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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살림 노하우가 생겼다
사소한 것들 잘하기 그리고 대충살지 않기
2013-07-26 23:31:38최종 업데이트 : 2013-07-26 23:31:3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아침 일어나서 화장실 세면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밤에 누가 와서 염색한 거야" 세면대에 자세히 보니 머리 염색을 하는 약품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고 세면대를 보는 동안 기분이 영 안 좋았다.

아침을 하면서 딸에게 물었더니 자신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범인(?)은 다름 아닌 남편이라는 것인데. 의심한 딸에게 미안했지만, 문제는 세면대에 묻은 얼룩을 지우는 것이 급선무였다.

오래전에도 염색약이 튀어서 지우다 지우다 안 되어 결국 변기 덮개를 바꾼 적이 있었다. 그땐 정말 무언가 묻으면 버리고 다시 바꾸는 것만 생각했다는 것이 내가 봐도 조금은 아둔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돈도 나갔고 또 고치는 동안의 불편함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세면대다 보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하루, 이틀을 보내고 보니 다시 정신 차려서 시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베이킹소다'가 생각났다. 도전해 보아야 한다. 세면대를 바꿀 수 없다면 이렇게 지저분한 상태로 계속 지내야 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정말 싫었다.

베이킹소다를 세면대에 뿌리고 물기가 약간 있는 상태에서 살짝 닦아 보았다. 염색약 묻은 얼룩이 서서히 지워지고 있었다. 내친김에 곰팡이까지 생겨 버린 거울과 세면대 중간에 실리콘부위도 가루를 뿌려 놓고 수세미로 닦아내기 시작했다.

나도 살림 노하우가 생겼다_1
베이킹소다로 얼룩을 지웠어요


실리콘부위는 락스를 묻힌 화장솜이나 휴지로 그 부위를 덮어 두면 깨끗하게 곰팡이를 지워지게 할 수는 있지만 락스 냄새가 보통 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살림살이는 오래전 변기 덮개를 버리고 다시 갈았던 지난날보다는 분명 진화된 것이다.

지금에서야 그때 베이킹소다를 사용했으면.... 후회한들 어쩔 수 없지만, 절박함이 통했던 것이다.  혹시나 하고 스마트 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여러 사람들의 살림의 노하우가 나온다. 베이킹소다를 이용한 설거지, 청소, 심지어 빨래 삶을 때, 욕조에 물받아 목욕할 때, 고기 삶을 때 활용법이 제법 다양하고 괜찮다. 실제 응용하기에도 불편하지도 않다.

우리시는 환경을 위한 많은 노력과 자구책을 위한 대안방안을 내어 놓기도 하는데 가정에서 살림을 살면서 최대한 물 절약 에너지 절약 그리고 세제 덜 쓰기를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드라이기  바람 나오는 입구 연결부위가 빠져 새로 구입할 지경인데 세면대를 제대로 잘 닦아낸 그 좋은 기운으로 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 또한 못 고치면 사러 가야지 하는 마음이었지만 멀쩡한 것을 또 버리자니 정말 안타깝고 했다. 차분히 드라이기 주입구를 이곳저곳 만지다 보니 열리는 부분이 생겼고 그것을 이용해서 다시 제대로 맞추어 돌려 보니 제자리 원상복귀가 되었다. 이것도 이전에 고치지도 않고 버리고 산 기억이 또 났다.

드라이기와 함께 있는 전선을 꼬이게 돌돌 말면 위험하다는 아들의 이야기에 언제부턴가는 길게 늘여 뜨려 높은 곳에 두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꾸 바닥에 떨어지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최대한 눈높이보다 낮은 곳에 잘 보관해 두었다. 절대로 떨어지지도 않고 안전하게 잘 사용하도록 말이다.

나도 살림 노하우가 생겼다_2
나도 살림 노하우가 생겼다_2

이번에는 체중계에 올라갔더니 숫자 표시가 안 보인다. 제대로 건전지를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도 사용 못한다는 것이 이상하다 싶어서 또 도전해 보기로 한다. 뒤에 뚜껑을 열고 다시금 더 건전지를 만져 주었더니 제대로 숫자가 보였다.

제 역할을 못했던 것들이 제자리 찾기가 되었다. 일상의 소소함이 자칫 주부의 무능력으로 변질 될 위기를 탈출하는 듯한 뿌듯함 같은 것이 생겼고 무언가 몰입하여 그 결과물을 내었을 때의 만족감은 주부기 때문에 더 크게 자리 잡는 것 같다.

다른 소득이 발생하는 일을 갖고 있지 않고 전문적으로 집안 일만 하는 것을 전업주부라고 한다. 그런데 가사 일은 하면 기본이고 안하면 완전 퇴보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매일 해도 표도 안 난다고 하지만 막상 하루라도 안하면 그 다음날은 곱절로 힘들어지는 것이 가사일이기 때문이다.

자유기고가 김시훈 작가의 '사소함의 힘'이라는 칼럼을 본 적이 있다. 일상에서 너무도 사소하다 여겨 쉽게 간과하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자.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기. 하루 한 시간 운동하기, 약속시간 15분 전에 도착하기,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하기, 하기 싫은 일 3분만 더하기 등은 지극히 사소한 일. 그러나 이렇듯 사소한 것들이 당신의 인생을 좌우한다. 세상에는 사소함 속에 너무도 큰 힘이 담겨 있음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도 살림 노하우가 생겼다_3
김시훈작가의 칼럼 '사소함의 힘' 중에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하기'는 특히 요즘의 나의 일상에 참 공감이 더 가는 말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리고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은 그의 '뚝심이 있어야 부자 된다'는 카페에서 "실패하고 포기하고 게으른 사람에게는 나쁜 벌레가 있다. 그것은 대충이라는 벌레다"라고 말한다.

벌레가 많이 생기는 여름철 어떤 벌레든 약으로 퇴치할 수 있지만 대충이라는 나쁜 벌레는 절대로 근접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사소함을 놓치지 않고 잘 챙겨가는 일, 그리고 삶을 대충 살지 말기등 은 분명 진화하는 나의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베이킹소다, 염색약얼룩, 김시훈, 사소함, 김영식, 대충,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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