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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한 개가 1000만원이 넘는다구요?
에르메스 버킨백 한 개 가격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비
2012-08-16 16:04:49최종 업데이트 : 2012-08-16 16:04:49 작성자 : 시민기자   한주희
가방 한 개가 1000만원이 넘는다구요? _1
무려 2억 3000만원에 낙찰된 에르메스 빨간 버킨백

명품가방, 법적 사치품으로 간주

내년부터 소위 '명품'으로 불리는 가방의 가격이 오른다.  정부가 수입 신고 가격이나 출고 가격이 200만원을 넘는 고가 가방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율은 200만원 초과분의 20%다.  여기에 개별소비세액의 30% 수준인 교육세 등이 추가된다.  업계는 소비세 부과로 인해 가방 가격이 평균 3~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샤테크(샤넬과 재테크의 합성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언 낼 만큼 대한민국 여성들이 앞다투어 구매하는 샤넬의 인기모델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수입·출고 가격이 약 400만원선인 이 가방에 붙는 세금은  개별 소비세 40만원(200만원×20%)과 교육세 12만원(40만원×30%) 등 총 52만원이다.  유통비등을 포함하면 소비자 가격은 800만원 선에 팔릴 것으로 추정한다. 개별소비세가 붙기 이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6.5% 오르게 된다. 
현행세법에 따르면 고급시계, 보석, 모피등 소위 사치품으로 간주되는 물품에 개별 소비세를 부과해왔다. 정부가 
고가 가방에도 개별소비세를 매기는 것은 다른 고가품과 과세형평성을 맞추려는 것으로 소위 '명품'으로 불리는 가방도 이젠 법적으로 사치품으로 규정된 셈이다. 개별 소비세 부과로 인해 우리 국민의 무한 명품 사랑의 열기가 누그러 질 수 있을까?

'명품 중의 명품' ,스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연예인 백'  ,'상위1%의 백' , '청담동 며느리 백', '재벌가 사모님 백'
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에르메스의 버킨(Birkin) 핸드백은 개당 100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파는 가방'으로 유명하다.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기 위해 선금 1000만원을 내고 기다리는 국내 구매 대기자가 1000여명(2009기준)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 수작업으로 연간 제조되는 물량이 700~800개에 불과해 수량이 한정돼 있는데다 국내 대기자가 워낙 많아 국내 백화점에서는 바로 받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르메스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물량은 부족한데 국내 수요는 너무 많아 한때 대기자를 아예 안 받은 적까지 있다" 며 "1000만원이 넘는 핸드백을 선불까지 지불하면서까지 사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에르메스가 한-EU FTA 발효 이후 관세인하 효과가 무색하게 오히려 가격을 올린것이 더 큰 인기를 끌게된 요인으로 추측했다. 

국내 백화점에서 새 상품을 구매하기까지 최장 5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특이하게도 중고제품의 시세가 소비자 가격보다 많게는 100만원 이상 넘어서기도 한다.  중고 명품 매매상에 따르면 "워낙 구하기가 힘든데가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 대기 없이 구매가 가능한 중고 제품이지만 웃돈을 주고 구하려고 한다" 고 말했다.
실제 압구정동 중고 명품거리는 불활도 빗겨간듯 중고여도 1000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가방이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4개나 팔려나간 적도 있다고 한다. 중고 매장을 찾는 에르메스 고객은 특정한 수입이 없는 20대 대학생부터 80대에 이르는 노년층까지 대중없다고 한다.

명품업체와 승률없는 싸움을 하는 소비자

한 때 '3초백' 또는 '5초백' 이라고 이름 붙여진 수백만원대의 명품백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3초 백', '5초 백은 거리를 걷다 보면 3초, 또는 5초에 한 번씩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우리 국민의 명품소비가 일상화되었음을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여성들이 명품백에 열광하는 이유는 '가질 수 있는 사람'보다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유지되는 '희소성'과 소유한 물건의 가치를 자기 자기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고가의 가방을 들수록 자신의 가치가 다른 사람들보다 올라가는 것 같고, 구하기 힘든 가방을 들고 있는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마치 자신에 대한 부러움으로 여기는 우월감에 사로 잡히는 것이다. 사실 명품의 덫에 빠진 사람들은  명품업체의 가격정책과 노세일등의 전략에 의해 승률 0%인 게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살사람만 사라는 콧대 높은 그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명품업체들도 놀라는 한국의 '명품 소비 과열'은 우리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마저 앞지른다.  세계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소득에서 명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로 일본의 4%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에르메스는 한국을 비롯한 특히 아시아 소비자 덕에  순익이 전년대비 매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왜곡된 명품 사랑은 해외에서도 멈추지 않고 사치품을 사들이는 전염병으로 번져가고 있다.
관세청이 밝힌 유치물품의 증가 폭 1위가 명품 핸드백으로 32%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면세한도를 초과해가며 고가의 가방을 사들이는 해외 여행객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올 휴가철 해외 여행객은 세계적 경기침체와 내부수진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대비 대폭 증가했다. 반면 휴가도 반납하고 불철주야 일하는 서민들과 모처럼 가족들과의 휴가에도 얇은 지갑부터 걱정는 국민들이 있다. 그들에게 인파가 붐피는 인천공항과 해외 여행객의 뻔뻔한 사치에 대한 뉴스는 세상과 동떨어져 외딴 섬에 고립된 쓸쓸함과 열심히 일해도  금숟가락, 은수저를 들고 태어난 사람들의 꽁무니도 쫓지 못한다는 좌절감을 가져다 준다.

공갈빵처럼 머릿 속이 텅텅 빈 몰지각한 일부 젋은 세대와 허영심이 얼굴의 개기름처럼 묻어나는 지저분한 일부 기성세대 사이에서는 쇼핑을 위한 해외 여행이 트렌드라고 한다. 해외에서까지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한정판은 물론 면세점 쇼핑을 위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해외 여행인 과소비를 하는 이런 행태의 전염병이 퍼질까 우려스럽다.

"내가 벌어 내가 쓴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의 '명품' 소비를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생산, 분배, 소비가 적절히 이루어 져야 건강한 경제 상태를 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자가 돈을 쓰는 것도 경제에 일부분 보탬이 된다. 단, 국내 소비에 한해서이다. 해외여행과 해외 명품의 소비등 해외지출은 내수 진작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우리 국민의 유별난 명품 사랑에 제동을 걸기에 '개별 소비세 부과'와 '면세 한도 초과 물품에 대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선 '소비'와 '사치'의 차이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월 평균 봉급이 200만원이 넘지 않는 여성이 사채빛까지 써가며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게 명품가방을 사들이는 사례는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안된다. 사실 서민들에게도 가방 한 개 가격이 1000원이 넘는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가장 쉽게 접하는 매체인 TV에서 '공항패션'을 선두로 연예인의 사적 영역에서 입은 옷과 들고 있는 가방의 가격을 친절히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SNS나 개인 블로그등을 통해서 유명인 스스로도 개인 소장용이 됐든 협찹이 됐든 명품가방을노출하는 것도 서민의 건강한 소비 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런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가의 명품을 스스럼없이 접하다 보니 몇 개월치 월급에 맞 먹는 고가의 가방을 '나도 한 번 사볼까?' 하며 가깝게 느끼게 된다. 

'보여지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 라는 말로 외면에 치중하는 행동을 합리화하는 연예인, 특히 그 중에서도 에르메스 가방의 매니아임을 자처하는 스타들도 있다.  공식석상이나 사생활 할 것 없이 스타일에 따라 다른 색깔, 다른 디자인의 에르메스 가방을 매치한다.  연예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나 특정 품을 일상 사진에서 까지 노출시키는 것은 특정 이미지로 굳어질 위험을 떠 안는 쥐약을 곁에 두는 행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예인은 명품 브랜드와의 노출을 꺼리기는 커녕 앞다투어 둘러메고 직찍에 찍히도록 드러내는 것 같아 보인다.

심지어 한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드레스룸을 개조해준다는 취지와는 무색할 만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명품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가방은 한정판이고, 얼마에 구매를 했으며 한 두번 들고 다니다 팽개쳐 놓았다'는게 대부분 출연자들의 고정멘트였다.  화면상에는 수십개의 고가 핸드백이 여기 저기 하찮게 나뉭굴고 있는 장면을 담아 누군가의 한 달 봉급이 별 거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에르메스 버킨백 유무에 따라 출연자를 선별하는 것 아닌지라는 의구심이 늘 정도로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이 백은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라면 소장해야 할 필수품처럼 자주 노출되었다. 심지어는 색깔별로  소장하고 있는 출연자도 있었으며 자신도 지나치다는 것을 아는지 소장하고 있는 여러개의 에르메스 백 중 단 한 두개만 방송에 내보내는 것으로 은밀히 합의하는 출연자까지 있었다.

당신의 가방 안에 든 누군가의 생명

자본주의 사회 대한 민국에서 과도한 명품 소비를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연예인을 비롯해 고소득자들에게는 수입의 지극히 일부분을 단순하게 소비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서민들이 그 만한 돈을 들여 가방을 사지 못한다고 해서 열심히 일한 보상으로 자신에게 주는 선물에 대해 비난하는 것도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다.
그런데 고가의 명품 가방을 든 사회적 강자들은 자신의 외형적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도덕의식으로 사회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오래도록 가지고 싶었던 에르메스 한정판 백이 눈 앞에 있다. 이제 카드만 긁으면 된다.뭐 좀 안다는 여성들은 이 가방을 든 당신을 부러움에 찬 눈으로 바라 볼 것이고 당신은 우월감에 도취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단체로 부터 전화가 온다. 중증질환인 심장판막수술이 필요한 한 아이가 당신의 후원을 기다린다고 한다. 그 아이의 수술비는 당신이 갖고 싶은 눈 앞의 가방과 맞먹는다.  당신은 선뜻 그 아이의 수술비를 후원해 줄 수 있겠는가? 

위 경우는 극단적이고 극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한 번 쯤 가방 한 개의 가격이 병원에 누워있는 누군가의 수술비라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청각장애인에게 세상의 소리를 들려줄 인공와우 수술의 경우 2004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수술비가 크게 줄었다고 해도 수술전 보청기, 수술 그리고 수술 후 언어치료까지 대략 2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일명 '언청이'이라 불리는 구순구개열은 1차 수술이외에 추가적 수술이 필요한데 2차 수술은 미용 성형이라는 이유로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암수술과 심장판막수술 등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급해 지는 수술의 경우에도 에르메스 버킨백 한 개의 가격과 맞먹는다. 

'요즘 건강 보험 예전보다 혜택도 많이 받고, 사보험에서도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 범위가 넓은데..'라며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영리 재단과 개인 복지가들에 의해 수술지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특정 계층에만 돌아가는 부분적인 관심에 그치고 있다.  아무런 혜택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빛을 내서 수술을 감행해야 하는 서글픈 서민들이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많다.  

대부분의 사회단체나 병원에서 하는 수술비 지원사업의 대상은 저소득층과 아동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계층을 분류하는 기준이 애매하다 보니 한 달 100만원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은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되어 수술비의 혜택을 받고 한 달 110만원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해 빛을 내어 수술을 하고 차상위계층으로 전락해 버리는 불공정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100원의 수입원으로 살아가는 가정이나 110만원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나 실제 경제적인 곤란의 정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단 십만원의 차이가 누군가에게는 다양한 혜택으로 경제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추진체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빈곤의 바다에 점점 깊이 빠르게 가라앉는 발목에 찬 쇠구슬이 된다면 제대로된 복지 정책으로 볼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복지정책은 하늘의 별을 따는 일 만큼 허무맹랑한 도전일 수도 있다. 

가방은 물건을 넣어다니거나 메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용구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의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특히 국가와 사회가 보호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에게 있는 사람들의 관심과 책임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와 병원, 사회 단체들의 수술비 지원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시적 혹은 장기적인 경제적 곤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없고는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의식에 달려있다.
가방은 물건을 넣어다니거나 메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용구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명품가방은 이제 법적으로 분수에 지나치거나 생활의 필요 정도에 넘치는 사치품으로 규정되었다. 물건을 담는 가방에 대한 투자와 사랑을 담는 사람에 대한 투자 중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을까? 

도움을 받은 사람이 과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또 다른 사람에세 도움을 주면 선순환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고가의 가방을 들고 다니면 고만고만한 여성들의 부러움은 받을지언정 의식있는 사람들에게 한심한 눈초리도 함께 받는다.  하지만 눈 앞에 가지고 싶은 가방을 뒤로 하고 도움의 손길로 선순환 사회 건설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 외면에 대한 집착없이도 은은히 풍기는 우아함과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레 당신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 들 것이다. 올바른 생각과 제대로 된 삶의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들 틈에서 떳떳하게 살아가는게 수천만원의 가방을 드는 것보다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있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자신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버킨백 한 두개 정도는 납득할 수 있다. 있는 사람이 있는 '분'이 되느냐, 있는 '놈'이 되느냐는 '과함'에 달려있다. 색깔별로 모아놓고 자랑하는 건 어릴때 장난감 모아 놓고 친구들한테 자랑만 하고 혼자 가지고 놀다 결국 외톨이가 되어봤을때 그만 두었어야 하는 행동이다. 몇년 동안 대기하면서까지 종류별로, 새깔별로 어렵게 손에 넣으면 만족감 내지는 성취감마저 느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부러워하는 시선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부러움과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이 딱 당신의 수준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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