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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어머니의 따스한 가슴처럼 푸근한 수원
나의 제2의 고향이자 안식처
2012-08-17 00:59:11최종 업데이트 : 2012-08-17 00:59:11 작성자 : 시민기자   강석훈

내가 태어난 곳은 산골짜기 오두막 같은 초가집이었다. 그곳에서 낳아 자란 덕분에, 유년시절을 거쳐 청소년기까지 시골에서 꿈처럼 아름다운 추억들을 간직하게 되었다.
나이 들어 대학에 다닐때부터 고향을 떠나야만 했고, 군대에 갔다 온 뒤 취직을 하고 부터는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향은 정말 고향이 돼버렸다. 그 전에는 고향이 아니라 그냥 '우리 집'이었으니까.

요즘 아이들에게 고향은 어디일까. 요즘 농촌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됐다고 하니 100명중 99명은 도시에서 태어날 것이고, 그중에서 또 98명은 산부인과 병원 분만실에서 태어날 것이다. 
물론 그곳이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들 대부분은 다 그럴 것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수원은 결혼할 때 처음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한게 인연이 되어 영원히 수원에 터를 잡고 살게 된 것인데 그 과정도 약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직장은 서울의 전철 1호선과 아주 가까운 영등포쪽이었다. 당시 우리 부부는 돈이 많지 않아 싼 전셋집을 구하면서 1호선 전철을 이용하기 편리한 곳을 따라 남으로 남으로 내려오다가 성균관대역에 처음 정착한 것이 내가 수원과 인연을 맺은 처음의 일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수원에 정이 들고 푹 빠져 버렸다. 도심 한가운데 커다란 호수를 끼고 있는 낭만의 수원, 세계문화유산인 화성도 있고,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지척인 사통팔달의 교통망, 소박하고 점잖은 수원시민들의 풍토, 맛있는 갈비에 풍부한 녹지에 공해도 많지 않은 장점까지. 

고향 어머니의 따스한 가슴처럼 푸근한 수원_1
고향 어머니의 따스한 가슴처럼 푸근한 수원_1

나는 그 후로 영영 수원시민이 되었다. 이제 수원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 된 것이다.
사실 서울이나 기타 대도시에서 태어난 요즘 20, 30대의 사람들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곤란에 빠질때가 있다. 본적이 자신의 고향인지 아니면 자기가 태어난 곳이 고향인지 헷갈리가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기자 같은 경우는 참 행복한 축에 든다.
태어난 곳이 확실히 나의 고향이라 말할수 있는 곳, 분명한 테마와 메시지를 안고 있는 아릿한 농촌의 산골짜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라서 결혼을 한 뒤 일가를 꾸려 정착하면서 굳건히 한곳에서 마음을 잡고 정을 붙여 살고 있는 확실한 제2의 고향이 있으니까.  바로 수원이 그렇다.
직장 생활 때문에, 혹은 개인 사업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 도시, 저 도시 돌아다녀야 하는 분들도 많다. 이런 분들은 원치 않는 가운데 빠르면 1, 2년 내에 혹은 3, 4년마다 여기저기 이사를 다여야 하니 마음 붙여 제2의 고향이라 말하면서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시민기자가 세류동에 살때는 직업군인이었던 남편과 함께 사는 주부가 있었는데 자주 이사를 다니는게 가장 힘든 일이라고 토로한적이 있다. 이웃과 정이 들라 하면 이사를 가야 하기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그런 면에서는 나는 참 운이 좋은 행운아 축에 드는 것이다.

엊그제 이틀 동안은 주룩 주룩 많은 비가 내렸다. 이럴때는 고향의 논배미가 떠오르기도 한다. 농작물이 익어가야 하는 시점에 마치 성급한 장마가 오는것이 아닐까 약간의 걱정도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래를 하던 밤비도 멈추고 그나마 쾌청한 날씨는 아니지만 오늘은 우산은 쓰지 않고 나설수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저녁 나절에는 가까운 거리로 나가 보았다 .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고심 끝에 그냥 무작정 슬슬 걷다 보니 광교산에서부터 산줄기를 타고 내려온 산바람 들바람에 꽃향기 솔향기 까지 겹쳐 사방에서 나를 유혹한다.
무성하게 자란 가로수의 연녹색 이파리들이 바람결에 두리번 두리번...자연이 가져다 주는 계절의 신비함도 우리 수원에서는 항상 넉넉하게 시민들의 가슴을 품어준다.

제2의 고향 수원은 내가 유년시절 느꼈던 평온함과 아늑함을 늘 안겨준다. 나이를 먹고 세상 풍파에 떠밀리고 지쳤을때도 항상 나를 받아주었다. 
멀리 서울의 직장에서 퇴근길 전철을 타고 내려올때, 열차가 안양을 지나 부곡을 넘어올때쯤이면 벌써 마음이 푸근해 진다. 마치 저녁나절 밥 짓는 연기가 고향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자락에 둥그런 띠를 형성해 낮게 드리워진 푸근함처럼... 
고향 어머니의 따스한 가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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