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비오는 날 자전거 타기
2012-08-17 02:19:15최종 업데이트 : 2012-08-17 02:19:15 작성자 : 시민기자   윤석천
비오는 날 자전거 타기_1
비오는 날 자전거 타기_1

솔직히 좀 미친놈이라는 말을 들을수 있겠지만 비오는 날, 속옷은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에(젖어도 무방한 옷으로) 신발은 샌달, 그리고 우산 없이 우비를 입고 자전거를 타 보신적 있는지. 
우리 e수원 뉴스 독자님들께 비오는 어느날, 이런 미친척(?) 한번 해보실것을 강추 드려 본다.

우중(雨中) 자전거 타기의 짜릿한 쾌감을 말하기 앞서 시민기자의 자전거애 대한 추억부터 되새겨 보고 싶다. 아마도 어릴적 자전거에 대한 추억거리는 누구나 한두개씩 다 갖고 있을걸로 본다.
내 어릴적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버지께서 가장 먼저 가르쳐주신 것이 바로 자전거타기였습니다. 지금처럼 세발자전거는 물론이고 어린이용 자전거도 따로 없던 그 시절 아버지의 짐싣는 자전거는 그저 무섭고 겁나는 존재였지만 그보다 아버지가 더 무서웠기에 그 커다랗고 페달에 발도 닿지 않던 자전거를 타고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면서 자전거를 배웠다. 

그것도 아버지는 굵은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느 여름날, 진흙탕에 넘어지는 당신의 아들에게 눈꼽만큼의 이해나 동정심 없이 오로지 자전거 타기만 가르쳐 주셨다.
"잘했다 내 아들. 사내 녀석이 이 정도 아픈 걸 겁내서는 안된다." 하셨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지금도 선명하다.
기억속의 그날 아버지의 칭찬에, 나도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어릴때부터 세발자전거 같은 것에 워낙 익숙해 있어서였는지 아이는 두발자전거도 손쉽게 배웠다. 거의 자동차 타이어만한 바퀴를 끼워 짐받이 자전거로 활용한 할아버지 세대의 그것과는 딴판인지라...
그래서 작고 아이의 키에 딱 맞는 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즐거워하는 아이보다 내가 더 행복했다. 

그 후 아이는 학교를 다니든 근처 도서관을 가든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약간 상투적이라 할수 있겠지만 학창시절, 학교에서 도보로 두세시간 걸리는 집에까지 걸어가 보고 싶은 객기, 혹은 텐트를 들고 산 속에 들어가 1주일간 야영하며 파묻혀 보기, 달랑 자전거 하나와 물통만 짊어지고 전국일주 해보기 같은거 시도 해본 분들도 적잖게 있을 걸로 안다.

심지어 한때 그런 객기, 혹은 나만의 미친척 같은 것을 입사시 중요한 가산점으로 채택해주는 회사도 있었으니까. 지원자의 열정을 높이 산 것이다.
이제는 그럴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부족하지만 그 때 못한 이런 일들을 나름대로 할수 있는게 바로 자전거 타기와 무작정 비맞기이다. 그러나 비가 산성이라고 걱정들 하시니 모자가 있는 우비를 입으면 되고 눈 앞은 수경을 쓰고 가리면 된다.

오늘 아침, 식사를 마친후 잠시 숨을 고르다가 우비를 걸쳐 입고 집을 나섰다. 흠씬한 빗방울이 두두둑 두두둑 떨어지는 길가로 자전거를 타고...
자~ 출발.  맑은 날도 좋고, 오늘처럼 비오는 날도 좋지만 맑은 날은 아무때나 갈수 있으니 이렇게 비 내리는 날 한번 객기를 부려보자는 심산이다.

자동차를 잠시 놔두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달라 보일 것이다. 매일 지나던 길이 새롭게 보이고 매일 창밖으로 바라 보던 앞산이 달라 보일 것이다. 자전거를 타 보자.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 골목을 다니다 보면 평소에 잘 발견할 수 없었던 아름다운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빗물이 주루룩 흘러 내리는 이웃집 지붕아래 물받이도 보고, 골목 어귀의 작은 화단에 자란 강아지풀이며, 담장을 넘는 감나무 가지의 그 푸르고 작은 열매들이 반겨 맞아 줄 것이다.

비 오는 날 자전거를 타 보자. 머리로 쏟아지던 빗줄기가 목과 어깨를 타고 내려 허벅지와 발 아래로 줄줄줄 흘러 내리는 느낌은 은근히 상큼하고 시원하다. 건강관리 한다고 굳이 헬쓰장을 찾지 않더라도 나는 벌써 체력을 키우고 있으며 마음은 이미 부쩍 건강해져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놀라고 있다. 

자전거를 타보자. 빗물로 도시 공해가 싹 사라진 날 아침에.
도시의 매연 심하다고 탓만 하지 말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면 그런 심각성을 몇곱절 더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거리에 자전거 한 대가 늘어날 때마다 자동차는 한 대씩 줄어들 테니까 자전거가 많아질수록 대기도 맑아질 것이다. 에너지 절감, 기름값 절감은 덤으로 이루어 지는 선물이 될 것이다. 수원은 녹색교통도시로 더 맑아지고 도심의 얼굴은 '회춘'할 것이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