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남편의 어깨
2012-08-18 02:57:44최종 업데이트 : 2012-08-18 02:57:44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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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퇴근했는데 유난히 머리도 무겁고 몸이 안좋아 무너지듯 소파에 누웠다. 아이들은 이미 학원에 가서 없었다. 저녁 6시반, 살짝 잠이 들었나 보다. 막 퇴근한 남편이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눈을 떴다. 에구구... 한시간 넘게 잤나보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 매무새도 엉망. 오늘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남편의 어깨_1 한번은 피곤하다며 TV리모콘을 손에 쥔채 소파에 드러누워 있는 아내를 위해 주방으로 달려가 설거지를 한다고 나선 남편의 어깨를 물끄러미 바라본적 있었다. 내 마음 속으로 "저 양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얼마나 무거울까... 혼자 편히 살다가 마누라에 자식까지 먹여 살려야 하니..."하는 생각을 하자 남편의 어깨가 더욱 처져 보였다. 언젠가 남편이 그런적 있었다.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게 한편으론 행복하고 살아가는 힘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그 막중한 책임감이 참 무겁게 느껴진다고." '남편의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일부러 그이의 머리를 베개에서 떼내 내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특별 서비스로 자고 있는 남편 얼굴에 수분크림을 발라주었다. 이미 약간 잠이 깨어버려 내가 뭐하는지 알면서도 모르는척 슬그머니 가만히 얼굴을 맡기고 있는 남편. 그러나 잠시후 눈을 뜨고는 "이마에 듬뿍 발라줘. 요즘 스트레스 때문에 얼굴이 푸석푸석 해졌어"라며 주문을 한다. 귀여운 우리 남편. "그래요, 서비스 제대로 해주께" 하고 양말을 벗긴후 발에도 풋크림으로 정성스레 맛사지 해줬더니 이 양반, 들릴듯말듯 "시원하네"라며 흡족해 한다. 모처럼만의 서비스가 끝나고 밥은 포기(?)한채 누워서 자는 남편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눈썹 콧등 입술이 만지고 싶어졌다. '내 남편이 이렇게 생겼었나' 위에서 바로 아래 정면으로 바라보니 문득 자는 남편 얼굴이 낯설기도 하고... 안쓰럽기도하고...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아내의 맛사지를 받고 평화롭게 단잠을 자는 남편을 보며 다짐을 해봤다. '나도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더 아끼고 절약하고 항상 열심히 살아야지...'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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