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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주인장 겅가 라이의 꿈
새로운 나라 네팔, 내가 만난 네팔 사람들 14
2012-08-17 15:08:50최종 업데이트 : 2012-08-17 15:08:5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겅가 라이(Gangga Rai, 35세)는 사가르마타 찻집(하늘바다. Sagarmatha Tea shop)주인이다. 그를 알게 된 것은 이제 몇 개월이다. 한 사람의 차 좋아하는 한국 손님 덕분에 찻집을 수소문하다 아는 인연이 되었다.

낯선 나라에 살면서 벗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사실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네팔인들이 꽤 많은 편이다. 그러나 허물없이 오가며 기낼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되지 않는다. 그저 행사장이나 길을 오가며 반갑다는 인사치레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모두 그들이 한국에서 비교적 어려운 처지에서 일을 하다온 이유도 있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편한 느낌의 한국 사람일 뿐이다. 
같은 한국 사람끼리도 서로 처지가 다르면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있다. 아마도 그들이 날 대하는 것은 그런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네팔의 몽골리안 중에서도 한국인들과 매우 가까운 문화적 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림부, 구릉, 라이, 타망족이다. 
겅가 라이는 생김새를 보아도 그냥 한국 사람과 흡사하다. 많은 네팔 몽골리안들에게서 느껴지는 인상이다. 중국사람과 한국사람이 다른데 유독 네팔 몽골리안 중 한국인과 흡사한 얼굴 유형이 많다. 흥미로운 일이다. 

찻집 주인장 겅가 라이의 꿈 _3
소주잔 같은 찻잔에 차를 마신다. 맑은 차처럼 마음도 맑아지는 느낌을 갖는다.

찻집 주인장 겅가 라이의 꿈 _4
겅가 라이와 그의 아내 그리고 어린 공주 누와펑 라이가 함께 웃고 있다. 좋은 인상에 평화로움이 넘친다.

오늘 소개하는 겅가 라이는 그런 인연들 속에서 특별히 편안함을 느끼는 한 사람이다. 좋은 인상에 언제나 사람을 반기는 그의 심성이 더해진 탓이다. 이제 그의 어린 공주인 누와펑 라이도 발게 웃으며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라는 인사를 전한다. 더 없이 기쁜 일이다. 아이들에게서 반기는 느낌을 받는 것은 더욱 특별해지는 것 같다. 그것이 사람의 본성인 탓이리라. 

겅가 라이 씨는 던쿠타(Dhankuta)라는 네팔 동부지역의 주요 차 생산지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다질링과 가깝고 인도 국경과도 가깝다. 그는 그곳에서 학교를 마치고 19살 때 카트만두에 왔다고 한다. 던쿠타는 우리가 잘 아는 칸첸충가(8586미터)히말라야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이다. 그곳은 림부완이라는 자치주를 요구하는 네팔 림부(라이)족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라이족과 림부족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라이족은 림부족에 속한다. 라이족이 가진 개별문화보다 림부족이 갖고 있는 전통적 색채가 훨씬 더 강하다. 그래서 라이족들도 림부족에서 출현했다는 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꼭 림부족들의 전통문화와 라이족들의 문화기행을 가보고 싶다. 그래서 네팔 라이족들의 고향은 네팔동부지역의 더란, 딕텔, 던쿠타 지역이 대부분이다. 라이족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라는 발음이 우리와 거의 일치한다. 엄마와 아빠의 호칭도 같기에 특별히 정감이 가는 것이다.

찻집 주인장 겅가 라이의 꿈 _2
수많은 차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가끔씩 난 저 찻집에 앉아 차를 마시며 겅가 라이와 웃음을 주고 받는다.

겅가 라이 씨는 1999년 고향 던쿠타에서 만난 아내와 3년간의 연애기간을 거쳐 2002년 결혼했다. 아직도 네팔은 많은 부모들이 정해준 상대와 결혼을 하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결혼할 때 반대가 없었느냐 물었다. 그의 아내인 라즈 쿠마리 라이(Raj Kumari Rai, 29세)씨가 곁에 있다가 반대가 있었으나 둘이 결혼을 강행했고 나중에는 부모님들도 허락했다고 한다. 자식이기는 부모없다는 말이 네팔에서도 그대로 통하는 것 같다. 지금 둘은 누와펑 라이(Nuwaphung Rai, 4세)라는 예쁜 공주님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찻집이 바쁜 날에는 그의 아내가 함께 가게 일을 돕기도 하고, 아이는 유치원에 다닌다. 둘에게 꿈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둘은 네팔차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사실 네팔 사람들은 가난속에서도 찌아라는 네팔 전통차를 마시는 것이 매우 뿌리깊은 생활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찌아 카누버요~!"는 네팔 사람들의 아침인사였다. 그만큼 네팔 사람들은 찌아를 즐겨마신다.

찻집 주인장 겅가 라이의 꿈 _1
라짐빳에 위치한 사가르마타 찻집이다. 라짐빳의 대표적인 5성 호텔인 라디슨 호텔 입구에 있다.

그는 곁들여 만약 내가 원하는 만큼 돈을 번다면 네팔에 국제차전시장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차를 마실 수 있는 시음장도 열고 네팔 차를 외국에 수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19세 어린 시절부터 찻집을 다니면서 영업을 했다. 이제는 자신의 가게를 가지고 있는 그가 차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된다. 자기 일에 대한 만족이 큰 사람은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클 것이다.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을 취재하는 일인데도 질문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는 평소 대화를 나누듯이 편하게 답해주었다. 자신이 찻집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많은 사람, 다양한 사람들과 격없이 만날 수 있고 차를 대접하며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 했다. 
끝으로 여행 오시는 한국분들에게도 네팔 라짐빳에 "사가르마타 티 하우스에 차 드시러 오세요!"라고 인사를 전해달란다.

겅가 라이, 누와펑 라이, 라즈 쿠마리 라이, 김형효, 던쿠타, 더란, 칸첸충가, 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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