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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막바지, 아이들과 뜻깊게
2012-08-17 14:13:44최종 업데이트 : 2012-08-17 14:13:4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초등학생 막내 녀석의 여름방학 개학이 며칠 안 남았다.
이미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개학을 한 곳이 많고, 초등학교의 개학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방학을 보람있게 보내기 위해 계획하던 날이 벌써 저만큼 가버리고 개학의 준비로 부모와 자녀가 잠시의 몸살을 앓고 신경전을 벌여야 할 것 같다.

사실 몇년 전까지의 방학은 방학 공부, 일기 쓰기, 독후감 쓰기, 수집하기 등의 여러 가지 방학과제가 부모들에게까지 부담이 되었고, 학생들은 개학을 며칠 앞두고는 방학과제에 매달려 바쁜 날들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요즈음의 방학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적고 훨씬 수월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방학과제가 학생 개인의 교과 학습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고적 답사, 또는 개인활동 등의 다양한 체험학습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 년에 두 차례의 방학중 여름방학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겨울방학은 날씨가 매우 추워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습활동을 하기에 힘들고 불편하기 때문에 보다 시원하고 따뜻한 가정에서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학기 중에 자신의 모자라는 교과 학습의 보충과 취미나 적성에 맞는 활동을 하는 자율적인 가정학습의 기간이며 한편으로는 등교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학생들은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놀이 장소도, 아무 때나 마음 놓고 오갈 수 있는 친구들도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 제 시각에 집 앞에 도착하는 학원 차에 의해서 학원을 오가며 바쁘게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은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로 '나홀로' 놀이를 할 뿐이다.

물론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에게서 한 편의 추억으로 그려져야 할 방학마저 앗아가 버리는 요즘의 현실이 안타깝다.
시민기자의 기억을 더듬어 볼라치면 기억 속에서나 남아 있는 방학의 추억은 단연 친척집 방문이 떠오른다. 그때는 여행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친척집에 가는게 그나마 방학기간에 하는 유일한 체험이었다.

친척집으로 가기 전날 부모님들은 이것저것을 챙겨 주시면서 친척 집에서 지켜야 할 몸가짐에 대해 당부를 하곤 했다. 아이들은 집안의 소식과 안부를 전하는 어른들의 가교가 되면서 방학이 친인척간 정을 담아 나르는 역할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가 엄마가 되고 아이들이 자라는 지금은 달라졌다.

이번 여름방학기간 동안 3일간 아이들이 교과서로 아무리 듣고 배워본들 직접 찾아가 체험 하는 것만큼 효과가 있을까 싶어 작심하고 여행을 다녀왔다. 농촌 팜스테이였다.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 둘을 데리고 남해 송정으로 팜스테이를 떠났었다. 남해대교와 충렬사, 이락사, 다랭이논, 죽방렴으로 유명한 남해. 거기다가 은빛 모래의 해수욕장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여름방학 막바지, 아이들과 뜻깊게_1
여름방학 막바지, 아이들과 뜻깊게_1

내가 어릴적에는 사회책에서 흑백사진으로 본 남해대교가 전부였는데 직접 가 보니 땅과 하늘, 바다 그리고 사람이 하나가 돼있었다.
우리가 간 곳은 해변가 마을이었다. 이 마을에서는 여름에는 메뚜기 잡기, 산나물 채취 등의 농사체험을 하고, 가을에는 고구마캐기, 콩 타작하기 같은 체험을 한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때는 해안가 마을이다보니 옛날방식 고기잡이의 한 형태인 가두리 고기잡이와 조개잡이 같은 바다체험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저녁상을 받아보니 직접 만들어 주신 손두부와, 마늘을 듬뿍 넣고 끓인 마늘닭죽, 해물 수제비까지. 정말 안 갔으면 후회할뻔 했을 정도였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책으로만 읽고 사진으로만 봤던 농어촌 풍경을 한번에 감상하고, 웰빙 식단을 받고, 상큼한 공기를 맛본 기분이 날아갈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또 가자고 벌써부터 조른다. 그때는 충청도나 전라도 쪽으로 가볼 생각이다.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혹시 방학기간중에 아이들 학원 보내느라 시간이 나지 않으셨던 가족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방학의 일부라도 되돌려 주자.
그러려면 이번 주말에라도 어딘가 시골의 농촌체험이든, 2박3일정도의 여행이든, 먼 곳의 친척집 방문이나 혹은 템플스테이 같은 체험의 기회를 아이들에게 만들어 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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