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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이 주고 받는 생일 선물은?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생일 선물 풍조, 유익한 쪽으로 변했으면
2013-07-16 09:26:22최종 업데이트 : 2013-07-16 09:26:22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요즘에는 선물도 개성을 살려서 주고받는 시대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나의 학창시절만 해도 친구의 생일날에는 무조건 문구점에 가서 학용품 세트를 골라 포장을 해서 주는 것이 다였고, 조금 더 살을 덧붙이자면 정성의 손 글씨 편지를 쓰곤 했었다. 

그렇지만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서로 선물을 주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차이가 나도 너무나 차이가 나는 생일 선물 방식 때문에 약간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한다. 
동생의 친한 친구 생일이 곧 다가오는 시점에서, 동생이 문구점에 가서 여러 가지 도화지와 색종이를 한 아름 사왔다. 학교 만들기 숙제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가방을 내 팽겨 치자마자 방 안에서 정확히 3시간을 돌부처처럼 앉아서 만들기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정성을 쏟아 부었던 것은 친구의 생일날 손수 만든 대형 편지였는데, 대형 편지지를 만드는 솜씨 또한 일품이었다. 종이를 오리고 자른 뒤에 글씨를 쓰는데, 글씨 모양 또한 특이하고 예쁘다.

 

요즘 학생들이 주고 받는 생일 선물은?_1
요즘 학생들이 주고 받는 생일 선물은?_1

엄마는 학교 공부에 그렇게 정성을 쏟으면 1등을 할거라며 핀잔을 주신다. 옆에 가서 색종이라도 조금 오려주려고 앉아서 물어봤다. 이렇게 예쁘고 정성이 들어간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우정의 농도라고 한다. 
친한 친구의 생일일수록 더 돋보이고 큼지막하고 창의성이 돋는 편지를 써서 주고 받으면서 쌓는 우정이야말로 진짜 우정이라고 말하는 동생의 말에 일리가 있는지 판단하느라 한참 고민했다. 

하긴 동생의 생일 날 동생이 받아온 선물은 더 가관이었다. 스케치북 통째에 글씨가 빽빽하게 쓰여진 편지였는데, 아마 일주일은 족히 걸리지 않았나 싶다. 그런 정성들은 대체 어떻게 들이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생일선물의 의미는 정성이 반드시 들어가야지만 제대로 된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정성을 쏟는 것을 보니 학생의 신분에서는 왠지 시간 낭비라고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받은 것에 비하면 약과라면서 좀 더 예쁘게 만들어야겠다며 온 정성을 쏟아 붓고 있던 동생에게 넌지시 물었다. "요즘 중학생들은 학용품 같은 거 생일 날 안사주니? 샤프랑 볼펜 지우개 같은 것이 세트로 묶여진 학용품 세트 말이야."
나는 생일 날 학용품 세트를 받는 것이 가장 행복했다. 그런 나의 옛 기억을 되살려 물어봤는데 누가 요즘에 학용품을 선물 하냐는 것이었다.

선물의 품목 또한 시대가 바뀐 만큼 많이 바뀌었다. 동생친구가 썬 크림과 틴트를 갖고 싶다며 사달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화장품 가게에 가서 썬 크림과 틴트를 사왔다. 썬 크림은 그렇다 치지만 틴트(입술을 빨갛게 하는 립스틱)는 학생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학생은 학생답게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맞는데, 틴트 외에도 학생전용 파운데이션, 써클렌즈 등을 주고 받는 것을 보니 놀라웠다. 하지만 화장을 살짝 씩 하고 다니는 중 고등학생들이 많아서인지 화장품 가게에는 학생들을 위한 화장품들도 많이 선보여지고 있는 상태이고, 그것을 사가는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자연스럽게 팔리고 있는 학생전용 화장품들이었다. 

학생은 학생답게 양말이나 연습장공책 아니면 도서 등을 주고 받으라고 말 했지만 실천을 할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뭐 내가 그렇게 하랬다고 해서 요즘 학생들의 생일 선물 풍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학생이 화장품을 선물로 주고 받는 것은 조금 안맞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동생이 친구의 생일날에, 친구에게 좋은 책 한권을 선물 할 수 있게 문화상품권을 사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먼 미래에 나의 자녀가 중학생이 되고, 내 자녀 친구의 생일선물을 옆에서 챙겨줄 수 있는 부모입장이 되었을 때, 그때의 풍조에 맞게 선물을 고르는 센스와 안목을 잘 키우기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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