기억을 더듬어 시작한 글쓰기는 생각 외로 즐거웠다. 누군가 내 글을 읽을지도 모른다는 사명감 하나로 수원에서 행사 하나라도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다녔다. 새벽 내내 써지지 않는 글을 붙잡고 탈고하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 

시민기자 워크숍을 통해 수원 토박이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진짜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꾸게 됐다. 
그리고 올 1월 말 그 꿈을 이뤘다. 요즘 유행하는 '치유하는 글쓰기'를 저절로 한 셈이다. 그렇게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반년은 버틴 셈이니 스스로 대견스럽다. 

기자 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셀 수 없이 많다. 크게 꼽자면 '겸손', '사람의 소중함', '감사'다. 겸손의 미덕 고백하자면 입사 후 나는 수원에서 나고 자란 것이 너무 싫었다. 
직장이 서울 홍대 근처에 있어 매일 같이 평균 1시간 30분~2시간 걸리는 출‧퇴근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자취생활은 나도 싫었고, 부모님께서도 반대하는 터라 생각하지 않았다. 

글을 쓰는 것도 이렇게 고통일 줄 몰랐다. 사실 글 자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취재가 부족했을 때, 지식의 한계로 더 많이 캐내지 못했을 때 등 이유는 다양했다. 
얼굴은 만성 변비를 지닌 사람처럼 꺼매지고 뱃살은 늘었다. 그동안 즐겁고 뿌듯하게 썼던 글들은 '자뻑'이며 일기장에 낙서한 어린아이의 놀이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이마저도 익숙해졌다. 오히려 부족함을 발견하면서 겸손해졌다. 그동안 난 얼마나 나 잘난 맛에 살았던가 하며. 

회사가 아닌 학교에 다닌다고 생각을 전환했다. '내게 돈을 주면서 글쓰기를 가르쳐주니 이게 어딘가'라고 달리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겸손의 힘을 체험한 것이다. 

사람의 소중함, 기자생활을 십 수년 해온 사람이 이 글을 읽으면 귀엽게 보거나 비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반년간 내가 만난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국내 굴지의 CEO부터 국회의원, 대학총장, 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작가 등. 
이들에게 성공비결을 물으니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사람'을 꼽았다. 자신이 지닌 능력보다도 사람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회사가 부도를 맞아 어려울 때 생활비 한 푼이라도 건네 준 것도 사람이고, 가난한 유학시절 힘이 되는 말 한마디 해준 것도 사람이라며. 또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은 정말이지 너무 좁았다. 

평생 'e수원뉴스 시민기자'이고 싶다_1
KT 커뮤니케이션실 실장 김은혜 전무(오른쪽)인터뷰를 진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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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e수원뉴스 시민기자'이고 싶다_2
한국마사회 장태평 회장(왼쪽) 인터뷰를 진행하다.

한 다리만 건너면 모든 사람들이 연결된다는 '케빈 베이컨의 법칙'을 몸소 체험했다. 심지어 우리 회사 부장님은 e수원뉴스 주간님을 알고 계셨다. 
그때마다 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 떠올랐다. 시를 내게 대입하며 나 자신을 돌이켜보니 저절로 반성하게 됐다. 입사 후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히 한 나였으니까. 내가 기자가 된 것을 누구보다도 축하해줬던 e수원뉴스 식구들에게도. 

지금 이 글을 통해 다짐해본다. 앞으로는 언제 어느 위치에 있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하며 살아가겠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은 아니어도 좋은 사람으로 남는다면 성공한 인생 아니겠는가. 

감사의 인사...사실 나는 욕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감사'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보게 될 때마다 절로 감사함이 생겼다. 
대표적인 예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의 인터뷰다. 임신한 아내는 아들을 낳고 숨졌다. 입덧이 심했지만 회사에서 가습기를 켜놓고 열심히 일했던 아내였다. 
1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남편과의 대화에서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몸소 알게 된 날이었다. 

평생 'e수원뉴스 시민기자'이고 싶다_3
이런 문자를 받을 때마다 감사하다.

e수원뉴스에게도 참 감사하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e수원뉴스 덕분이니까. 언론사에 들어가기 위해선 기명기사를 내야 하는데 난 시민기자 활동을 하며 썼던 글을 제출했다. 
나중에 면접을 보신 분께서 말하시길 내가 쓴 글들을 직접 들어와서 하나하나 읽어보셨단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무언가를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e수원뉴스가 기회를 내게 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 

앞으로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배울 것이다. 물론 넘어질 때도 있겠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 거다. 나는 다름 아닌 e수원뉴스 시민기자니까. 지금 내 삶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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